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보행자 이동 경로 예측해 사고 예방한다...ETRI 실증 중

2025-10-2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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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자 이동경로 예측으로 사고 예방

[보안뉴스 강현주 기자] 국내 연구진이 보행자의 미래 이동 경로를 예측해 교통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29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 8월부터 천안시 주요 교차로 4곳에서 ‘예지(豫知)형 보행자 안전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실증 운용 중이라고 밝혔다


▲예지(豫知)형 보행자 안전 인공지능(AI) 서비스 [자료: ETRI]

해당 기술이 향후 지방자치단체 실증을 거쳐 상용화되면 보행자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기술은 단순히 보행자를 탐지하는 기존 안전 시스템을 넘어, 운전자가 미처 보지 못하는 횡단 예정 보행자까지 사전에 인지하도록 지원함으로써 차세대 교통안전의 패러다임을 여는 핵심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지자체에 보급된 기존 보행자 알림 시스템은 사람이 수동으로 특정 ‘검지(檢知)영역’을 설정하는 방식이었다. 이 때문에 근처를 지나가는 보행자도 위험으로 인식해 불필요한 경보가 울렸고, 카메라가 새로 설치되거나 방향이 변경될 때마다 검지영역을 다시 설정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무엇보다 보행자가 이미 도로에 진입한 후에야 경고가 울려 운전자의 대응 시간이 부족했고, 설정된 검지영역 밖 차도 구간은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오류도 있었다.

ETRI가 개발한 ‘예지형 보행자 안전 서비스’는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예측하는 기술이다.

시스템은 현장에 설치된 CCTV 카메라, 운전자용 전광판, 제어기, 원격 영상 분석 서버로 구성된다. CCTV가 촬영한 영상을 기반으로 2초 이내에 도로 영역 맵을 자동 생성해 횡단보도와 차도 전체를 위험 위치로 식별한다. 이를 통해 실제 교통 환경을 정밀하게 반영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보행자의 미래 경로를 예측해 보행자가 횡단보도에 진입하기 약 3초 전부터 전광판을 통해 운전자에게 위험 알림 보낼 수 있다. 위험 알림은 예측된 보행자의 미래 이동 경로를 바탕으로 위험도를 산출해 0~4단계(총 5단계)의 단계별 위험 정보(보행자 안전 이미지)를 안내 전광판을 통해 시각적으로 표시된다.

실제 횡단할 보행자에 대해서만 경보가 발생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알림을 줄일 수 있고, 운전자는 우·좌회전 시 사각지대의 보행자까지 미리 인지할 수 있다. 현재 이 서비스는 유동 인구가 많은 천안역 인근 2곳과 터미널사거리 2곳 등 총 4개 지점에 설치되어 우회전 차량 대상 실증 운용 중이다.

향후 ETRI는 현장 단말과 중앙 서버를 연계한 엣지-센터 하이브리드 구조로 시스템을 경량화·고도화할 계획이다. 현장에서는 엣지에서 보행자의 위험도 예측 영상 분석을 수행하고, 관제 및 통계 분석은 센터 서버에서 담당한다.

또한 차량의 미래 경로를 예측해 보행자에게 초지향성 스피커로 접근 차량 주의 알림을 제공하는 기능과 자연어 기반 교통 분석 질의응답 등의 확장 기능도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이번 기술은 교통안전을 분야를 넘어 물류센터·공장·건설현장 등 산업안전 분야로의 확장도 가능하다. 작업자와 지게차·로봇·운반차량 등 사람·장비의 이동 경로를 예측하고 위험 위치 식별해 충돌 가능성이 높은 상황을 선제적으로 표시하고, 단계별 위험 알림을 통해 관리자의 대응 시간을 확보한다.

적재물 배치 변화 등으로 수시로 달라지는 작업장에서도 자동으로 작업 영역 맵을 생성해 현장 상황에 맞는 경보를 제공하고, 다양한 작업 조건에서 불필요한 오탐을 줄이며 필요한 경보만 정확하게 선별하여 알릴 수 있다.

이 기술의 성과를 뒷받침하는 핵심기술은 국내·외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보행자 위험도 예측 기술은 지난 5월 과학기술 분야의 저명한 SCI(E) 저널에 게재됐으며, 8월에는 세계적 우수 학회인 AVSS 2025에서 위험 위치 식별과 보행자 미래 경로 예측 관련 논문 3편이 발표돼 학술적으로도 인정받았다.

해당 기술은 원천성과 사업성을 동시에 인정받아 특허 성과로도 이어졌다. ETRI는 이번 미래 예측형 보행자 안전 시스템에 대해 국내는 물론 미국·중국·유럽 총 3개국에서 국제특허를 출원했다.

아울러 △도로 영역 맵 자동 생성 기반의 위험 위치 식별 기술 △보행자 도로 횡단 예측 기술 △보행자 미래 이동 경로 예측 기술 등 핵심 요소 기술에 대해서도 국내 5건, 미국 3건의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성과의 핵심 원천기술로 시각 메모리 기반 예지형 시각지능 기술을 꼽았다. 시각 메모리 기반 예지형 시각지능 기술은 동영상 입력에서 영상을 추상화하여 시각 메모리에 저장·관리하고, 이를 통합 분석함으로써 전후 관계와 현재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며 미래까지 예측할 수 있도록 한다.

기존의 영상 분석이 단순히 영상에 등장한 사물이나 행동을 인식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예지형 시각지능 기술은 사람의 기억 메카니즘을 모사해 시각 정보를 누적·회상함으로써 장시간의 맥락을 이해하고 미래 상황까지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술진흥원(IITP)이 지원하는 “장기 시각 메모리 네트워크 기반 예지형 시각지능 핵심 기술 개발” 과제의 일환으로 수행되었다.

ETRI 연구진은 이번 과제를 통해 △상위 0.5% SCI 저널을 포함한 SCI급 논문 28편 △세계 최고 수준 학회인 CVPR 논문 5편을 포함한 탑티어 학회 논문 19편 △국제 우수학술대회 논문 23편 △국내·외 특허 출원 55건, 등록 18건 등 우수한 연구 성과를 달성했다.

ETRI는 앞으로 지자체 교통관제 시스템과 연계해 실증 지점을 확대하고, 전국 단위 보행자 안전망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더 나아가 자동차·이륜차·자전거 등 다양한 교통수단에도 예지형 안전 기술을 확장해 ‘교통사고 제로화’를 목표로 연구를 이어갈 방침이다.

연구책임자인 문진영 ETRI 시각지능연구실 박사는 “이번 실증으로 ‘보행자의 이동 경로를 예측해 운전자에게 3초 먼저 알려준다’라는 새로운 교통안전 기준을 현장에서 실증했다. 교차로 환경을 자동으로 이해하고 위험을 선제적으로 알리는 안전체계를 검증했으며, 앞으로도 지자체와 협력하여 예지형 교통안전 기준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석필 천안시장 권한대행(부시장)은 “국내 최초 예지형 보행자 안전 AI 기술이 천안에서 실증 운영을 시작하게 되어 매우 뜻깊다. 이번 서비스를 통해 교통사고 예방과 시민들의 안전한 보행 환경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며, 앞으로 신도심까지 실증을 확대해 안전한 교통 도시 천안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스마트 교통 솔루션 관련 기업에 기술이전해 2027년경 본격 상용화할 계획이다. 또한, 전국 지방자치단체로 확대 보급을 위해 천안 외 지자체와의 추가 실증 협의도 추진할 방침이다.

[강현주 기자(jjoo@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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