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평소 ESG 외치지만 말뿐...빨리 사과하고 피해 보상 진행해야” 비판도
[보안뉴스 성기노 기자] 이번 SK 대규모 해킹 사태에 대해 그룹 오너인 최태원 회장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아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가 SKT의 문제이긴 하지만 SK그룹의 주요 계열사 중 하나인 점을 감안할 때 최종책임자인 최 회장이 사태 수습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024년 9월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제1회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 개회사를 하고 있다. [자료: 연합]
결국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SK텔레콤의 ‘가입자 유심 해킹 사고’와 관련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소환할지에 대해 공식 의결을 거치기로 했다. SK텔레콤 가입자들의 번호이동 위약금 면제 여부를 두고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귀책사유’를 인정하면서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그룹의 의사결정권자인 최 회장에게 이를 따져묻겠단 것이다.
30일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 과방위에서 진행된 청문회에서 “오후 3시 30분에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와 관련한 청문회를 재개하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의결하겠다”고 밝혔다.
과방위 의결을 거쳐 최 회장이 정식 증인으로 채택되면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는 그룹 총수의 책임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가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에서 열린 방송통신 분야 청문회에서 유심 해킹 사태와 관련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자료: 연합뉴스]
한편 최근 발생한 SKT의 대규모 해킹 사고와 관련해 최태원 SK 회장과 유영상 SKT 대표이사가 경찰에 고발된 것으로 전해진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4월 30일 오후 두 사람을 개인정보보호법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서민위는 “지난 18일 발생한 해킹 사고로 약 2,480만 명의 가입자 유심 정보가 유출됐지만, SK텔레콤 측은 나흘이 지난 뒤에야 사과했고, 무상 유심 교체 조치는 사고 발생 열흘이 지나서야 시작됐다”며 “초동 대응이 매우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유출된 유심 정보가 ‘심 스와핑’과 같은 2차 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큰 상황에서도, SK텔레콤은 실질적인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고 고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을 두고 “단순한 사고가 아닌 기업의 구조적 안일함과 무책임이 반복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앞서 서민위는 오늘 오전 SKT 가입자 7명과 함께 서울중앙지법에 SKT를 상대로 1인당 3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낸 바 있다.
보안업계의 한 소식통은 “지금 SK가 주요 언론사의 비판적 기사를 막아서 이 정도로 돼 가는 건데 이번 해킹 사건은 국민들의 유무형 피해 규모가 산정도 되지 않을 만큼 심각하고 중대한 사안이다. 언론사들이 기업 입장만 되풀이하며 유심보호만 가입해도 된다는 식의 보도로 상황을 호도하고 있다. 유출 범위와 내용, 그에 따른 피해 규모 예상 등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상태에서 지금 국민들은 엄청난 혼란과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SK는 이러다 잠잠해지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만 하고 있다. 그룹 오너 최태원 회장은 평소 ESG를 외치지만 전부 말뿐이었다. 그가 국민들 앞에 나와 빨리 사과하고 선제적인 대응과 피해 보상을 진행해야 한다. SK그룹 자체가 휘청거릴 정도의 사안인데 최태원 회장은 유영상 대표 뒤에 숨어서 사태가 가라앉기만을 기다리는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성기노 기자(kino@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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