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안심번호 기자가 써보니] “개인정보 보호에 좋지만, 쓰는 사람 거의 없어요”

2021-02-2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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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이용시설 출입 시 작성하는 출입명부에 전화번호 대신 사용하는 개인안심번호
개인정보 유출 방지 위한 개인안심번호 발급 방법과 사용법 총정리
홍보 미흡 지적과 함께 정보취약계층 대상 사용방법 안내 강화 필요성 제기


[보안뉴스 이상우 기자] #. 출근길, 자주 가던 카페에 들러 머핀과 커피를 산 직장인 신씨(20대, 여)는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 알 수 없는 상대방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누군지 모르는 남성은 전화를 통해 오늘 아침 카페에서 보고 첫눈에 반했다며 계속 연락해도 되는지 묻는다.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고 연락을 했는지 물어보니 카페에서 수기로 기록한 출입 명부를 보고 알아냈다고 한다. 황당하다 못해 무서운 느낌까지 든다.


▲방역을 위해 기록하는 수기 명부는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있다[사진=보안뉴스]

최근 국내에서는 음식점이나 카페는 물론 각종 다중이용 시설 출입 시 명부를 작성한다. 이를 통해 확진자와 동선이 겹칠 경우, 방문자가 기록한 개인정보를 방역에 활용해 감염병 전파를 차단한다. 출입을 기록하는 방식은 크게 QR코드를 이용한 체크인과 수기로 명부를 작성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QR 체크인의 경우 특별한 개인정보 노출 없이, 네이버 앱, 카카오톡, 패스 앱 등을 이용해 사전에 생성한 QR 코드를 매장에 비치된 기기에 인식해 즉시 출입 여부를 기록할 수 있다. 하지만 소상공인에게는 이러한 기기를 비치하는 것이 부담스러울수 있어 여전히 수기명부를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수기명부를 통한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앞서 언급한 가상의 사례 외에도, 스팸 발송이나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악용할 목적으로 수기명부를 몰래 촬영하거나 훔치는 사례가 있는가 하면, 해당 매장에서 명부를 파기하지 않고 기록된 전화번호를 이용해 광고 메시지를 보낸 사례도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처럼 수기명부 작성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지난 2얼 19일부터 ‘개인안심번호’라는 제도를 시행했다. 방역 목적으로만 쓰여야 하는 명부가 사적인 목적에 쓰이는 것을 예방하고, 보유기간 후 명부 미 파기나 분실 등으로 인한 정보유출을 막기 위해서다.

개인안심번호란 전화번호 대신 ‘01가23나’처럼 한글과 숫자를 혼합한 6자리 문구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다중이용시설 출입 시 수기로만 기록할 수 있는 경우 이를 기록하면 된다. 개인안심번호는 최초 1회 발급한 것을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기존 QR 체크인 사용자는 별도의 등록이나 가입 없이 이미 해당 번호를 발급한 상태다.

네이버, 카카오, 패스 등 앱에서 QR 체크인 기능을 실행하면 이미 발급된 개인안심번호를 확인할 수 있다. ‘개인안심번호’라는 또 하나의 개인정보가 생기는 것은 아닌지 우려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전화번호를 무작위로 치환한 익명정보이기 때문에 이 번호만으로는 특정인을 구분하거나 해당 번호로 직접 연락을 할 수 없으며, 사적인 목적의 이용을 막을 수 있다.


▲네이버 앱에서 개인안심번호를 확인하는 방법[자료=보안뉴스]


▲패스 앱에서 개인안심번호를 확인하는 방법[자료=보안뉴스]


▲카카오톡 앱에서 개인안심번호를 확인하는 방법[자료=보안뉴스]

네이버 앱에서는 앱 실행 후 우측 상단에 있는 QR 체크인 항목을 선택해 나타나는 창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패스 앱 역시 마찬가지로 우측 상단의 QR 체크인을 선택하면 된다. 카카오 앱의 경우 우측 하단에 있는 더 보기(··· 모양 버튼)를 누른 뒤 우측 상단 QR 체크인을 선택하면 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개인안심번호 도입을 통해 그동안 수기명부 작성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부담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에 기반한 안전한 데이터 활용을 통해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역학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역학조사지원시스템을 개선하겠다”며 개인안심번호를 소개한 바 있다.

방역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 유출을 차단하는 데는 효과적인 방식이지만, 아쉬운 점도 여전히 있다. 우선 이 방식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듯한 모습이다. 실제로 기자는 지난 주부터 마포구 일대에서 수기명부를 사용하는 일부 매장 이용 시 개인안심번호를 기록했으나, 필자 외에는 이를 사용하는 사람이 없었다.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도입된 방식인 만큼 정보주체인 국민에게 제도의 존재나 사용방식 등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에 취약한 계층이 이용하기 어렵다는 점 역시 아쉽다. 자신의 개인안심번호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우선 스마트폰과 QR 체크인을 지원하는 앱이 필요하다. 또한, 해당 앱을 처음 사용한다면 회원가입은 물론, QR 체크인 등록을 위한 절차도 필요하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청장년층이라면 “체크인용 QR코드가 나오는 창에 개인안심번호도 있다”는 말만 들어도 이를 확인할 수 있지만, 이러한 방식이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런 이유에서 정부는 스마트폰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정보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 사업에 개인안심번호 사용법 교육을 포함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상우 기자(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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