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경쟁 축, ‘제품’에서 ‘체계’로 이동...엣지 AI·구독형 서비스 통합이 핵심
[보안뉴스 강초희 기자] 2025년, 영상보안 산업의 무게중심이 흔들리고 있다. AI와 클라우드가 시장의 판을 바꾸는 가운데 상장기업들은 외형을 지켜내면서도 달라진 수익 구조와 체질 변화에 적응해야 했다. 성장과 정체, 해외와 내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경계 위에서 각 기업은 저마다의 해법을 찾고 있다. 누가 이 전환기를 기회로 만들었고, 누가 새 흐름에 발맞추지 못했을까.

[자료: gettyimagesbank]
공공은 지연, 민간은 확장...AI·클라우드 중심 재편 가속
2025년 상반기 국내 영상보안 시장은 외형과 체질의 괴리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카메라와 저장장치 같은 전통 하드웨어가 여전히 매출 기반을 형성하지만 AI 관제·분석·반출통제 솔루션의 비중이 빠르게 커지면서 수익 구조의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발주 시장 역시 공공과 민간이 엇갈렸다. 공공은 예산과 검수 일정의 변동성이 확대됐고, 민간은 데이터센터, 물류, 스마트팩토리, 에너지 설비 같은 기간 인프라 수요가 늘면서 고사양 및 고신뢰 장비와 소프트웨어 결합형 패키지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공공 부문의 일정 변동성이 단순한 행정 지연 때문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제도적 요인과 정책·환경 변화가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최근 몇 년 사이 정부는 공공조달의 투명성과 보안성을 동시에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봤다. 여기에 ‘예산 편성-심의-집행’의 흐름이 정치적·재정적 요인에 따라 흔들리며 상·하반기 예산 집행 편차가 심해졌다.
스마트시티, 통합관제, 재난 대응처럼 여러 기관이 협업하는 복합 사업이 늘어난 것도 변수다. 규격 심의, 설계 변경, 낙찰 이의신청, 보안 인증, 다기관 검수 등 절차가 증가하면서 실제 착수에서 검수까지의 주기가 길어지거나 예산이 이월되는 사례도 잦아졌다. 공공 발주를 정책, 보안, 행정 리스크의 총합으로 이해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선 것이다.
민간 시장은 공공 부문의 흐름과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데이터센터, 물류, 제조, 에너지 설비 같은 산업 인프라가 빠르게 민간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보안은 더 이상 부수 비용이 아니라 운영 안정성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데이터센터는 단 한 번의 장애나 침입이 곧 서비스 중단과 직접 손실로 이어지고, 물류, 스마트팩토리는 초단위 효율 경쟁 속에서 안전사고와 가동 중단이 곧 비용이다. AI, 클라우드, 자동화가 결합한 이런 설비에서는 영상보안, 출입통제, 모니터링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된다.
이런 환경에서 영상보안 부문 12개 상장사(디지아이티엑스, 라온피플, 스피어에이엑스, 아이디스, 엑시큐어하이트론, 이노뎁, 인콘, 트루엔, 포커스에이아이, 핀텔, 엑시큐어하이트론, 한화비전)는 각자의 출발선과 해법이 명확히 갈렸다. 체급과 채널을 갖춘 기업은 제품 믹스를 다듬어 수익성 방어에 주력했고, 성장 단계의 회사는 대형 레퍼런스 확보와 구독형 수익 구조로의 전환에 역량을 집중했다.
