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이어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고로 인해 ‘보안’이 이제 전 산업에서 꼭 필요한 기반 인프라가 되고 있고 국민들의 일상생활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에 <보안뉴스>는 중앙대학교 산업보안학과 김정덕 명예교수의 연재를 통해 일상과의 비유를 바탕으로 보안의 여러 이슈를 짚어보고,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보안 패러다임과 지속가능한 보안을 위한 거버넌스와 리더십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편집자주]
[연재목차 Part 1. 보안 다반사- 보안, 일상과 비유에서 길을 묻다]
1. 골프 지혜로 배우는 사이버 레질리언스
2. 케데헌 현상에서 배우는 사이버 보안문화
3. 트럼프발 ‘각자도생’ 시대, 한국의 디지털 안보 전략은?
4. 자전거 라이딩과 사이버 보안
5. 불꽃야구로 본 사이버 보안
6.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7. 나무의 전략에서 배우는 보안의 지혜
8. 기술중독, 사이버 보안의 새로운 위협
9. 워렌 버핏에게 배우는 사이버 복원력 원칙
10. 내면의 방패, 마음챙김
11. 따뜻한 보안교과서, 육아
12. 손흥민의 리더십과 사이버 보안
13. 의학 3.0시대, 보안의 새로운 지평
[보안뉴스= 김정덕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명예교수/인간중심보안포럼 의장] 2025년 7월 말 발간된 ‘워런 버핏, 삶의 원칙’은 그의 투자 기법이 아닌, 95년 인생을 관통하는 ‘삶의 태도’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 책은 그의 성공이 복잡한 공식이 아닌, 단순하고 일관된 원칙에서 비롯되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책은 버핏의 생애를 총 5개의 시기로 나누어, 각 단계별 선택과 그 배경이 된 철학을 실제 발언과 함께 소개합니다.
흥미롭게도 그의 생애주기별 철학은, 기술의 복잡성에 매몰되기 쉬운 오늘날 사이버 보안 분야에 근본적인 해법을 제시합니다. 버핏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며, 기술을 넘어 지속 가능한 ‘사이버 복원력(Cyber Resilience)’ 구축의 지혜를 탐색해 보고자 합니다.

▲‘워런 버핏, 삶의 원칙’ 표지 [자료: 필름]
제1원칙: “일단 시작하라” – 완벽함보다 중요한 보안의 첫걸음
책의 제1부 ‘원칙의 씨앗’에서 버핏은 6살 때부터 껌을 팔며 돈의 가치를 배우고, 작은 돈이라도 바로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그의 교훈은 “일단 시작하지 않으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이버 보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조직이 완벽하고 전사적인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기 전까지 행동을 망설입니다. 그러나 버핏의 방식처럼,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즉시 시작해야 합니다. 모든 직원의 비밀번호를 강화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정기적으로 실행하며, 의심스러운 이메일을 신고하는 훈련을 하는 것, 바로 이 작은 시작이 거대한 위협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제2원칙: “능력의 범위 안에서 움직여라” – 보안의 기본, 자산 식별과 관리
제2부에서는 대학 졸업 후 본격적으로 투자 세계에 뛰어들어 자신의 투자 회사 ‘버핏 파트너십’을 운영하던 시기입니다. 버핏은 스승의 가르침을 넘어 ‘능력의 범위(Circle of Competence)’라는 자신만의 원칙을 확립합니다. 이는 자신이 완벽히 이해하는 분야 안에서만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이 원칙은 사이버 보안의 핵심인 ‘자산 식별 및 관리’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우리 조직이 보호해야 할 핵심 데이터는 무엇이며, 어떤 시스템에 저장되어 있고, 누가 접근하는지를 명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이 ‘능력의 범위’를 정의하지 않고서는 효과적인 방어가 불가능합니다. 최신 보안 솔루션을 무작정 도입하기 전에, 우리가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아는 것이 우선입니다.
제3원칙: “시간을 당신의 편으로 만들어라” – 일회성 대응을 넘어 ‘보안 문화’로
제3부에서는 40세에서 55세까지 기간으로, 버핏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위대한 기업을 사들여 시간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습니다. 사이버 보안 역시 단기적인 위협 대응(Fire-fighting)을 넘어서야 합니다. 일회성 보안 교육이나 연례 점검은 잠시의 위안을 줄 뿐입니다. 진정한 방어는 시간이 쌓여 만들어지는 ‘보안 문화’에서 나옵니다. 신입 사원부터 경영진까지 모두가 보안을 자신의 책임으로 인식하고, 안전한 업무 습관을 체화하도록 꾸준히 투자하고 인내하는 것, 이것이 바로 시간을 우리 편으로 만드는 장기적인 보안 전략입니다.
제4원칙: “평판은 5분 만에 무너진다” – 신뢰는 어떻게 지켜지는가
제4부에서는 56세에서 70세까지 기간으로, 세계적인 부호의 반열에 올랐지만, 여전히 검소한 생활을 유지하며 부와 명성을 관리하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버핏은 “평판을 쌓는 데는 20년이 걸리지만, 무너뜨리는 데는 5분이면 충분하다”고 경고합니다. 이 말처럼 사이버 보안 사고는 기업이 수십 년간 쌓아 올린 고객의 신뢰와 브랜드 가치를 한순간에 붕괴시킬 수 있습니다. 보안은 더 이상 IT 부서의 기술적 과제가 아닙니다. 데이터 유출은 곧 고객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행위이며, 기업의 존폐를 위협하는 경영의 핵심 리스크입니다. 모든 보안 정책은 ‘우리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신뢰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제5원칙: “가장 중요한 투자는 자기 자신에게” – 결국, 사람이 답
인생의 후반기를 다루는 제5부에서는 투자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시간 관리, 성공과 실패에 대한 깊은 통찰을 나눕니다. 버핏은 결국 최고의 투자는 ‘자기 자신’에게 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사이버 보안의 마지막 퍼즐 역시 ‘사람’입니다. 최첨단 AI 방화벽도 내부 직원의 작은 실수 하나에 무력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직의 보안 전문가들이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모든 구성원이 위협을 식별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최고의 보안 투자입니다. 기술은 사람을 돕는 도구일 뿐이며, 가장 강력한 방어 체계는 잘 훈련되고 높은 윤리 의식을 가진 ‘인간 방화벽(Human Firewall)’입니다.
마무리 하며: 지속 가능한 보안의 길

▲김정덕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자료: 김정덕 교수]
‘워런 버핏, 삶의 원칙’은 우리에게 중요한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진정한 힘은 복잡한 기법이나 기술이 아닌, 단순하고 올바른 원칙을 꾸준히 지키는 데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기초에서 시작하고, 자신의 것을 명확히 알며, 장기적 안목으로 문화를 만들고, 신뢰를 지키며,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 이것이 버핏의 삶의 원칙이자, 예측 불가능한 디지털 시대에 우리 조직을 지켜줄 가장 확실한 사이버 보안의 길이 될 것입니다.
[글_ 김정덕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명예교수/인간중심보안포럼 의장]
필자 소개_ 중앙대학교 산업보안학과 명예교수, 인간중심보안포럼 의장, 한국정보보호학회 부회장, 금융 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위원, 전 JTC1 SC27 정보보안 국제표준화 전문위 의장 및 의원, 전 ISO 27014(정보보안 거버넌스) 에디터 등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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