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보유특허 공개 안하니, 필요하면 개발업체나 USPTO 등 해당국 특허청에 직접 문의하라”는 답 돌아왔다.

▲보유특허 질문에 대한 답변 화면 [자료: 딥시크]
그래서 시킨대로 했다. 특허 빅데이터 검색 및 분석작업에 들어간 거다. 그 결과, US특허 기준 딥시크 보유특허는 단 1건도 없었다. 혹시나 해, 이번엔 자국 중국(CN)특허도 들여다 봤다. 역시 딥시크 개발업체인 ‘항저우 딥시크 인공지능 기초기술연구 유한공사’(杭州深度求索人工智能基础技术研究有限公司) 명의로 출원된 특허는 전무했다.

▲딥시크 ‘AI모델 훈련 데이터 세트의 구축 방법’ 특허 공보 [자료: 중국 특허청·윈텔립스]
그런데, ‘베이징 딥시크 인공지능 기초기술연구 유한공사’ 등 딥시크의 숨겨진 또다른 운영업체가 출원인으로 등재된 특허는 1건 확인했다. 모든 IP빅데이터는 기본적으로 공개를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자신의 특허를 숨기고 싶을 땐, 이처럼 다양한 꼼수가 행해지곤 한다. 특허DB 검색에 앞서, 해당 출원기업과 기술에 대한 광범위한 초벌 조사가 필요한 이유다.
지난해 3월 최우선 출원돼, 현재 중국 특허청에서 심사가 진행중인 이 특허 명칭은 ‘AI모델 훈련 데이터 세트의 구축 방법’. 딥시크와 같은 AI 모델을 훈련시키기 위해서는, 데이터 세트를 동일한 크기의 여러 시퀀스로 나눈다.
이렇게 분할된 시퀀스는 각 단위별로 인덱스가 설정된다. 이러면 해당 인덱스를 필요로 하는 질문, 즉 수요 비율에 따라 데이터 세트에서 샘플 데이터를 추출하는 게 훨씬 수월해진다. 안그래도 미국의 챗GPT 대비 가볍고 빠른 응대로 서비스 초반부터 매서운 기세를 보이고 있는 딥시크에, 더욱 강력한 무기가 장착되는 순간이다.
예견된 돌풍
이번 딥시크 열풍에 전세계가 긴장한다. 하지만 중국의 이른바 AI굴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대표적 선행지표 ‘특허’가 그렇게 말한다. UN 산하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중국은 생성형AI 관련 특허를 총 3만8210건 출원했다. 미국과 한국, 일본 주요 경쟁국들과의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다. 압도적이다.

[자료: WIPO]
대학 등 연구기관이나 민간기업별로 봐도 이같은 굴기가 허세가 아님을 객관적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딥시크 개발진 53명 가운데 MIT나 하버드 등 해외파는 단 4명 뿐이다. 21명이 베이징대 출신이고 칭와대와 저장대 역시 각각 7명과 3명이란 건, 그만큼 ‘Made in China’에 자신있단 얘기다.
또 하나의 예견...특허 전쟁!
미 트럼프 대통령의 AI 및 암호화폐 자문위원인 데이비드 삭스는 최근 폭스뉴스에 출연해 “딥시크가 미국 오픈AI의 지식재산권을 훔쳤단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삭스는 해당 증거를 제시하진 않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딥시크를 예의주시한다.
당장 상표권 잇슈가 문제다. 항저우 유한공사가 ‘DEEPSEEK’란 상표를 미 특허청에 출원한 건 지난 1월 28일. 하지만 하루 앞선 27일, 델슨 그룹이라는 미국 업체가 같은 ‘DeepSeek’로 먼저 상표를 신청해놨다. 상품분류도 ‘042 Class’ 즉, 온라인 서비스류로 겹친다. 향후 양사간 법적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루 차이로 미 특허청에 각각 제출된 ‘딥시크’ 관련 상표 출원서 [자료: USPTO]
때로는 창, 때로는 방패
2년전으로 돌아가보자. 지금의 딥시크만큼이나 챗GPT로 전세계를 열광케 했던 오픈AI. 이들 역시 당시 보유특허를 묻는 질문에 “공익을 위해 특허의 사적 소유를 금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2025년 3월 현재, 그새 23건의 특허를 확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1건은 국제특허(PCT)까지 따로 출원해놨다. 중국 등 글로벌시장을 향한 지식재산권 행사를 염두해둔 포석이다. 이렇듯 특허는 자신의 기술을 보호하는 두터운 방패이자, 때론 상대를 위협하는 날카로운 창이 되기도 한다.

[유경동 보안뉴스 IP전략연구소장(겸 편집국장)(editor@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