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판] 코로나가 오히려 생장점을 터트린 IT 분야, 챗봇

2020-09-12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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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 근무와 온라인 교육 확대되면서 각 조직들로 퍼부어지는 고객 문의들
간단한 단답형 챗봇은 이제 내리막길...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챗봇이 고가치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코로나 사태를 타고 급격하게 부상한 기술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비디오 컨퍼런싱 즉, 영상 회의 기술이다. 그 뒤를 온라인 협업 플랫폼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얼마나 ‘부스트 효과’가 컸냐면, 영상 회의 및 협업 플랫폼인 줌(Zoom)의 경우 지난 8월 31일 회사의 2사분기 수익이 1사분기의 그것보다 355% 증가했다고 발표했을 정도다.


[이미지 = utoimage]

팬데믹 사태라는 ‘특수’를 누린 기술 분야가 또 있다. 바로 챗봇이다.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인 세일즈포스(Salesforce)에서 인공지능 프로젝트 아인슈타인(Einstein)을 이끌고 있는 마르코 카살라이나(Marco Casalaina)는 “코로나 사태 때문에 정신이 없는 게 사실인데, 그 와중에 챗봇이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서부터 두 배로 늘어났다”고 말한다. 세일즈포스의 챗봇 고객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뜻이다.

왜 챗봇이 늘어나고 있을까? 재택 근무나 온라인 교육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고객 문의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카살라이나는 설명한다. 고객의 문의가 많아지고 있는데, 마냥 기다리게 할 수만도 없고, 그래서 찾아낸 것이 챗봇이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도소매 산업에서의 챗봇 사용량이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고객 서비스에 활용되는 챗봇이 요 근래 엄청나게 늘어났습니다.”

공공 기관 고객들도 늘어났다고 세일즈포스는 첨언한다. “예를 들어 최근 뉴멕시코 주립 노동청이 올리비아(Olivia)라는 저희 챗봇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팬데믹 때문에 고용 시장이 불안해졌기 때문에 노동청에 문의 전화를 하는 경우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죠. 뉴멕시코 노동청에 설치한 올리비아가 한 주 동안 처리하는 민원이 10만 건이 넘습니다. 이걸 인력으로 다 채우기란 불가능합니다.”

기술 분야의 리서치 업체인 옴디아(Omdia)의 수석 분석가인 마크 베큐(Mark Beccue)는 “사실 챗봇 시장은 팬데믹 사태 전부터도 꾸준히 커지고 있었다”고 말한다. “챗봇은 인공지능의 하위 분야 중 하나입니다. 인공지능은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는 IT 부문이고요. 인공지능은 투자 대비 효과가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특히 비용 절감에 있어서 기대치가 큽니다. 여기에다가 챗봇은 퇴근시간이 없어 고객 서비스가 24시간 유지될 수 있으니 반응이 좋죠.”

챗봇의 두 가지 유형
넓은 개념에서 보면 챗봇에는 두 가지 유형이 존재한다. 하나는 좀 더 오래된, 그러므로 보다 단순한 것으로 직관적이고 단순명료한 질문을 이해하고 짧게 답해주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 이런 류의 챗봇은 구축도 쉽고 현장에 빠르게 투입시킬 수 있다. 따라서 코로나 사태처럼 상황이 급변하여 충분한 준비 단계를 거칠 수 없었을 때 긴급 대처의 일환으로 활용하기에 좋다. 다만 변수에 대한 대응이 불가능하고 확장성도 부족하다. 장기적 안목으로는 투자 가치가 떨어진다.

