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카메라는 왜 CMOS 방식을 채택하지 않나요?
CCTV 카메라의 브로셔나 제품소개 자료를 보면 CCD 카메라라는 명칭을 자주 접하게 된다. 이로 인해 CCTV 카메라와 CCD 카메라를 혼동하는 이가 적지 않다. 그러나 여기서 CCD 카메라는 CCTV 카메라에 CCD 이미지 센서가 내장됐음을 의미한다. 몇 해 전에는 감시용을 비롯한 국내 카메라 업계가 일본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CCD 센서의 수급불안으로 인해 생산량을 축소하는 등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했다. 특히 CCTV 카메라의 경우 카메라 폰이나 디지털 카메라에 공급 우선순위가 밀리면서 보안업계의 타격이 더욱 심했다.
피사체 정보를 전기적인 영상신호로 변환하는 이미지 센서에는 CCD 방식 외에 CMOS 방식도 있지만, 감시용 카메라에서 CMOS 방식을 사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럼 CCTV 카메라에서 CMOS 방식을 채용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또한 향후에도 CCD가 이미지 센서 방식에 있어 지속적으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 지금부터 그 궁금증을 풀어보도록 하자.
CCD 수급불안 사태, CMOS가 대안?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카메라와 카메라 폰의 수요가 급증하고, CCTV 카메라 시장이 성장하면서 카메라에 채용되는 CCD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수급불안 상황에 직면했으며, 올해도 이러한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CCD 수급불안 사태의 열쇠를 쥐고 있는 측은 전 세계 CCD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일본기업 소니 사다. 그러나 소니 사에서 CCD의 공급물량 확대를 고려하지 있지 않아, 안 그래도 다른 분야에 비해 소량의 CCD를 공급받아온 보안업계가 물량 부족으로 인해 심각한 몸살을 앓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 이러한 CCD의 수급불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CCD 대신 CMOS 센서를 채용한 감시 카메라의 생산을 확대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카메라 폰이나 저가의 디지털 카메라에서 주로 채용되고 있는 CMOS 방식은 화질과 감도 등에서 CCD 방식에 비해 떨어진다는 이유로 감시 카메라용으로는 아직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CMOS 방식의 빠른 기술발전 추세를 감안할 때 조만간 CCD의 화질을 따라잡으며 향후 카메라 이미지 센서 시장의 주력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CCD와 CMOS 방식이란
이미지 센서는 피사체 정보를 전기적인 영상신호로 변환하는 장치를 의미하며, 이는 크게 촬상관과 고체 이미지 센서로 대별된다. 그러나 CCTV 카메라에서는 CCD(Charge Coupled Device : 전하결합소자)와 CMOS(Complementary Metal-Oxide Semiconductor : 상보성금속산화물반도체)로 분류되는 고체 이미지 센서가 주 논의의 대상이 되고 있다.
CCD 방식
CCD 방식은 아날로그 회로에 바탕을 둔 광학 시스템으로, 렌즈로 들어온 빛이 셀이라 불리는 집광장치에 들어가게 되면 각 셀이 그 빛에 대한 전하를 저장하고 이를 변환장치로 보내 색상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즉, 렌즈를 통과한 빛이 조리개를 거쳐 필름 대신 CCD 소자에 전달되고, 이를 통해 이미지가 생성되는 것이다. 해상도란 바로 이 CCD 소자가 받아들인 영상을 얼마나 정밀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라고 볼 수 있다.
