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문가용] 인터넷의 익명성을 보장해주는 토르 프로젝트(Tor Project)에서 조만간 버그바운티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토르의 공동 창립자인 닉 매튜슨(Nick Mathewson)과 로저 딩글다인(Roger Dingledine)은 마더보드(Motherboard)와의 인터뷰에서 2016년에는 버그바운티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이는 인터넷의 자율성을 위해 세계적으로 운동을 펼치고 있는 오픈 테크놀로지 펀드(Open Technology Fund, OTF)가 후원한다고 말했다.

OTF가 취약점 발견 및 관리에 드는 비용을 맡았다면 해커원(HackerOne)은 토르가 곧 진행한다는 버그바운티 프로그램의 실제적인 운영을 돕는다. 초반에는 토르의 버그바운티 프로그램을 비공개로 진행한다고 한다. 즉, 초대된 보안 전문가들에게만 취약점 조사를 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 아직 모든 사람에게 공개된 버그바운티를 언제 시작할지는 밝혀진 바가 없다.
토르의 버그바운티가 사실상 다양한 기업 및 조직들의 경쟁을 요구하는 입찰일 수도 있다. 최근 미국에서 정보공유법이 통과되고, 중국에서는 이미 암호화가 사실상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리는 대테러법이 통과한 바 있어 민간부문에서는 익명성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에 이런 입찰이 성립 가능하다.
또한 최근 FBI가 카네기멜론대학 등 여러 대학 연구소에 1백만 달러의 후원금을 주며 토르와 같은 익명성을 담보로 하는 서비스 및 다크웹의 취약점을 익스플로잇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달라고 의뢰한 것에 대한 대응책일 수도 있다. FBI와 카네기멜론대학의 그런 거래가 대중에게 알려지자, 토르는 이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선 바 있다.
토르는 익명성을 보장하는 플랫폼 중 가장 널리 쓰이고 있으며 가장 많이 알려진 플랫폼이다. 기자, 프라이버시 운동가, 내부고발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안전한 통신을 위해 이를 많이 활용한다. 통신뿐 아니라 웹 브라우징 및 정보 공유 등에도 토르는 많이 사용되고 있다. 정보 공유의 활성화와 인터넷 공간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토르의 존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는 이들이 상당수다. 특히 억압적인 정책을 가지고 있는 정부의 국민들은 더욱 그렇다.
그러나 사법 및 경찰 기관들 및 정부가 운영하는 정보기관들은 토르가 테러리스트와 범죄자들의 천국을 만들어줄 뿐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토르나 그와 비슷하게 익명성을 보장하면서 운영되는 서비스들은 마약 밀매, 아동 성착취, 암살 의뢰 등 악질적인 범죄자들 사이에 인기리에 사용되고 있다. 또한 토르 및 다크웹에 대한 국제적인 수사 공조로 여러 범죄 서비스와 범죄 단체들을 체포하는 데 성공한 전적도 있다. 토르의 익명성 기술만 뚫어내면 더 많은 체포와 검거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게 수사기관의 주장이기도 하다.
FBI는 지난 2014년 400개가 넘는 토르 기반 웹 사이트를 폐쇄시킨 바 있다. 여기에 그 유명한 실크로드 2.0(Silk Road 2.0)도 있었다. 실크로드는 마약 밀매와 위조 물품, 위조 신분증, 무기를 비롯한 각종 불법 거래가 이루어졌던 다크웹 사이트로 토르가 ‘악의 메카’라는 이름을 갖는 데에 크게 일조한 서비스였다.
그런 사례들이 토르 서비스의 취약점과 한계성을 이미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보안전문가들과 토르 운영자들은 ‘사용자 측의 실수’에 크게 기인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토르의 익명성 보장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것. 그럼에도 계속해서 토르에 대한 공격이 이루어지고 있고, 몇몇 성공 사례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어 이런 주장은 점점 힘을 잃고 있다.
인터넷에서의 익명성 보장과 범죄의 소탕, 두 가치가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2016년에 있을 토르의 버그바운티가 얼마나 큰 관심을 불러 모을지 자체가 업계의 이슈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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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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