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판] 여러 가지로 불안한 시대에 테크 스타트업을 시작하려면

2023-07-22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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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이 테크 스타트업들로부터 원하는 것들이 최근 들어 빠르게 변하고 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획기적인 기술력에 초점을 맞췄던 것도 중요하지만, 점점 고객들과 직원들을 잘 유지하는 기업들에 가산점들을 부여하는 중이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작년부터 이어진 테크 분야의 겨울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빅테크라고 하는 기업들로부터 시작해 수많은 곳에서 앞다투어 대량 해고를 진행하는가 하면, 테크 스타트업들에 투자하는 은행들이 문을 닫기도 했다. 벤처 펀딩도 작년에 비해 50%도 되지 않는다. 테크 분야의 유명 기업들이 세계 곳곳에서 주가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그렇기에 지금이 테크 스타트업을 하기에 가장 좋지 않은 시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지 = gettyimagesbank]

테크 스타트업들에 사망이 선고된 것일까? 당연하지만 답은 ‘아니오’이다. 일단 벤처캐피탈 회사들은 여전히 테크 분야에 알게 모르게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덕분에 테크 분야로 유입되는 자금은 멈추지 않았다. 다만 벤처캐피탈이 투자를 결정하는 요인이 상당히 바뀌었다. 예전에는 많은 문제를 해결하게 해 주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기술, 성장 가능성에 많은 점수를 줬다면, 지금은 기본기에 충실하고 사업 운영 효율성이 높은 쪽을 선호한다.

필자는 벤처캐피탈은 물론 스타트업 CEO들과 다년간 대화를 나눠왔으며, 이를 통해 이른 바 ‘유니콘’이라고 하는 신생 기업이 어떻게 탄생하는지, 또한 IPO 이후 높은 기업 가치를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탐구해 왔다. 그러면서 현 시점 스타트업들이 주로 집중해야 할 것을 다음 6가지로 요약할 수 있었다.

1. 고객을 유치할 때도 가격 효율성을 생각해야 한다
이전에는 마케팅 비용의 대부분을 눈에 보이는 곳에 사용했다. 광고라든가 각종 스폰서십에 이름을 올리는 식으로 말이다. 그렇게 해놓고서는 누군가 우리 회사를 찾아주기를 바라는 게 이런 작업의 기본 메커니즘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돈을 무작위로 뿌리는 방식의 마케팅에 대해서 한 번 더 고민해야 한다. 무작위 대중들에게가 아니라 정확한 광고 표적을 정해서 회사를 노출시켜야 하며, 최첨단 포털이나 매체에 광고를 내는 것에서 탈피해 ‘입소문’이라든가 ‘지인 소개’와 같은 전략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 다음 스타트업들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한 번 찾아온 고객들을 ‘유지’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회사가 고객들에게 원하는 것은 ‘지갑’이었다. 일단 고객이 찾아오면 그들이 돈을 마구 써주기를 바라는 게 마케터들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요즘 투자자들은 ‘월간 이용자 수(MAU)’나 ‘세션별 체류 시간’과 같은 지표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고객들이 앱을 얼마나 다운로드 받느냐와 같은 지표보다 충실하고 꾸준하게 방문하고 찾아주고 시간을 써주는 고객들에 더 높은 가치를 둔다는 뜻이다.

2. 구독자들을 잡아 수익의 안정성을 높이라
투자자들은 안정성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그러므로 고객의 충성도가 꼭 필요한 지표가 된다. 특히 투자할 스타트업들을 선택할 때 이 부분을 굉장히 자주 본다. 무슨 소리일까? 판매 모델이 ‘1주일 동안 무료로 써보고 구매를 결정하세요’라든가 ‘기본 기능은 무료로 쓰고 더 많은 기능을 쓰려면 유료로 쓰세요’와 같다면 투자사로부터 선택을 못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 번에 큰 규모의 돈이 오가지 않더라도 구독의 형태로 꾸준히, 그리고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기업-고객의 관계를 선호하는 게 투자자들의 지금 성향이다. 이런 기업들은 고객의 변하는 필요와 요구를 유연하게 충족시킬 수 있다.