가령 카메라의 해상도가 3096×2048(약 600만 화소)라고 가정하면, CCD 소자가 영상을 받아들일 때 가로는 3,096개의 점으로, 세로는 2,048개의 점으로 그 영상을 표현한다는 의미이다. CCD는 잠자리의 눈을 연상하면 이해하기 쉽다. CCD는 이렇듯 수많은 셀로 나누어져 있어 일부 셀이 손상을 입더라도 다른 셀로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CCD 방식은 화질이 우수하고, 감도가 높아 미세한 표현과 섬세한 색상구분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그러나 주변 회로가 복잡하고 데이터 용량이 크므로 소형화가 어렵고, 가격이 CMOS 방식에 비해 고가라는 단점이 있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 CCD 칩의 공급을 대부분 일본기업에 의존하기 때문에 수급불안 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CMOS 방식
CMOS 방식은 하나에 집광소자에 하나의 트랜지스터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전하를 전기신호로 바꾸는 변조기가 영상의 구성입자인 화소에 모두 부착되어 필요한 부분의 데이터만을 읽어낼 수 있으며, CCD에 비해 처리속도가 빠르다. 여기에 CMOS 센서는 원칩화가 가능해 소형화할 수 있고, 소비전력을 CCD의 약 10%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특히, CMOS 센서는 촬영한 영상 데이터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회로, 데이터를 보관하는 메모리, 그리고 데이터의 출력이나 기기 전체를 제어하는 중앙처리장치 등을 모두 하나의 칩으로 집약할 수 있어 소형화와 함께 가격절감을 이룰 수 있게 된다. 그러나 CMOS 방식은 화소마다 변조기를 부착하기 때문에 변조기의 부착이 일정하지 않을 경우 촬영한 영상의 얼룩이 생기는 등 화질과 감도가 CCD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며, 무엇보다 CCTV 카메라에서 요구되는 저조도 등 다양한 기능을 채용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CMOS, 고화질 분야에서 CCD ‘아성’ 넘기 힘들 듯
CCD 센서는 수많은 셀로 나누어져 있어 일부 셀이 손상을 입더라도 다른 셀로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CCD 방식은 화질이 우수하고, 감도가 높아 미세한 표현과 섬세한 색상구분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감시용 카메라와 고화질의 디지털 카메라에 주로 채용되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두 방식은 각각의 장단점이 극명하게 구분되지만, CCTV 카메라용으로는 아직까지 대부분 CCD 방식이 채용되고 있다. 그럼 영상보안 업계가 수급불안이 우려되고, 가격마저 CMOS보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CCD 방식을 지금껏 고집해온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 영상보안 업계의 한 관계자는 “CCTV 카메라의 설치목적이 감시용인 만큼 영상의 화질이 가장 중요했고, 이 부분에 강점을 보이는 CCD 방식을 채택하게 된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왔다”고 말한다. 또한, 렌즈 업계의 한 관계자는 “CCTV 카메라의 경우에는 CMOS 방식의 장점인 저전력과 소형화가 다른 영상기기 제품에 비해 우선순위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꼽는다. 이렇듯 보안 솔루션용으로는 화질이 높고, 야간에도 영상에 포착된 사람을 식별할 수 있는 저조도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을 채용할 수 있는 CCD 방식이 적합하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더구나 CCD 방식이 채용된 CCTV 카메라의 사양이 점점 고급화·다양화되는 추세에서 현재의 CMOS 기술로는 이러한 다기능·고화질의 CCTV 카메라를 따라잡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현재 CMOS 방식의 기술발전 속도가 매우 빨라 화질 등 단점이 많이 개선되고 있어 저가형의 CCTV 카메라 시장은 CMOS 방식으로 어느 정도 대체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고화질 분야에서는 CCD 방식의 ‘아성’을 넘기가 당분간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CCD 칩의 일본 의존도, 향후에도 지속될 듯
이렇듯 CCD와 CMOS 방식은 용도가 차별화되어 CCTV 카메라 시장에서 각각 성장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는 결국 CCTV 카메라용으로는 CCD 방식이 계속 주류를 형성하게 되고, CMOS 방식은 틈새시장으로 기능을 최대한 단순화시킨 초소형 CCTV 카메라 시장에서 약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CMOS 방식은 현재 CCD 방식이 차지하고 있는 디지털 카메라 및 PC 카메라, 비디오 도어폰 분야의 상당부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렇다면 향후에도 CCTV 카메라 시장에서 CCD 방식이 대세를 점할 것이라고 예측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업체들이 CCD 개발·생산에 적극적이지 않고, 수입에 의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일본기업이 이미 전 세계 CCD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상황에서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고성능의 CCD 칩을 개발·생산한다고 하더라도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관련업계 종사자들은 입을 모은다. 결국 시장성이 없다는 얘기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앞으로도 CCD 칩의 해외의존도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국내의 CCD 수급불안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CMOS 기술을 더욱 향상시킴으로써 CCTV 카메라에도 CMOS 방식이 보다 많이 채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업계에서도 ‘박리다매’ 전략보다는 소량이더라도 고부가가치의 CCTV 카메라 개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가 없으면 결국 ‘잇몸’으로 살아야 하는 셈이다.
[권 준 기자(joon@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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