“규모로 버티고 해외로 간다” 상위권의 생존 공식
국내 영상보안 산업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체급에 따른 전략 차이다. 상위권을 점한 한화비전과 아이디스는 규모의 이점을 활용해 안정적인 매출 볼륨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면서 두 기업 모두 수익 기반을 해외로 확장하고 있다. 카메라, VMS(Video Management System), NVR(Network Video Recorder)을 아우르는 토털 라인업을 갖춰 완성도 높은 통합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는 구조 덕분에 해외 프로젝트에서도 안정성과 유지 효율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영상보안 상장기업의 2023~2025 반기 매출액 상위권(단위: 원, 업체명: 가나다순)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정리: 시큐리티월드·보안뉴스]
아이디스는 2023년 급성장 이후 2024~2025년에 안정화 국면에 진입했다. 올해 영업이익률은 하락했지만 흑자 기조는 확실히 지켜내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해외 수출 비중을 39% 이상 유지하고 있다. 2025년 2분기 기준, 해외 66개 거래선을 확보했으며 주요 국가의 대형 ODM 거래도 병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이디스는 “해외 시장은 과거 세계적인 보안업체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한 ODM 방식 판매에만 주력했지만, 최근에는 네트워크 제품 중심으로 전 세계 시장에서 직접 판매를 통한 자사 브랜드 매출 극대화에 힘쓰고 있다”라며 해외 시장 매출 확대 전략을 밝혔다.
영업이익 개선은 매출 증가와 함께 원가율 하락, 판관비 효율화의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전년 동기대비 금융비용 증가가 일부 수익성을 제한했다. 종합적으로 보면 아이디스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 위에 AI 영상보안 기술 내재화와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병행하며 체질을 고도화하고 있다. ODM 위주의 보수적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 자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특히 북미와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매출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트루엔은 2025년 상반기 매출 245억원, 영업손실 65억원, 당기순손실 6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손실이 전년 154억원에서 크게 줄며 수익 구조가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전체 매출의 약 75%가 IP 카메라 부문에서 발생했으며 IoT 기기, 스트리밍 솔루션이 뒤를 이었다.
제품별로는 네트워크 카메라 및 하이브리드 DVR/NVR 제품군이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AI 영상분석 기능을 탑재한 고해상도 네트워크 카메라의 판매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면서 수익성을 견인했다. IoT 수출이 전년 6000만원에서 올해 8억원으로 13배 급증해 해외 시장 가능성을 키운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편, 트루엔은 최근 펌웨어 ‘TR12_V1.0’이 TTA로부터 국내 최초 영상정보처리기기 보안기능 확인서를 획득하며 기술 신뢰도를 입증했다. 해당 인증은 국가정보원의 IP 카메라 보안 요구사항 V3.0을 충족한 제품에 부여되는 것으로, 공공기관 납품 시 보안 적합성 검증 절차를 단축시킨다.
이를 기반으로 트루엔은 공공 AI CCTV 시장과 엣지 AI 카메라 분야(국내 점유율 약 40% 추정)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외형은 줄었지만 기술 인증과 수출 성장이라는 ‘질적 전환’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한화비전 시큐리티 부문은 2025년 글로벌 상반기 매출 6973억원, 영업이익 1282억원을 기록했다. AI 카메라 매출이 50% 이상 증가하며 전체 네트워크 카메라 매출의 43%를 차지, 수익성 개선을 견인했다. 2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11% 감소했지만 자체 칩셋 ‘와이즈넷9’을 적용한 고부가 제품 비중이 늘면서 영업이익률 18%를 유지했다.
매출 증가의 핵심 요인은 △북미·유럽 중심의 수출 회복 △신제품 라인업 확장 △글로벌 파트너 채널 강화로 분석된다. 수익성 면에서도 매출 확대와 제품 믹스 개선으로 영업이익률이 상승했다. 다만, 산업용장비 부문 대비 환율 및 부품비 변동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한다.
한화비전은 AI 기반 고해상도 카메라, 네트워크형 저장장치, 통합관제 솔루션 중심의 고도화 전략을 추진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자체 개발한 출입통제 솔루션을 통해 통합보안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얼굴, 지문, RFID, 모바일 인증을 통합한 이 솔루션은 네트워크 카메라와 연동돼 실시간 제어·로그 관리가 가능하다. 단말 중심이던 기존 출입통제 시스템을 플랫폼화한 사례로, 산업시설, 스마트오피스, 물류 인프라 등에서 도입이 확대 중이다. 이처럼 한화비전은 카메라, AI, 출입통제를 아우르는 통합보안 생태계를 구축하며 하드웨어 매출 중심 구조에서 솔루션 중심의 수익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한편, 한화비전은 2024년 9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인적분할 해 2023년과 2024년 실적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했다.
