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번호변경 후에도 기존 사용자 신용정보 등 문자로 통보돼
그까짓 것 했다가...신용불량 여부 등 타인에 알려질 수 있어
[보안뉴스 김영민] 국내 이동전화 가입자가 5,500만 명을 넘어섰다. 2014년 총 인구가 5,000만 여명인 것을 감안하면 1인당 1.1대의 이동전화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1998년 PCS의 등장은 이동전화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지금은 통신수단을 넘어 개인인증, 금융거래 등의 다양한 기능의 사용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이로 인한 피해도 만만치 않다. 연락처는 물론 개인 사생활까지 접근이 가능해져 분실시 개인정보 유출은 물론 금융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최근에는 SNS의 높은 활용성과 함께 개인 신용도 등의 민감정보까지 노출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 이동전화 번호변경을 한 A씨는 XX신용정보로부터 통신사 사용요금이 미납돼 채권이 이관됐다는 내용과 함께 법인 카드대금이 미납됐으니 가상계좌로 입금해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번호변경 후, 기존에 사용하던 사람의 문자메시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신용과 관련한 문자메시지를 받고 나니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이러한 내용을 다른 사람이 보고 오해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찜찜해졌다.
이동전화 통신사에서는 가입자의 이용편의를 위한 서비스로 인터넷을 통한 번호변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원하는 번호를 입력하고 검색하, 기억하고 누르기 편한 번호가 쉽게 검색된다. 또한, 일일이 지인들에게 번호변경 사실을 따로 통보할 것 없이, 통신사에서 변경사실을 통화나 문자 메시지 전송 시 알려주기 때문에 아무런 불편 없이 이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금융사나 회원 가입한 사이트로부터 알림 메시지를 받는 경우 이는 가입자가 직접 변경할 필요가 있다. 단순한 이벤트 등의 내용을 전송받는 경우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금융관련 메시지의 경우는 얘기가 달라진다. 번호를 새로 할당받은 가입자의 경우, 위와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을 경우 주변으로부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원치 않는 메시지로 인한 스트레스는 덤이다. 그리고 기존 가입자의 경우 자신의 금융이용 정보가 고스란히 타인에게 전송된다.
카카오톡 등으로 신상정보 파악도 가능
잘못 보내진 메시지이고, ‘이걸 본다고 누가 알겠’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번호변경 후, 잘못 보내진 메시지를 통해 이름, 거래은행 등에 대한 정보는 물론 생년월일과 거주지역까지 유추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이동전화 번호를 기반으로 등록되는 카카오톡, 라인 등의 SNS를 통해 기존 가입자의 지인들과도 연결된다. 단순히 나를 모르는 누군가에게 민감한 내용의 메시지가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온라인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사용자의 경우는 자신이 가입한 커뮤니티 사이트와 활동내역 등도 노출될 수 있다.
하지만 번호변경 이후 금융사 등에 알리는 것은 전적으로 가입자의 책임으로 남아 있다. 통신사에서 일일이 거래하고 있는 금융사나 회원사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개인이 주의할 수밖에 없는 것. 최근 인터넷 상에서 동영상 유출, 자극적인 게시글 등의 이슈가 될 만한 내용이 발견되면 그 사람이 누구인지 찾아내는 ‘신상털기’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것 가지고 뭐하겠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동전화가 단순히 통화기능만이 아닌 사회적 관계를 연결하는 수단으로 쓰이는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개인의 민감한 정보를 담고 있는 문자메시지 등은 단순사실만을 전달한 후, 웹사이트나 유선을 통해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제재가 마련되지 않은 지금 자신의 민감정보가 타인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민 기자(sw@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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