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유경동 IP칼럼리스트] 대화형 인공지능 검색툴 ‘챗GPT’ 열풍이 매섭다. 2022년 11월말 무료 배타버전 형식으로 출시된 이후, 2023년 1월 기준 전 세계 MAU, 즉 월간이용자수가 1억 명을 돌파했다. 불과 두 달여 만이다. MAU 1억 명 달성에, 페이스북이 3년 2개월, 유튜브가 2년 10개월 걸렸단 걸 감안하면, 챗GPT의 기세가 얼마나 위협적인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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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비영리 연구재단 오픈AI가 개발·운영 중인 AI챗봇 ‘챗GPT’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GPT’라는 AI 언어생성기를 chat, 즉 ‘대화’를 통해 구현한다. 여기서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는 어떤 문구(Text)가 주어질 때, 그 다음 말을 뭐라 할지 Pre-trained 즉, 미리 준비하고 예측해 말을 이어나가는 기술이다. 네이버나 구글 검색창에 특정 단어를 치면 연관검색어가 뜨는데, 이게 바로 GPT의 초기 수준격인 셈이다. 그래서 챗GPT를 실제로 써보면, 질문에 대한 답변이 절대 한 번에 일괄 제시되지 않다. 단어나 문장이 계속 덧붙여져 나온다. 이게 GPT의 전형적인 프로세싱, 즉 대화 방식이다.

▲챗GPT의 실제 구현 모습 [자료=오픈AI]
거두절미! 챗GPT에 직접 물었다. 자신의 운영사 ‘오픈AI’의 보유특허 현황 말이다. 그러자, “오픈AI는 특허를 출원하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the common good’ 즉, 공익을 위해서라는 게, 챗GPT가 뒤이어 덧붙인 설명이다.
이번엔 좀 에둘러, ‘AI챗봇 특허 보유 글로벌기업 현황’을 물어봤다. 그새 학습이 된 건지, 눈치 빠른 챗GPT가 “난 잘 모르겠으니, USPTO나 EPO 등 각국 특허청 DB를 검색해보라”고 답한다. 시키는 대로 했다. 주요국 특허청 DB를 전수 조사한 것이다. 챗GPT 말대로다. 머신러닝 기반의 챗봇 관련 유의미한 주요 특허 중, 출원인이 ‘오픈AI’인 특허는 단 1건도 없었다.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한 기업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였다. 그 다음으로 중국의 텐센트, 소세로, IBM, 팬데믹 인사이츠 등의 순이었다.

▲챗봇 특허 보유 글로벌 상위 10개사 [자료=윈텔립스]
이 가운데 2023년 1월 공개된 MS의 ‘비정형 데이터의 분류 및 확대’라는 특허를 보자. 실시 예에 따르면, 텍스트 문자열을 분류하고 식별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통해, 일종의 ‘팩트 저장소’에 데이터 소스를 쟁여둔다. 이렇게 비정형 또는 반구조화된 각종 팩트들로 가득 채워진 저장소는 PC나 스마트폰 등 로컬 컴퓨터 장치 상에서 이용자와의 대화시 콘텍스트, 즉 문맥이나 맥락을 실시간으로 불러내는 엔진 역할을 한다.

▲MS ‘비정형 데이터의 분류 및 확대’ 특허도면 [자료=USPTO/윈텔립스]
또 다른 특허 하나를 보자. 텐센트와 함께 중국 양대 게임업체중 하나인 넷이즈(Netease)의 ‘언어모델 훈련법 및 장치’라는 특허다. 2022년 10월 공개돼, 현재 중국특허청에서 심사가 진행 중이다.
청구항에 따르면, 챗봇의 대화 응대를 단계별로 세팅해놓는다. 이를 통해, 사전학습 언어모델의 목표매개변수 획득을 보다 용이하게 하겠단 얘기다. 예컨대, 이용자가 가상 캐릭터를 선택할 경우, 각 캐릭터에 해당하는 언어 모델이 기세팅된 단계별로 신속 전환된다. 텍스트 응답 정보도 한결 유연하게 생성된다. 게임업체다운 발상이다.

▲넷이즈(Netease) ‘언어모델 훈련법 및 장치’ 특허도면 [자료=CNIPA/윈텔립스]
오픈AI를 비롯해 MS나 IBM 등 유명 미국기업이 상위권에 포진돼 있어 잘 들어나진 않지만, AI챗봇 특허보유 추세를 보면, 중국을 간과할 수 없다. 전체 특허의 38%가 중국기업 소유다. 미국은 그보다 적은 33%다.

▲AI/머신러닝 특허 보유 글로벌기업 순위 [자료=스태티스타]
그럴만도 한게, 챗봇의 원천기술에 해당하는 ‘AI’와 ‘머신러닝’ 특허 세계 최다 보유기업 1, 2, 5위가 모두 중국업체다. 이른바 ‘AI 공정’에 중국이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오픈AI 상표출원 현황 [자료=미 특허청/인투마크]
이번 조사 과정에서 챗GPT 오류 하나 발견했다. “지식재산권을 사적으로 소유하지 않다”는 답변과 달리, 오픈AI는 챗GPT의 서비스 개시 직후인 2022년 12월, 미 특허청에 ‘CHATGPT’란 이름으로 상표 출원을 했다. 그것도 컴퓨터를 비롯해, 의류,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총 4개 분야에 걸쳐 폭넓게 상표권을 확보해둔 상태다.

“유경동의 IP인사이트 칼럼 원고를 대신 써달라”는 요청에 대한 답 역시 부정확했다. 아직까진 갈 길 먼 챗GPT다. 하지만, 학습 진화 속도가 지금껏 그 어떤 AI툴보다 빠르고 강력하다. 예의주시해야 할 이유다.
[글_ 유경동 IP칼럼니스트]
필자 소개_ 윕스 전문위원과 지식재산 전문매체 IP노믹스 초대 편집장, 전자신문 기자 등을 역임했다. EBS 비즈니스 리뷰(EBR)와 SERICEO, 테크란TV 등서 ‘특허로 보는 미래’ 코너를 진행 중이다. IP정보검색사와 IP정보분석사 자격을 취득했다. 저서로는 △특허토커 △글로벌 AI특허 동향 △주요국 AIP 동향과 시사점 △특허로 본 미래기술, 미래산업 등이 있다. 글로벌 특허전문 저널 英 IAM 선정 ‘세계 IP전략가 300인’(IAM Strategy 300:The World’s Leading IP Strategists)에 꼽혔다. ICTK홀딩스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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