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0일 “조선기술 유출 심각성 환기” 목적의 행사개최
국내 산업기술의 해외 유출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법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이 관련 모의재판을 진행하기로 해 관심을 끈다.
한양대 법대 학술모임 지적재산권법학회는 다음달 10일 제2법학관 모의법정실에서 우리나라 핵심산업인 조선산업 기술의 해외 유출문제를 다룬 모의재판 ‘이 세상에 완벽한 비밀은 없다-산업스파이와 영업비밀에 관한 법적분쟁’을 연다.
이번 모의재판은 조선기술 유출의 심각성을 환기시키기 위한 목적에 따른 것으로, 주최측은 영업비밀의 비공지성과 비밀 유지성에 대해 논할 예정이다. 아울러 형법상의 업무상 배임죄와 횡령죄 등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할 계획이다.
원고인 A조선회사는 배를 만드는 도크가 짧아 큰 배를 건조하지 못했다. 이에 고민을 하던 중 ‘배의 부분을 따로 만들어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걸 알고는 회사 연구원 갑과 을로 하여금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도록 했다.
한창 연구를 진행하던 갑과 을은 어느날 대학 동문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같은 회사 동료로 이 프로젝트에 참가하기 원했던 병과 정에게 중요 기술에 대한 얘기를 했다. 취중에 회사의 기술정보를 흘린 것이었다.
이후에 갑과 을은 이 프로젝트의 핵심인 댐의 설계도를 만들었다. 그로부터 4개월 뒤 병과 정 역시 동문회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해 개인적으로 댐 설계도를 완성했다. 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한 설계도가 또 하나 제작된 순간이었다.
병과 정은 이 사실을 회사에 보고하지 않았다. 특히 병은 회사를 대표해 A조선회사의 중국 진출에 도움을 주기로 한 중국 조선회사 B와 기술에 대한 협상을 하기 위해 방중, 그동안 비밀리에 만든 설계도의 일부를 넘겨주기도 했다.
그후 이 기술은 정부에 의해 산업기술로 지정됐다. 이에 자신들이 제작한 설계도가 산업기술인지 확신하지 못한 병과 정은 B조선회사에 관련 문서를 돌려달라고 했지만, B사는 이를 거부하면서 오히려 두 사람에게 입사할 것을 요구했다.
결국 회사로부터 불이익을 당할 걸 두려워한 병과 정은 B사에 들어가기 위해 사직서를 냈고, 산업기술로 지정받은 기술을 보유한 조선회사의 베테랑 연구원이 돌연 중국으로 떠나는 걸 수상히 여긴 국정원에 의해 전모가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원고 A사는 “회사에서 자체 개발한 기술이므로 알려지지 않았다”며 비공지성을 충족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피고인 병과 정은 “관련 기술이 프로젝트팀이 아닌 연구원들에게 일부 알려졌다”며 반대주장을 펴고 있다.
비밀관리 여부에 대해서는 원고가 “비밀유지서약서와 경업금지서약서, 보안교육과 보안프로그램 등 최대한 보안관리를 했다”는 입장이나 피고는 “특별한 보안관리가 없었다”는 뜻을 나타내고 있어 매우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이날 재판에는 현재 서울중앙지법에 부장판사로 재직하고 있는 박희승 판사가 주심으로, 한대 법대에 재학하고 있는 두 명의 학생이 배심으로 출연, 명쾌한 판결을 내려줄 예정이다.
학회는 이번 모의재판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다수의 변호사와 변리사에게 자문을 구하면서 행사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앞서 학회는 지난 2002년 ‘소리바다에 관한 법적논쟁’을 시작으로, 매년 한 차례씩 모두 6번에 걸쳐 지적재산권에 관한 모의법정을 열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최한성 기자(boan1@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http://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