체질 바꾸는 중견·중소, ‘생존형 성장’의 현실
중견·중소 기업군은 실적 편차가 두드러졌다. 디지아이티엑스(前아이티엑스에이아이)는 2025년 상반기 매출 71억원, 영업손실 28억원, 순손실 2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외형이 감소했다.
전체 매출의 85% 이상이 CCTV, NVR, IP 카메라 등 영상보안장비에서 발생하며 여전히 시큐리티 중심 사업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평균 판매단가는 전년 37만원에서 31만원으로 16% 하락해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아울러, 기구, 회로부품 등 원재료 매입액은 78억원으로 제조비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생산능력은 연 22만대, 가동률은 87.6%로 유지됐다.
수출이 전체의 69%를 차지하는 만큼 40여개국 100여개 해외 거래선을 통한 멀티 ODM 수출 구조가 강점이지만 주문형 구조 특성상 단가 압박과 수요 예측 불확실성이 크다. 2025년 들어 공공·민간 발주 지연과 글로벌 저가 경쟁이 겹치며 수익 구조가 약화됐고 미주·유럽 시장의 AI, NDAA 인증 중심 재편도 영향을 미쳤다.

▲영상보안 상장기업의 2023~2025 반기 매출액(단위: 원, 업체명: 가나다순)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정리: 시큐리티월드·보안뉴스]
라온피플은 매출 1089억원, 영업손실 123억원, 순손실 15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95%가 클라우드 기반에서 발생했으며, MS Azure 중심의 서비스로 안정적인 볼륨을 확보했다. 하지만 리셀 구조와 인건비 부담이 수익성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는 양상이다.
한편, 라온피플은 AI EXPO 2025에서 추론형 AI 에이전트 ‘하이펜(HI FENN)’과 AI 관제 솔루션 ‘오딘 AI(Odin AI)’를 공개했다. 하이펜은 문서·고객응대 자동화 기능을, 오딘 AI는 공항·주차장 영상분석을 지원하며 스마트시티 AI 관제 사업으로의 확장을 예고했다. AI 솔루션의 상용화는 향후 클라우드 SaaS형 매출 구조 전환의 기반이 될 전망이다. 핵심 과제는 AI 솔루션 상용화 속도와 대형 레퍼런스 확보다.
스피어에이엑스(前우경정보기술)는 2024년 매출 183억원, 영업손실 10억원으로 AI 기반 영상분석과 관제 유지보수를 주력으로 하는 용역형 사업 구조지만, 인건비 중심의 고정비 부담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개선됐다. 특히 최근 베트남 법인 설립을 통해 해외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한 점이 눈에 띈다. 베트남을 동남아 AI 관제 및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의 테스트베드로 삼아 현지 관공서·산업단지 대상 AI VMS, 지능형 관제 솔루션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는 향후 매출 구조 다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기존 국내 중심의 공공·민간 용역형 매출에서 벗어나 수출형 매출과 라이선스 기반 AI 솔루션 매출로 외형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베트남 정부가 추진 중인 스마트시티, 교통 AI화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써 스피어에이엑스의 자체 AI 분석 엔진이 해외 프로젝트에서 검증받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영상보안 상장기업의 2023~2025 반기 매출액(단위: 원, 업체명: 가나다순)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정리: 시큐리티월드·보안뉴스]
엑시큐어하이트론(前하이트론씨스템즈)은 매출 28억원, 영업손실 10억원, 순손실 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이 악화됐다. 수익성 급감의 주요 요인으로 수출 부진과 공장 가동률 하락이 꼽힌다. 특히 북미·중동 지역 ODM 수주 감소로 수출이 36억원대에서 11억원대로 줄었고, 안성공장 가동률이 34.5%로 떨어지며 고정비 부담이 커졌다.
