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인권단체 “감시사회” 우려
[보안뉴스 김형근 기자] 사이버 범죄 대응을 위한 국제 협력을 활성화할 UN 사이버 범죄 조약(U.N. Cyercrime Convention)이 25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약 60개국의 서명을 받으며 공식 출범했다. 이 조약은 40개국이 비준하는 즉시 발효될 예정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사이버 공간은 범죄자들의 비옥한 땅이 됐다”며 “이 조약이 사이버 범죄에 맞서는 집단 방어를 강화할 강력한 법적 구속력 있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5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UN 사이버범죄 조약 서명식에서 기념 공연이 열리고 있다. [자료: 연합]
로이터에 따르면, 이 조약은 피싱이나 랜섬웨어 같은 전통적 범죄는 물론, 온라인 인신매매나 증오표현(hate speech) 등 광범위한 범죄를 표적으로 삼는다. 이 조약을 통해 각국은 사이버 범죄 수사와 처벌에 대한 국제 협력을 훨씬 간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은 이번 조약 서명을 다자주의의 활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으로 평가했다. 미국, 유럽연합, 캐나다 등 서방 국가들도 조약에 서명하며 힘을 실었다.
기술 업계-인권 단체, “감시 조약” 맹비난
하지만 협정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인권 운동가들과 기술 기업들은 조약이 인권 침해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포함된 ‘사이버보안기술연합’(Cybersecurity Tech Accord)은 이 협정을 ‘감시 조약’(surveillance treaty)이라고 비판했다.
조약의 범죄 정의가 너무 모호해서 각국 정부가 데이터 공유를 쉽게 할 수 있고, 정부의 권한 남용을 용인할 수 있다는 우려다. 또 시스템 취약점을 찾아내는 윤리적 해커까지 범죄자로 몰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약 협상을 주도한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인권을 보호하고 합법적 연구 활동을 장려하는 조항을 포함했다고 해명했다.
개최국 베트남, 논란 속 위상 강화 노려
개최국 베트남 자체가 논란의 불씨를 지피기도 했다. 최근 미국 국무부는 베트남에 온라인 검열 등 심각한 인권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베트남에서 온라인에서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는 이유로 올해 최소 40명이 체포됐다고 인권 단체들은 주장한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도 베트남은 이번 조약을 통해 글로벌 위상을 높이고 주요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 방어를 강화할 기회로 삼고 있다.
[김형근 기자(editor@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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