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현재 CCTV 카메라 분야의 주요 이슈를 물으면 보안업계 관계자 열에 여덟 정도는 메가픽셀 카메라 또는 HD 네트워크 카메라를 꼽는다. 그러나 일반 사용자들은 이렇게 반문할 것이다. 디지털 카메라는 물론 카메라 폰에서조차 메가픽셀 카메라는 이제 더 이상 얘깃거리 되지 않을 만큼 보편화되었는데, CCTV 카메라 분야는 지금에 와서야 메가픽셀이 화두로 부각되느냐고 말이다. 그럼 지금부터 이에 대한 궁금증으로부터 출발해서 차세대 CCTV의 대표주자로 화려하게 꽃 피울 것으로 예상되는 메가픽셀 카메라의 모든 것을 집중 파헤쳐보자.
메가픽셀 카메라 실체 해부
메가픽셀 or HDTV 카메라? 니들 정체가 궁금하다
몇 개월 전 故 최진실 유골함 도난사건이 발생했고, 거기다 CCTV에 찍힌 범인의 영상이 공개돼 큰 충격을 줬다. 그러나 범인의 얼굴이 자세히 식별되지 않아 범인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었다. 만약 고 최진실 유골함 주변에 설치된 CCTV가 메가픽셀 카메라였다면 손쉽게 범인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지 않았을까?
CCTV 카메라 분야라고 해서 메가픽셀이라는 의미가 일반 디지털 카메라나 카메라 폰에 사용되는 픽셀 개념과 다르지는 않다. 다시 말해 메가픽셀 카메라는 카메라 이미지 센서의 전체 화소수가 100만개 이상이 되는 카메라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로 인해 영상 확대 시에도 고화질의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사용자들이 다소 혼동을 느끼는 부분이 바로 HDTV 카메라와의 차이점이다. 그럼 지금부터 메가픽셀 혹은 HDTV 카메라로 표현되는 이 녀석들의 탄생배경에서부터 향후 성장가능성까지 낱낱이 살펴보도록 하자.
메가픽셀 or HDTV 카메라란?
현재 CCTV 시장에 출시돼 있는 메가픽셀 카메라는 각각 130만개와 200만개의 화소수를 갖는 1.3메가픽셀과 2메가픽셀 카메라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서 보통 2메가픽셀은 HD(High Definition) TV 규격의 경우 1920(수평)×1080(수직) 사이즈로, PC 모니터에서 사용하는 VESA 규격은 1600×1200 사이즈로 개발되는 경우가 많으며, 1.3메가픽셀은 1280×1024 또는 1280×960 사이즈가 주로 개발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업체에서는 메가픽셀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앞서 언급한 HDTV 표준규격을 따르는 카메라를 출시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메가픽셀급 화질에 대응하는 경우도 있다. 고해상도 텔레비전을 뜻하는 HDTV는 기존 아날로그 TV에 비해 최대 5배 이상의 해상도를 제공하므로 결국 이 규격에 적합한 카메라를 통해 메가픽셀 급의 선명한 화질을 구현하고, 동영상에서의 안정적인 초당 프레임수와 색상정밀도를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HDTV 컨셉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한 외국계 기업의 한국지사장은 “메가픽셀은 공인된 표준개념이라기보다는, 디지털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에 들어있는 픽셀 수를 나타내는 것으로 가장 나은 이미지 품질 측정방법의 하나에 불과하다”며, “고해상도에 따른 이미지 데이터양의 증가는 종종 초당 프레임 수(프레임 레이트)의 저하를 초래하므로 메가픽셀 카메라만으로는 높은 이미지 품질을 완벽히 보장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서로 구분되는 개념인 것은 분명하지만 메가픽셀 카메라 범주 속에 HDTV 규격을 따르는 HD 네트워크 카메라가 속해 있는 정도라거나 강조점이 다를 뿐이지 결국 같은 개념으로 받아들이면 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메가픽셀 카메라의 등장배경
그 다음으로 CCTV 분야에서 메가픽셀 카메라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기와 그 배경을 살펴보자. 산업용 및 의료용으로는 10년 전부터 메가픽셀 카메라가 사용돼 왔지만, CCTV 분야에서는 2~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그럼 CCTV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늦게 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H.264 방식으로 압축효율 증대
CCTV 분야에서 메가픽셀 카메라의 등장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CCTV의 경우 프레임 레이트 즉, 1초당 30프레임의 영상이 실시간으로 나오는지의 여부가 가장 중요한데, 그간 메가픽셀 카메라의 높은 화소수에 따른 막대한 데이터 용량으로 이를 원활하게 구현하는데 기술적 어려움이 따랐다는 것이다. 결국 여기에는 과거 대세를 이루었던 MPEG4 방식의 압축률이 메가픽셀 카메라가 효과적으로 구동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는 점도 적지 않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MPEG4 기반의 메가픽셀 카메라는 등장한지 꽤 오래 됐는데, 시장이 커지지 못했던 이유가 MPEG4 방식으로 압축해서 메가픽셀의 영상을 네트워크로 전송할 경우 대역폭이 10메가 이상 필요한데, 이에 대한 인프라 구축비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새로운 압축방식인 H.264 기술이 발전하면서 압축률이 기존 MPEG4에 비해 30% 이상 향상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메가픽셀 카메라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네트워크 인프라의 개선
메가픽셀 CCTV 카메라가 등장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네트워크 인프라가 향상됐기 때문이다. 메가픽셀 카메라는 IP 기반의 네트워크 카메라가 대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메가픽셀 카메라의 출력단자인 IEEE 1394, HD-SDI의 변환처리와 전송거리가 짧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날로그 카메라에서 사용하는 동축케이블이 아닌 네트워크를 전송수단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네트워크 인프라가 매우 중요하고, 현재는 기가급 네트워크가 등장하는 등 네트워크 기술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기에 메가픽셀 카메라가 보안시장에서도 소위 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메가픽셀 CCTV 카메라 시장, 50~100억 원 규모 예측
CCTV 분야에서 메가픽셀 카메라의 국내 시장규모는 예측이 매우 힘들다. 메가픽셀 카메라는 이제 막 시작하는 시장이고, 시장에서 메가픽셀 카메라와 네트워크 카메라 또는 아날로그 카메라가 혼재돼 설치되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그래서 업체마다 예측하는 수치가 천차만별이다. 전 세계시장의 경우 IMS Research 사의 경우 2억 3,360만 달러로 추정하고 있으며, 국내 시장은 최소 30억 원에서 최대 700억 원까지 주장하는 업체들도 있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메가픽셀 카메라는 아직 시장초기 단계로 기존 네트워크 카메라 사용자가 네트워크로 변경을 고려할 때는 고해상도의 영상화질이 가능한 메가픽셀 카메라를 선호하고 있어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네트워크 카메라의 대부분은 메가픽셀 급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의 경우 올해 2,000~2,500대 정도 설치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메가픽셀 카메라가 전체 CCTV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10% 정도로 전망했지만,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현재는 전체 시장의 2%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차이가 컷다. 이 외에도 300~400억 규모로 전체 CCTV 시장의 10% 정도를 차지한다는 업체 관계자도 있었고, 시장규모는 100~125억 원, 그리고 전체 CCTV 시장에서의 비중은 5% 정도를 예측하는 관계자들도 상당수 있었다.
