[보안뉴스 국제부] 이번 주말은 입춘입니다. 주말 특집을 시작하고 보니 평소엔 지나가는 줄도 몰랐던 이런 사소한 절기도 정말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아이가 생기니 바닥 걸레질이 진지해지고, 기자가 되니 흔한 이야깃거리도 지나치지 못하게 됐는데, 처지와 주어진 일에 따라 중요해지는 것들이 새롭게 생겼다가 없어지는 경험은 매번 새삼스럽습니다. 이번 주는 봄 바람처럼 읽기 좋으시라고 그림을 좀 많이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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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죠? 입춘이라고 지금 문 바깥 풍경이 이렇지는 않을 거라는 거.
우리가 날을 하루 정해 이름을 붙여도 사실 계절의 변화는 눈에 안 보인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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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이번 주엔 화성과 달과 금성이 일렬로 서는 현상이 13년 만에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우리 눈에만 갑작스러웠을 뿐, 이 세 녀석들은 꾸준히 자기 궤도를 채워왔죠.
보이지 않는 작용이 없다면, 갑자기 나타나는 현상도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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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공간의 현 상황은 계절로 치자면 아직 겨울인 듯합니다.
다크웹에서는 일반인들을 활발하게 고용해 악성 내부자로 둔갑시키고 있고
아직도 기업의 주요 임원진들은 사이버 보안을 IT 담당자에게 다 맡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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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고처럼 뭔가 떴다 싶으면 곧바로 악성코드가 끼어들기도 하고
넷플릭스 공짜로 사용해보겠다는 사람들은 해커들의 좋은 공급원이 되죠.
다음 주에 나올 기사이긴 하지만, 다크웹의 ‘중매쟁이들’이 범죄를 더 부추기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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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무서운 건 이런 범죄들 때문에 신뢰를 잃어가는 거예요.
‘저 녀석이 혹시 다크웹에서 사주 받지는 않았을까?’
‘우리 임직원들은 정보보안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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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이메일도 마음대로 못 열고 문서 기능도 마음대로 못 써요.
친구가 소개시켜준 앱만 있으면 일도 잘 될 거 같은데 못 깔고
이념이 대립할 때 건전한 판결을 내리라고 있는 선거도 제대로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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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입춘인데, 어디선가 우리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봄은 시작되고 있겠죠?
우리가 모른다고, 우리가 느끼지 못한다고, 봄이 갑자기 도착하는 건 아니잖아요.
정보보안에서도 눈에 보이지 않을 작은 움직임들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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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섬웨어에 걸리면 범인에게 돈 주던 미국 경찰서들...
2017년에 들어서 텍사스와 워싱턴의 경찰서 두 곳이 랜섬웨어에 걸렸는데
돈을 내는 대신 시스템을 초기화하고 CCTV를 전부 새로 교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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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앞둔 네덜란드는 해커 개입을 막으려 천만 유권자의 표를 ‘손으로’ 세겠다고 발표했고
인터넷 생활의 유행을 좌지우지하는 페이스북은 보안을 위한 물리 장치를 출시했고
메타스플로잇이라는 오픈소스 보안 툴은 무료로 업그레이드 됩니다.
랜섬웨어 20여가지를 무료로 잡아주는 툴이 여섯 개나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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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은 사실 수많은 별들로 인해 굉장히 밝은 상태라고 합니다.
다만 우주가 팽창하고 있어 그 환한 빛들이 우리 눈에 안 보이는 것일 뿐이죠.
지금 보이지 않을 뿐, 정보보안의 봄도 이미 따듯하게 덥혀져 있는 건 아닐까요.
끝없는 우주의 팽창처럼, 봄의 씨앗을 겨우내 보존하는 생명력처럼
사소하고 작은 움직임들을 끊이지 않게 하는 것이 봄을 기다리는 자의 몫입니다.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국제부 홍나경 기자(hnk726@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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