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히 떨어진 슈퍼컴퓨터에 대한 관심, 이게 다 클라우드 때문?

2021-11-30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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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기업들이 슈퍼컴퓨터를 갖출 것만 같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 아무도 슈퍼컴퓨터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당연히 슈퍼컴퓨터를 구매했다는 기업도 찾기 힘들다. 왜 어느 날 갑자기 이 기술은 관심에서 멀어졌을까?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굉장한 성능을 가진 슈퍼컴퓨터들이 모든 회사들에 있어야 할 것처럼 보이던 때가 있었다. 데이터베이스도 커지고, 요구되는 데이터 처리 속도는 갈수록 짧아지며, 엔지니어링 도구들과 각종 IT 기술과 관련된 문제들은 복잡해지니 말이다. 그렇게 슈퍼컴퓨터가 없으면 안 될 시대가 곧 올 것만 같았는데, 갑자기 그런 성능 좋은 컴퓨터에 대한 관심이 사라졌다.


[이미지 = utoimage]

퀀텀 컴퓨팅 전문 업체 아이온큐(IonQ)의 CTO인 크리스 몬로(Chris Monroe)는 이런 갑작스런 시장의 분위기에 대해 “어마어마한 속도와 연산 처리 능력을 자랑하는 슈퍼컴퓨터들이지만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는 공간을 차지한다는 문제와, 어마어마한 전기세와 열기 때문에 구비가 망설여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게다가 그 가격 때문에라도 주류가 되기는 힘든 게 슈퍼컴퓨터들이었습니다.”

슈퍼컴퓨터들이란 무엇인가? 전통적인 정의에 따르면 매우 높은 연산 처리량과 빠른 상호 접속 능력을 자랑하는 컴퓨터 기기로, 여러 개의 병렬 하드웨어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딜로이트 컨설팅(Deloitte Consulting)의 CTO인 스콧 부크홀츠(Scott Buchholz)는 “현재까지 기업 환경에서 발생한 거의 모든 문제들은 최신 프로세서들을 탑재한 컴퓨터들과 병렬 서버들을 활용함으로써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기술이 상용화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API들과 각종 사설 클라우드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가 등장하면서 슈퍼컴퓨터의 고성능이 필요 없게 되었습니다. 아주 특수한 목적을 가진 조직 외에는 모든 문제를 이런 신기술들로 풀어낼 수 있게 되었거든요.” NASA의 CTO인 크리스 맷맨(Chris Mattmann)의 설명이다. “어마어마한 기능과 속도 하나만 가지고 있던 슈퍼컴퓨터는, 기업 환경에서 발휘되어야 할 다른 장점들을 갖추지 못하게 되었고, 그래서 뒤로 밀려났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슈퍼컴퓨터들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기상 예보, 분자 시뮬레이션, 유체역학 등 고차원적인 과학 연구와 엔지니어링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조직들의 경우, 비싸고 불편하고 덩치가 크더라도 슈퍼컴퓨터의 성능이 필요하다. “슈퍼컴퓨터가 주류에서 조금 밀려났다고 해도, 수요 자체가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습니다. 슈퍼컴퓨터만이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남아 있거든요.” 부크홀츠의 설명이다.

비정형 데이터를 주로 다루는 업체 코르티컬(Cortical.io)의 CEO 프란시스코 웨버(Francisco Webber)의 경우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해야 하는 임무를 가진 조직들이라면 슈퍼컴퓨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날마다 페타바이트 단위의 정보를 입수하고 처리해야 한다면 일반적인 CPU로 제시간에 일을 마칠 수가 없습니다.”

최근에는 GPU나 TPU를 기반으로 한 슈퍼컴퓨터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슈퍼컴퓨터들은 인공지능이나 머신러닝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들을 처리해야만 하는 일이죠. 그러나 아직까지는 이런 작업을 클라우드 컴퓨터를 잠시 빌려서 하는 것으로 충분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슈퍼컴퓨터를 구매하기로 결정할 정도까지는 아닌 것이죠. 늘 대량의 데이터를 알고리즘에 주입할 수 있는 상황이거나 필요한 조직이 얼마 없다는 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슈퍼컴퓨터는 여전히 학술 기관과 정부 기관들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보통이다. 일부 에너지, 자동차, 우주공학, 화학, 제약 업체들도 슈퍼컴퓨터를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언젠가 기업들이 이런 조직들만큼의 연구와 실험을 진행해야 한다면 슈퍼컴퓨터도 기업 환경에서 다시 주목받을지도 모릅니다.” 몬로의 설명이다.

맷맨은 “새로운 유형의 슈퍼컴퓨터 아키텍처에 기술 발전의 방향이 틀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다. “인간의 신경 구조와 유사한 컴퓨터나 양자컴퓨터가 좋은 예죠. 슈퍼컴퓨터를 개발하는 기업들도 이런 기술에 더 집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몬로는 “전통적 방식의 컴퓨터 기술들은 곧 한계에 다다를 것”이라고 예측한다. “무어의 법칙은 이미 깨졌습니다. 실리콘 칩 이후의 것들을 생각해야 합니다. 슈퍼컴퓨터라 한들 이런 전통적 방식의 컴퓨팅 방식을 기반으로 한다면 금세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양자컴퓨터와 같은 새로운 아키텍처와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의 슈퍼컴퓨터가 각광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는 건 슈퍼컴퓨터의 미래라고 하는 게 결국 양자컴퓨터로 귀결된다는 뜻이고, 몬로는 “양자컴퓨터가 미래에 다가올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더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금융 위기 관리, 새로운 약의 개발, 거시 경제 모델링, 기후 변화 등 이제는 난이도와 복잡성, 규모의 측면에서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문제들이 속출할 겁니다. 이미 이런 문제들을 직접 해결해야 하는 조직들은 슈퍼컴퓨터보다 양자컴퓨터에 더 큰 관심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크홀츠는 “슈퍼컴퓨터든 양자컴퓨터든 사람들의 견해와 생각은 당분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장비가 당신의 기업에 필요한 상황인가, 라고 묻는다면 거의 모든 기업이 지금 상태로는 ‘아니오’라고 답할 겁니다. 아마 가까운 미래에도 그 답은 여전히 ‘아니오’일 것이고요. 아무리 성능 좋은 태블릿 컴퓨터가 매년 나와도, 결국 소비자들 대부분은 영화 보는 데 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그럼에도 슈퍼컴퓨터가 언젠가는 모든 조직들에 사용될 것이라는 의견에 부크홀츠는 반대하지 않는다. “언제가 될지 아무도 모르겠지만, 오늘 우리가 슈퍼컴퓨터라고 부르는 것이 미래에는 ‘어느 조직이나 가지고 있는 흔한 하드웨어’가 될 것입니다. 지금 어느 회사들이나 모든 직원들이 사용할 PC와 노트북을 갖추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3줄 요약
1. 방대한 데이터 처리와 각종 예측을 위해 꼭 필요할 것 같았던 슈퍼컴퓨터.
2. 하지만 현장에서 처리해야 할 문제는 현존하는 컴퓨터와 클라우드 기술로 충분히 해결 중.
3. 결국 주류 되지 못한 슈퍼컴퓨터, 양자컴퓨터에게 미래를 내어줄 확률 높아 보임.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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