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학종합대학원 MBA 고민 타파의 시간, 직장인 90여명 몰려
조동성 서울대 명예 교수와 참석자들 사이의 진솔한 대화 오고 가
[보안뉴스 정규문] 지난 27일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열린 ‘MBA를 망설이는 이유 TOP4’라는 기획 행사에 직장인 90여 명이 몰렸다. MBA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적지 않은 학비 부담에 직장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는 방증이다.
이날 행사는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에서는 경영학계의 대가, 조동성 서울대 명예교수가 MBA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자세한 이야기에 앞서 MBA의 가치와 입학생 자격의 변천사, 학위 취득자의 진로 등 토론하게 될 사항을 간략하게 소개한 후 그 외 관심 있는 사항이 있다면 말해달라며 참석자들의 참여를 이끌었다.
“MBA에서 배운 교육이 현업에서 얼마나 가치 있는지, 얼마나 쓸모 있는지 궁금하다”고 묻는 조규범 씨 질문에 조 교수는 “교육은 즉각 현장에서 써먹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부와 자신의 활동(경영자의 경영 활동, 직장인의 직장 생활, 창업 등)이 함께 해야 효과가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MBA 과정을 통해 오늘 배운 것을 내일 현업에 적용해보고 잘 풀리지 않을 때는 학교에서 교수와 이야기하면서 찾아낼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경영학에 관련된 사업이나 직장 부서에 근무한다면 MBA에서 얻은 지식을 활용할 수 있겠지만 R&D나 기술, IT와 같이 관계 없는 분야라면 배운 지식을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지 않겠는가”라는 설동환 씨 질문에는 ‘경영자, 경영’에 대한 연이은 역 질문으로 참여자들의 공감을 샀다. 조직을 운영하는 사람이 경영자라는 관점에서 보면 교회 목사도, 병원 원장도, 고등학교 동창회 총무도 경영자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그렇다면 모두가 자기 삶의, 커리어의 경영자라는 것. “경영은 계획을 세우고(PLAN) 집행하고(DO) 계획대로 진행되었는지 평가하는 것(SEE)”이라며 “어떤 분야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맡은 역할이 어떤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부에서는 현재 MBA 진학을 망설이고 있는 행사 참여자들과 마찬가지로 과거 MBA 진학을 고민했고, 지금은 MBA를 졸업해 각 산업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들이 함께 했다.
미국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MBA 복수학위 과정을 졸업한 이석주 씨는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동문들과 학기 중 매주 스터디를 했고 졸업 후에도 경영 전문 잡지를 통해 매월 스터디를 하고 있다며 “영어는 하느냐 못 하느냐가 아니라 하느냐 안 하느냐의 차이”라고 말했다. 안 되는 영어라도 핵심 키워드로 말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외국인 교수진과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핀란드 알토대(前 헬싱키 경제대) MBA 복수학위 과정을 졸업한 정승균 씨는 “MBA를 현업과 병행하는 것이 가능하냐는 질문을 많이 듣는데, 사실은 가능하지 않다”며 솔직한 경험담으로 참석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첫 수업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받아 그만둘까 고민한 적도 있었지만 오히려 오기가 생기기도 했다”며 “매 강의를 녹음해 집에 가서 정리하고 동기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처음 한 두 과목은 강의자료를 그냥 베끼는 수준이었지만 점차 생각의 실타래가 풀리면서 정리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그는 아직도 회사에서 풀리지 않는 일이 있을 때 그 때 정리한 자료를 다시 찾아본다고 했다.
참석자들의 열띤 반응으로 당초 9시까지 진행되기로 했던 이번 행사는 1시간이 더 흐른 후에야 마무리됐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의 관계자는 “본교 MBA 진학 여부를 떠나, 이번 행사가 참석자들에게 이력서에 한 줄 넣기 위한 준비가 아닌 MBA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도전하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고 전하며 “앞으로도 많은 직장인과 MBA 관심자들이 모여 소통하는 자리를 많이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규문 기자(kmj@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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