이에 AI 기반 영상보안 브랜드 ‘HASS’를 중심으로 교통관제, 무인주차, 스마트 건설 분야에 신제품을 출시했으며 필리핀 MRT 프로젝트와 국내 교통·주차장 관제 등 공공·해외 수주잔고 43억원을 확보하며 매출 반등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노뎁은 매출 274억원, 영업손실 15억원, 순손실 22억원으로, 공공조달 지연과 단가 인하 압박이 겹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매출의 89%가 공공부문에서 발생해 정부 발주 일정 변화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았고, 민간·수출 부문은 비중이 미미했다.
주요 원가 항목인 인건비와 외주비가 증가하면서 고정비 부담이 커진 점, AI 관제 및 스마트교통 신규 프로젝트는 매출 인식이 하반기로 이연된 점 등이 수익성 악화의 주요 요인이다. 또한, SI 대형사 직납 확대와 조달 경쟁 심화로 평균 단가가 하락해 AI 영상분석 솔루션 사업의 영업이익률도 둔화됐다.
인콘은 매출 243억원, 영업이익 6억원, 순손실 18억원에 달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영상보안장비가 20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86%를 차지했으며, 영상솔루션 매출은 34억원 수준에 그쳤다.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통합관제센터 및 스마트시티 구축 프로젝트가 본격화돼 외형은 확대됐지만, 제품 단가 하락과 원가 부담이 수익성 개선을 제약했다.
연구개발(R&D) 투자비용은 7억 6,5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데다 인건비와 유지보수비 등 고정비 부담도 늘었다. 해외 매출 비중은 34%에서 14%로 급감해 환율 이익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AI-Box, 열화상 NVR, TTA 인증 VMS 등 AI 융합 신제품이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며 기술 전환이 가속화됐다. 인텔리전스 기반 영상분석과 AI 영상검색 기술은 금융권과 산업안전 분야로 적용 범위를 넓히며 R&D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영상보안 상장기업의 2023~2025 반기 매출액(단위: 원, 업체명: 가나다순)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정리: 시큐리티월드·보안뉴스]
포커스에이아이는 매출 209억원, 영업손실 60억원, 순손실 4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대부분이 AI 카메라로 56억원을 기록하며 전체의 약 27%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NVR(네트워크 영상저장장치)이 47억원으로 23% 수준에 달했다. 전체 매출 중 내수 비중은 94% 이상으로 압도적이며 수출 비중은 6% 미만에 머물렀다.
매출 감소의 주요 원인은 공공 및 민간 프로젝트 발주 지연과 수출 물량 축소였다. 원가율이 94%에 달할 정도로 높아지면서 외주조립 단가 상승과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여기에 인건비와 유지보수비, R&D 투자 등 고정비가 늘면서 영업적자가 확대됐다.
현재 회사는 AI 영상분석, 스마트팩토리, 모빌리티 플랫폼 등 AI 융합 제품군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는 단계에 있다. 특히 공공조달 시장을 중심으로 한 조달 등록과 TTA 인증 확보를 기반으로 기술력 중심의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핀텔은 매출 13억원, 영업손실 27억원, 순손실 22억원으로 급감했다. 제품별로 보면 보안 솔루션이 60%, 교통 솔루션이 37%를 차지해 두 사업이 전체 매출의 97%를 형성했지만, 보안 솔루션 매출은 전년 20억원에서 7억 9,800만원으로 급감했다.
교통 솔루션 역시 85억원에서 4억 9,500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매출 비중이 높은 교통 사업의 위축이 전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또한, 교통·방범 중심의 기존 사업이 AI 영상분석 소프트웨어 ‘PREVAX 4.0’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하드웨어 결합형 프로젝트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공공 프로젝트 지연과 신규 수주 부진도 한몫한다. 실제로 2025년 반기 기준 수주잔고는 51억원으로, 전년 133억원 대비 60% 이상 줄었다. 전반적으로 핀텔은 매출 급감과 판관비 부담 확대로 영업적자가 확대된 모습이나 AI 영상분석 및 교통관제 솔루션 분야의 기술 내재화에 집중하며 중장기 성장 기반을 구축 중이다.
