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측, ‘톤(TON) 코인 공격’ 겨냥한 미국의 제재 정책 일환 주장
두로프 예비기소 확정... 출국 금지 명령 및 석방 보석금 약 74억 원 내걸어
프랑스 당국, 공동창업자 ‘니콜라이 두로프’ 체포영장 발부... 現 소재 불명
[보안뉴스 이소미 기자] ‘표현의 자유 수호’를 가장 큰 가치로 내세워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던 메신저 ‘텔레그램(Telegram)’의 창립자 ‘파벨 두로프(Pavel Durov)’가 프랑스 파리의 르부르제 공항에서 체포됐습니다.
■ 방송 : 보안뉴스TV(bnTV) <보안家 핫이슈>
■ 진행 : 이소미 보안뉴스 기자
▲보안家 핫이슈 ‘텔레그램 CEO 파벨 두로프 체포된 이유’ 시작 화면[이미지=보안뉴스]
프랑스, 텔레그램 CEO ‘파벨 두로프’ 상대로 체포영장 발부
이번 영장은 프랑스 영토 내에서만 집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공교롭게도 두로프가 프랑스에 개인 전용기를 타고 방문하면서 프랑스 당국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여러 유럽 국가들은 두로프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해 둔 상황으로 두로프가 텔레그램이 감시받는 나라를 피해 도피 생활을 벌여온 만큼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프랑스에 방문했다는 사실이 의아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프랑스 사법 당국은 파벨 두로프에 대한 수사를 지난 2월부터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프랑스 정부가 두로프의 전용기 조종사를 매수한 게 아니냐는 설도 제기됐습니다. 실제 러시아 인터넷안전연맹 대표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두로프의 체포는 러시아 주요 기업이 투자한 ‘톤(TON) 코인’을 향한 공격이 분명하다”면서, “미국 제재 정책의 연장선”이라 언급해 두로프 체포 배후가 ‘미국’이라는 주장이 나오며 러시아와 프랑스 간의 신경전으로까지 번졌습니다.
두로프가 개발한 ‘톤(TON) 코인’, 체포 소식에 20% 넘게 급락하기도
‘톤 코인’은 두로프가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로 가상자산 시가총액 순위 8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요. 그러나 이번 체포 여파로 톤 코인의 주가가 20% 이상 넘게 급락하면서 가상자산업계는 사생활 보호와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들며, 두로프의 석방을 촉구하며 나서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주요 인사들과 비영리 단체들도 그의 석방을 주장한 바 있습니다.
억만장자 재산가로 알려져 있는 러시아 태생의 두로프는 그의 형 니콜라이 두로프(Nikolai Durov)와 함께 ‘텔레그램’을 개발했는데요. 미국의 메타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와 견주어 ‘러시아 저커버그’로 불릴만큼 영향력 있는 인물입니다. 실제 자신의 ‘정자 기증’으로 이슈 몰이를 하기도 했었죠. 텔레그램은 당시 흔치 않았던 ‘종단간 암호화 기술’을 셀링포인트로 ‘온라인 익명성’을 강조하며 승승장구했습니다. 현재 실제 이용자만 9억 명으로 내년까지 10억 명 달성을 목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각종 불법 거래 공모 및 범죄 조직에 암호화 서비스 제공 혐의... 수사 비협조
그렇다면 왜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텔레그램 CEO인 두로프에 수배령을 내리고 체포에 혈안이 됐던 걸까요? 그 배경에는 텔레그램이 강력한 보안을 이유로 테러, 마약, 아동 성착취 콘텐츠 불법 거래와 각종 성범죄, 사이버 범죄 등 악질 범죄 행위들에 대해 어떠한 조치나 협조에도 응하지 않고 수년간 방치한 점을 들어 다수의 중대 범죄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프랑스 사법 당국은 두로프에게 미성년자 성범죄와 마약 밀매·사기 등의 불법 거래 공모와 자금세탁 등 범죄 조직에게 암호화 서비스를 제공한 점을 혐의로 들었는데요. 당국 검찰은 미성년자 성착취물 관련 사건 수사를 진행하며, 텔레그램 측에 용의자 신원 제공을 요청했지만, 무응답으로 일관해 두로프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국내에서만도 텔레그램 N번방 사태로 사회적인 충격을 안겼고, <보안뉴스>에서 단독으로 보도된 IP카메라 해킹으로 사생활 유출 등의 민감 영상들이 텔레그램을 통해 공유되는 등 온갖 사이버 범죄·테러의 온상지가 되며 ‘제2의 다크웹’으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두로프 예비기소 확정... 출국 금지 명령 및 석방 조건 보석금 약 74억 원
프랑스 매체 TF1은 두로프의 구속이 확실하며, 구속 후 기소 역시 기정사실화됐다고 보도했는데요. 두로프가 보유한 막대한 자산으로 도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해당 매체는 두로프가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당국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예비기소 된 두로프에 대해 출국 금지 명령과 함께 보석금 약 74억 원을 지불하는 조건으로 석방을 허가했는데요. 이에 따라 두로프는 일주일에 두 번 경찰서에 출석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예비기소의 경우, 수사판사의 조사 결과에 따라 본 기소 여부를 판단 받게 됩니다.
한편, 프랑스는 텔레그램 공동창업자인 그의 형 니콜라이 두로프에 대해서도 “지난 3월에 이미 체포영장을 발부했지만 아직까지 니콜라이의 소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당국 경찰은 텔레그램 상에서 이루어진 다양한 범죄와 관련해 두로프의 관리 소홀 및 범죄 방관 여부를 면밀히 들여다 볼 계획이라고 외신은 전했습니다.
[이소미 기자(boan4@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