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확장 보안 업데이트로 1년 유예,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냐
[보안뉴스 조재호 기자] “2차 인증 설정을 안 한 사람들은 SKT나 KT, 롯데카드를 욕하면 안 돼요. 우리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걸 강조하고 싶어요.” 최근 한 보안 전문 유튜버가 연이은 국내 해킹 사태를 다루면서 시청자들에게 전한 말이다.

[자료: gettyimagesbank]
개인정보는 이미 공공재라고 흔히들 이야기한다. 비밀번호가 유출됐다면 변경해야 하고, 하나로 불안하다면 2차·3차 인증 방식을 추가해 보완하는 것이 당연하다. 정부나 기업의 잘못을 비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개개인의 대비는 꼭 필요하다.
올해 연이은 보안 사고로 정부와 기업, 개인의 보안 인식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그럼에도 이러한 인식이 행동까지 이어졌다고 평가하긴 힘들어 보인다. 오히려 보안 불감증만 키워 놨을지도 모르겠다.
당장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우10 지원 종료를 앞두고도 윈도우11 업데이트에 대해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것만 봐도 그렇다. 최신 버전 업데이트는 보안 수칙의 기본인 데도 말이다. 14일 윈도우10에 대한 공식 보안 지원이 종료된다. PC 활용의 근간인 운영체제(OS)의 세대교체기가 찾아왔다.
업데이트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기기가 늘어나는 이런 시기엔 특히 보안 위협이 더 커진다. 당장 OS를 사용할 수 없거나 제로데이 공격이 시작된다는 뜻은 아니다. MS 역시 내년 10월까지 한시적 업데이트를 제공하며 보안 공백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그럼에도 우려는 남는다. 이번 OS 세대교체기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윈도우 OS 신구 버전 간 점유율 차이다. 9월 기준 윈도우11의 글로벌 점유율은 49%다. 전작 윈도우10 점유율 40%와 비교하면 근소한 우위에 그친다. 국내에선 윈도우10이 52%, 윈도우11이 46%로 오히려 윈도우10이 여전히 더 많이 쓰인다.
윈도우10으로 새로 업데이트가 이뤄지던 2020년엔 윈도우10과 전작 윈도우7 점유율이 각각 73%, 20%였다. 2014년 윈도우7과 윈도우XP 전환기에는 점유율이 62%, 18%로 3~4배 가량 격차를 보였다. 그만큼 윈도우11에 대한 업데이트가 지지부진하다는 얘기다.
윈도우11의 호환성 문제나 오류 혹은 새로운 PC 구매에 대한 부담, MS의 적극적 OS 전환 정책에 대한 반발감 등을 이유로 OS 교체를 미루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내년까지는 한시적이나마 업데이트를 제공하니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 생각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지난번 윈도우 대형 업데이트였던 ‘24H2’ 버전이 SSD 스토리지 관련 이슈로 홍역을 치른 기억도 업데이트를 망설이게 하는 이유일 수 있다. 그럼에도 업데이트 지연으로 인한 보안 공백이 가져올 피해가 더 클 것이라 우려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올해 IT 분야에서 대중의 가장 큰 이목을 끈 이슈는 단연 인공지능(AI)과 보안이다. SKT와 KT, 롯데카드, 예스24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곳에서 대형 사고가 잇달아 터졌다. AI와 보얀 모두 기술 중심의 최첨단 산업으로 끊임없는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도 공통적이다.
하지만 AI에 대한 투자는 정부나 기업이나 개인 모두 아까워하지 않지만, 보안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비용으로만 간주하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AI를 향한 관심의 일부만이라도 보안에 투자하면 어떨까? 윈도우 OS 업데이트는 가장 기본적인 첫걸음이다.
잇단 해킹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는 어렵게 교훈을 얻었다. 하지만 고치기 위한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일단 나부터 실천에 나선다면, 그 첫단추는 OS 업데이트다. 지금 PC 업데이트 알림을 열어 보자.
[조재호 기자(sw@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