3. 소외되는 계층들이 있고, 소외되는 시장들도 있다
예전에는 스타트업들이 집중해야 할 고객들이 정해져 있었다. B2C 기업들은 대도시를 시장으로 삼고, 그곳 주민들을 광고 표적으로 삼는 게 정석이었다. B2B 기업들이라면 사원 많은 대기업들이나 사무실 밀집 구역에서 홍보를 시작했었다. 그러다 보니 대도시나 대기업들은 신규 서비스나 제품 정보가 넘쳐나게 됐다.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정말 자신감이 넘치고 확신이 있다면 그러한 경쟁에 뛰어들어도 된다. 하지만 조금은 경쟁이 덜한 곳을 찾는 것도 나쁜 방법은 아니다. 중소규모 도시라든가, 중소기업, ‘오픈 오피스’ 사무실들에서 첫 삽을 떠보는 것은 어떨까. 이런 곳에서 입지를 굳혀가는 것이 입소문 등으로 이어지면 생각지도 못한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4. 시장 적합성을 높이기에 집중하라
고객과의 관계성을 장기화시키는 게 중요하다는 건 시장 적합성이 우수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저 그런 시장 적합성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받으면서 장기적 관계를 유지할 고객은 그리 많지 않다. 시장 적합성이 높다는 건 다른 경쟁 제품이나 서비스보다 고객들의 필요를 더 충족시켜주는 것을 말한다. 특히 크게 쓸모가 없는데도 가격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덧붙이는 기능들이나 특성들을 빼고 주요 기능에만 주력한 것을 좋은 가격대로 만들어 시장에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 저것 어중간하게 다 되면서 가격이 높은 것보다 한 가지 기능에 특화되어 있으면서 가격이 적당한 것이 요즘은 좋다는 것이다.

5. 자동화 기술로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라
계속해서 강조하지만 스타트업들에 중요한 건 새 고객 유치보다 기존 고객 유지다. 예전에는 새 고객 유치가 훨씬 높은 비중을 차지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러니 매번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와 행사를 기획하는 데 골몰할 게 아니라, 각종 계기들을 통해 확보된 고객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물고기만 잡으려하지 말고, 이미 잡은 물고기들을 건강하게 육성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게 당연한 사업의 원리로 보이지만, 사실 많은 기업들이 잘 못하는 것이기도 하다. 새로운 사업 벌이기에만 집중하다가 충성 고객들을 놓치는 사례들은 이미 수두룩하다. 신규 고객의 존재는 당연히 귀중하지만, 이제는 기존 고객의 중요성 역시 간과할 수 없다.

게다가 고객의 경험을 향상시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디지털 기술들이 계속해서 시장에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인공지능이나 자연어 처리 기술, 각종 자동화 등을 통하여 고객 응대를 보다 빠르게 하고 FAQ 세션을 더 풍부히 가져가는 등 고객들이 ‘이 기업으로부터 꾸준한 지원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방법들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6. 넓게 보고 꾸준히 인력을 확보한다
스타트업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지역들이 존재한다. 미국에서는 베이에어리어(Bay Area), 인도에서는 방갈로어(Bangalore), 영국에서는 런던, 한국에서는 서울이 선호된다. 이런 지역에 스타트업들이 몰리면 인재들도 덩달아 몰리는데, 이건 좋게만 볼 현상이 아니다. 왜냐하면 인재들이 계속해서 회사를 그만두고 더 조건이 좋은 곳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즉 인재들을 놓고 회사들끼리 경쟁해야 하는 건데, 그렇게 되면 회사의 운영비가 올라가게 된다. 생각해 볼 문제다.

월급을 조금 주는 게 회사로서 지향해야 한다는 게 아니다. 같은 사람과 오랜 기간 같이 일하는 게 바람직한데, 스타트업들이 군집한 곳에서 그걸 하려면 너무나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오지에서 사무실을 열면 아무도 오려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무조건 대도시나 무조건 실리콘밸리를 외칠 게 아니라, 다른 후보지도 고려하며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또한 직무만 괜찮다면 다른 나라에 사는 인재들을 영입해 원격 근무를 시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제 조직들의 운영 방식이 조금은 변해야 할 때다. 이윤에 초점을 맞추는 것만큼 운영 효율에도 신경을 쓰고, 그것을 객관적인 지표로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 투자자들도 그 점을 눈여겨본다. 한 번에 떼돈을 버는 것보다 고객들과 직원들 모두 꾸준히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는 것이 조직에 더 요구되는 덕목으로 변하고 있다. 아무래도 요즘 경제 상황이 그런 식의 사업 방식에 더 가중점을 줄 수밖에 없다.

글 : 바닉 치트란 마이트라(Barnik Chitran Maitra), 회장, Arthur D. Little
아마 신하(Amar Sinha), 회장, Arthur D. Little
판카이 만(Pankaj Mann), 컨설턴트, Arthur D. Little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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