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포 임원과 중국어로 “최대한 많은 정보 수집했다” 메시지 주고받아
프로젝트 타이탄→애플워치...중국행 정보유출에 애플 보안 위기
[보안뉴스 여이레 기자] 애플이 자사 전직 직원을 영입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를 상대로 영업비밀 탈취 혐의를 제기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자료: 연합뉴스]
22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연방법원에 접수된 소장에 따르면, 애플워치 센서 시스템 설계자로 근무했던 중국인 엔지니어 첸 시 박사는 지난 6월 퇴사 직전 애플의 건강 감지 기술과 관련한 기밀문서를 무단으로 다운로드하고 이를 경쟁사 오포에 전달했다.
소장에 따르면 시 박사는 회사 동료들에게는 “노부모를 봉양하기 위해 중국으로 돌아간다”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오포에 합류하기 전까지 체계적으로 내부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시 박사는 퇴사를 앞두고 애플워치 기술팀 연구원들과 일대일 미팅을 반복하며 핵심 연구 정보에 접근했다. 애플은 소장을 통해 시 박사가 오포 건강사업 부문 임원에게 “다양한 (애플) 내부 자료를 검토했고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일대일 미팅을 진행했다”고 메시지를 보냈으며 오포 임원은 “알겠다”는 답변과 함께 ‘오케이’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고 주장했다.
또 시 박사는 퇴사 3일 전 늦은 시각, 접근 권한이 제한된 내부 박스(Box) 서버에서 기밀 문서 63건을 내려 받은 뒤 퇴사 하루 전 이를 USB 저장장치로 옮겼다.
애플은 소장에서 시 박사가 비밀유지 협약을 위반했으며, 오포 역시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그의 행위를 조장했다고 지적했다.
애플 측은 “이번 사안을 묵과할 경우 당사의 혁신 의지가 위축되고 애플워치와 같은 선도적 기술 투자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자사 영업비밀의 가치가 파괴되고 경쟁사에게 부당한 경쟁 우위를 안겨줄 위험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오포는 위챗을 통해 소송 사실을 인지했으며 애플의 주장을 면밀히 검토했다고 밝혔다. 오포 대변인은 “애플이 제기한 혐의와 당사 재직 중 해당 직원의 행위 사이에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어떠한 증거도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애플의 영업비밀을 부당 취득한 사실이 전혀 없으며, 관련 법적 절차에 적극 협조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소송은 애플의 기밀 유출 방어전의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애플은 수년간 퇴직 직원들을 상대로 관련 소송을 이어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애플의 비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타이탄’에 참여했던 중국계 엔지니어들이 중국 업체로 핵심 기술을 반출한 사건이 드러나기도 했다.
[여이레 기자(gore@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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