‘제품 경쟁’은 끝났다, 이제는 ‘체계 전쟁’이다
영상보안의 이익 중심축은 하드웨어에서 데이터 인텔리전스, 서비스 수익으로 이동 중이다. 단가 경쟁이 심한 카메라, 레코더만으로는 수익성 방어가 어렵기 때문에 주요 업체들은 AI 분석, VMS, 반출통제, 클라우드 구독형으로 매출원을 다변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트루엔은 가정·소상공인용 IoT 카메라에 클라우드 저장, 라이브 스트리밍을 구독(SaaS)으로 붙여 고정수입원을 만드는 모델을 구축했고, 이를 위해 엣지와 클라우드 양쪽을 아우르는 서비스 아키텍처를 고도화하고 있다. 한화비전도 VSaaS용 게이트웨이 어플라이언스를 제품 로드맵에 포함해 장비 판매 이후의 지속 과금 구조를 확장하고 있고, 출입통제 컨트롤러를 자체 라인업으로 편입해 ‘영상+출입’ 통합 과금 단위를 키우는 중이다.
또한 핀텔은 도시 단위 AI 플랫폼(PREVAX)으로 교통·안전 데이터를 통합, 예측, 협업까지 아우르는 플랫폼형 공급을 명시해 SI 단발성 매출에서 서비스 지향으로의 전환을 지향한다.
이 전환의 실무 엔진은 엣지 AI다. 고해상도 스트림을 전송하기 전에 현장에서 전처리, 탐지, 선별을 수행해 대역폭과 지연을 줄이고 클라우드 비용을 절감한다. 트루엔은 카메라에 직접 번호판 인식, 객체 인식, 돌발 감지를 탑재해 전형적인 엣지 AI 노선을 밟고 있고, 아이디스는 대형 프로젝트에서 VMS ‘Federation’로 수만 대 단위를 단일 체계로 통합할 수 있는 스케일을 제시해 운영비용과 관리 복잡도 축소를 무기로 삼는다.
한편, 포커스에이아이는 Jetson Orin 기반 AI-BOX와 AI-VMS/선별관제 서버 등 엣지-서버 결합형 구성요소를 다수 개발하며 전이용량 대비 탐지당 비용을 낮추는 접근을 취한다.공공 vs 민간의 발주 역학이 체계를 더 가른다. 공공은 규격 심의, 보안인증, 다기관 검수 등 절차 부담이 커 일정 변동성이 상수화되는 반면, 민간(데이터센터, 물류, 제조, 에너지)은 ‘장애=직접 손실’ 구조라 고가용·고신뢰를 전제로 통합 관제+출입+반출통제 묶음 수요가 커졌다. 이때 관건은 인증, 표준, 확장성이다.
예컨대 트루엔은 공공·SI 시장이 요구하는 TTA 보안 인증, 펌웨어 기술력을 전면에 내세워 프로젝트형 시장에서의 입지를 유지하고, 해외에선 OEM/프로젝트 중심으로 승부를 본다. 아이디스는 브랜드 직접판매 비중 확장과 함께 네트워크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돌려 해외 66개 거래선을 확보해 변동성을 희석하는 중이다.
2025년의 승부처는 ‘제품’이 아니라 ‘체계’였다. 같은 카메라라도 △엣지 보안/분석 효율 △VMS·출입·반출통제 연동성 △운영·배포 단순화(게이트웨이, 원클릭 업데이트) △구독 과금으로의 자연스러운 전환 경로를 얼마나 설계했는지에 따라 수주력이 갈렸다. 요컨대 단일 장비 중심의 경쟁에서 벗어나 데이터를 수집, 분석, 제어, 보호하는 전 과정의 체계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설계했는가가 기업의 지속성을 결정한 한 해였다.
[강초희 기자(sw@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