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함과 그 이상의 가치 제공을 위해선 안전장치 마련 시급해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꿈의 자동차는 어떤 모습일까. 공상과학영화에서 봤던 미래의 자동차는 운전자가 따로 없는 AI 완전자율주행차다. 이름 그대로 운전자가 자동차 핸들을 조작하지 않고 차가 각종 센서와 레이더를 통해 스스로 운행하는 시스템이다. 테슬라를 비롯해 빅테크 기업들은 앞다투어 완전자율주행 기능을 상용화하려고 한다.

[자료: gettyimagesbank]
자율주행은 크게 레벨 0~5단계로 나뉘는데 현재 최고 수준은 레벨 4 정도이다. 레벨 0은 ‘비자동화’이고 레벨 4는 사실상 완전 자율주행에 가깝지만, 운전자나 승객의 조작 없이 운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특정 구간에서만 운행할 수 있고, 레벨 5는 모든 구간에서 아무런 제약도 받지 않는 완전자율주행을 의미한다.
한국 자동차 브랜드의 간판격인 현대자동차 역시 완전자율주행차 경쟁 시장에 뛰어든 지 이미 오래됐다.
자율주행에 대해서는 장밋빛 청사진 즉 낙관론이 지배적이다. 자율주행에 대해 빅데이터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SomeTrend)로 지난 3월 13일부터 4월 12일까지 자율주행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를 도출해 보았다. 자율주행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혁신적’, ‘안전’, ‘안전성’, ‘기대’, ‘효율적’, ‘적극적’, ‘긍정적’, ‘안정적’, ‘우려’, ‘기대되다’, ‘강세’, ‘대표적’, ‘무료’, ‘전세계적’, ‘전통적’, ‘경쟁심화’, ‘세계최초’, ‘획기적’, ‘세계적’ ‘독보적’, ‘고급’, ‘우위’, ‘선도하다’, ‘영향력’, ‘가능하다’, ‘새로운기술’, ‘최첨단’, ‘친환경적’, ‘성장하다’, ‘기여하다’ 등으로 나왔다(그림).

▲AI 에이전트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 [자료: 인사이트케이]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를 보면 ‘혁신적’, ‘획기적’, ‘세계적’ ‘독보적’, ‘고급’, ‘우위’, ‘선도하다’, ‘최첨단’ 등의 첨단 기술에 대한 기대감과 자신감이 드러나 있지만 ‘안전’, ‘안전성’, ‘안정적’, ‘우려’ 등 안전과 자동차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 역시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실제로 완전자율주행이 아니라 원격해킹주행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보안 관련 전문 언론 매체인 <보안뉴스>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원격 해킹을 경고하고 있다. 대중적으로 많이 팔린 일본 닛산 전기차 ‘리프’(Leaf)의 보안 취약점을 악용, 외부에서 차량 정보를 빼내고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음이 드러났다고 한다.
PC오토모티브 연구진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블랙햇 아시아 2025’에서 인터넷 망을 통해 리프의 움직임을 원격 통제할 수 있음을 보였다.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블루투스 연결 기능을 통해 차량 내부 네트워크에 침투했다. 차량 네트워크 접근 권한을 확보하고 원격 지령을 내릴 수 있는 통신 채널을 열어 인터넷망을 통해 차량에 몰래 접근하는 방법이다.
결정적인 문제는 차량 운행 중 외부에서 차량 운전대를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경적과 백미러, 조명 등도 통제할 수 있었다. 차량 운행 중에도 원격 제어할 수 있어 교통사고 등 치명적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우려된다.
외부 해킹 조직이 악의를 가지고 도로 위에서 주행하고 있는 여러 대의 차량을 원격으로 해킹해 조작한다면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최근 보안 전문가 두 명이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Starlink)를 탑재한 스바루사 차량에선 심각한 보안 취약점을 발견했다.

▲배종찬 연구소장 [자료: 인사이트케이]
침투에 성공하면 미국, 캐나다, 일본에 있는 모든 스바루 차량과 고객 계정에 무제한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두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차량번호판 중 하나만 알아도 최소 네 가지 공격을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원격으로 시동을 걸고, 문을 잠그거나 열 수 있으며 현재 위치를 조회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게다가 업데이트되는 정보를 통해 지난 1년간 차량 위치 기록도 조회할 수 있다고 한다.
편리함에는 공포가 따르는 것일까. 갑자기 섬뜩하고 무섭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가족과 함께 타고 가던 자율주행 차량이 갑자기 원격조정에 의해 브레이크가 고장 난다면 어떨까, 생각만 해도 아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직접 운전하지 않고도 자율주행 차량을 타고 드라이브를 즐기는 일은 편리함을 넘어 그 이상의 가치를 가져다준다. 하지만 상상이 가끔 현실로 나타나는 점을 감안하면 자율주행 이전에 해킹주행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일이 더욱 시급해 보인다.
[글_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저자 소개_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이 외에 미국, 일본, 홍콩 등에서 연구 경험을 가지고 있다. 주된 관심은 정치시사와 경제정책인데 특히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 글로벌 경제 분석 그리고 AI 인공지능 및 블록체인 보안 이슈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데이터 분석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심층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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