그러나 메가픽셀 카메라가 초기시장이라는 점에서 국내 시장의 경우 50억~100억 원 규모에 3~5%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는 추정이 보다 설득력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메가픽셀 카메라의 대중화 위한 선결과제
메가픽셀 카메라의 미비한 현재 시장규모와 달리 향후 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일 것이라는 견해에는 업계 관계자 대부분이 동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메가픽셀 카메라는 매년 성장률이 급신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대다수는 네트워크 카메라로의 발전이 예상되고, 일부분은 HD-SDI 전송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카메라 형태로 구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국내 시장 환경은 어느 정도 갖춰졌다고 본다. 다만 네트워크 카메라가 처음 시장에 진입했을 때처럼 메가픽셀 카메라에 대한 오해가 있다”며, “픽셀수가 높다고 화질이 높다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그는 “결국 프레임 레이트와 해상도 등이 동시에 고려되어야 하는데, 스펙 등을 단순 비교한다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러한 오해가 시장에서 해소된다면 시장성장에 있어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가격안정화가 제1의 선결과제
그러나 메가픽셀 카메라가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가격대가 아직까지 매우 고가라는 점이다. 1.3메가픽셀 카메라의 경우 기존 카메라보다 4~5배 정도 차이가 나고, 여기에 주로 사용하는 CMOS 센서 대신 CCD 센서를 사용할 경우 최대 10배가 더 비싼 상황이므로 사용처가 확대되는 데 한계가 될 수 있다. 특히, 현재 주 수요처인 관공서의 경우 대부분이 높은 스펙의 고화질 HD급 카메라를 요구하고 있지만 대중화되려면 중저가 1.3메가픽셀 기준의 다양한 카메라들이 나와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가격대가 높은 또 다른 이유는 메가픽셀 카메라의 경우 해외 제품들이 시장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국내업체의 제품들이 아직 다양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엑시스, Arecont Vision 등 외국 업체들이 메가픽셀 카메라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에서도 제품라인업을 다양화해서 제품 선택의 폭을 넓혀나간다면 가격대도 점차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충분한 네트워크 대역폭 확보해야
메가픽셀 카메라의 대중화를 위한 또 하나의 선결과제는 메가픽셀의 데이터양을 전송할 수 있는 충분한 네트워크 대역폭을 확보하는 일이다. “H.264 압축방식의 등장으로 어느 정도 현장 사용은 가능해졌지만, 실제 관공서 납품시 CCTV 전용라인으로 100M 광케이블 외에 일반 VDSL 급으로는 한계가 있어 효과적인 활용에 있어 어려움이 따른다”는 업계 관계자의 설명처럼 실제 광급의 인터넷이 구현되지 못하는 수도권과 광역시 이외 지역에서는 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 기존 CCTV 전송선로와 호환 가능한 출력단자 등 메가픽셀 카메라와 연동할 수 있는 액세서리가 좀 더 다양하게 개발되어야 한다는 점과 낮은 조도로 인해 노이즈가 발생하고, 특히 야간에는 낮은 조도로 인해 심하게 발생하는 노이즈를 줄이는 문제도 선결과제로 제시됐다.
초기시장 단계인 메가픽셀 카메라는 아직까지는 고화질 영상을 필요로 하는 의료시설과 대기업의 생산시설 관제 및 정밀조업 모니터링, 항만·공항 등 국가기간시설 및 주요 연구소 감시용으로 주로 공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 대역폭의 자가망을 갖춘 지자체의 경우 방범용이나 쓰레기 불법투기감시용, 도로 모니터링용으로도 설치요구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게 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고가라는 점과 기존 보안 시스템과의 통합 및 호환이 어렵다는 점, 그리고 고 대역폭 확보 등의 선결과제로 인해 보안시장에서 보편화되는 데 있어서는 어느 정도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선결과제들 또한 하나씩 하나씩 개선돼 가고 있는 만큼 메가픽셀 카메라가 차세대 CCTV로 화려하게 꽃피울 날도 멀지 않았다.
<글 : 권 준 기자, 원 병 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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