시장 조사 기관 포레스터 리서치(Forrester Research)의 수석 분석가인 이안 제이콥스(Ian Jacobs)는 “미리 입력된 스크립트 혹은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구성된 챗봇은 빠른 구축과 현장 투입이 필요할 때 대단히 유리하기 때문에 팬데믹 사태가 진행되는 지금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제한적이긴 하지만 여러 가지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기업이나 기관에 쏟아져 들어오는 문의에 일단 어느 정도의 답을 해줄 수 있으니까요. 콜센터 직원을 수백 명 더 고용해야 되는 걸 챗봇 하나가 해결해주니 비용도 절감되고요. 하지만 이런 간단한 봇의 가치는 이미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봐야 합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두 번째 유형의 챗봇이다. 자연어 처리 기술이 훨씬 고차원적이고, 따라서 보다 복잡한 대화도 할 수 있다. 당연히 알고리즘이 학습을 하고, 실제 현장에 투입되는 데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구축 과정 자체도 보다 더 복잡하다. “먼저는 실제 현장에서 고객들이 하는 질문들을 수집하는 기간이 필요합니다. 아무 것도 이해하지 못하고, 어떤 답을 스스로 내릴 수 없는 상태에서 공부만 하는 거죠. 하지만 그 학습 과정을 통해 보다 가치가 높은 챗봇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유형의 챗봇의 인기와 수요는 지난 수년 동안 크게 올라갔다. 자연어 처리 기술이 크게 발전했다는 것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등장한 GPT-3 모델의 경우 자연어를 얼마나 능숙하게 처리하는지, 인간을 흉내 낸 텍스트를 기가 막히게 생산한다. 특정 작가나 기자, 싱어송라이터의 문체를 흉내 내는 것도 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할 정도다. 다만 이런 기능과 잠재력을 기업 환경에서 어떻게 가치 있게 활용할 것인가가 아직 충분히 연구되지 않은 상태다.

시장 성숙도와 활용 주의점
시장 조사 기관 가트너(Gartner)의 부회장인 매그너스 레방(Magnus Revang)의 경우, “현재 조직들의 절반 이상이 챗봇에 속하는 기술 하나 쯤은 사용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한다. “활용 사례들이 점점 쌓이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는 단순한 대답만 하는 챗봇들이 거의 대부분이라 큰 의미가 있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챗봇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게 생각만큼 실속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게 현재 모습입니다. 당연히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것보다는 낫지만요.”

그러면서 그는 “아직까지 고객 문의에 대응하는 챗봇이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말한다. “기술 문의나 인사 관련 문의를 받는 챗봇들이 그 다음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고요.” 챗봇은 다목적으로 활용될 수도 있지만(고객 문의), 특정 분야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기술 문의나 인사 관련 문의) 학습을 시킬 수도 있다. 챗봇을 공급하는 기업들은 보통 이 두 가지(다목적 / 특수 분야) 옵션 모두를 제공하지만 특화된 분야를 깊이 있게 공략하는 기업들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레방은 설명한다.

“챗봇 시장은 아직 성숙기를 맞이하기에 한참 남았습니다. 즉 가격이나 상품 품질에 대한 표준화 등이 정착되지 않은 것이죠. 그래서 사용자 입장에서는 정말 고르기가 힘듭니다. 다만 팬데믹 사태를 맞아 자동화 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고, 그 때문에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한 동력을 확보한 상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거품이 끼기 쉽고, 사용자들 사이에서 나쁜 이용 사례가 나오기 시작하니 조심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레방은 “많은 기업들이 챗봇을 활용한 가치 창출을 증명하려고 너무 성급하게 접근하는 실수를 저지른다”고 경고한다. “그러면서 충분한 정보 없이 구축만 빠르고 확장성은 낮은 봇넷을 구매하기도 하고, 여러 이해 관계자들이 전혀 바라지 않는 지점에서 억지 가치를 끌어내 챗봇 기술에 대한 나쁜 인상부터 심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렇게 되면 진짜 챗봇을 활용해야 할 때 구매 결정자를 설득하기가 매우 힘들어집니다. 처음부터 분명한 목적을 설정한 상태에서 챗봇에 접근해야 합니다. 우선 사놓고 목적을 찾는 건 안 좋은 결말을 냅니다.”

챗봇 벤더 중 하나인 세일즈포스는 “시장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은 것이 분명하다”고 말한다. “약간의 차이야 있지만 산업 구분 없이 챗봇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사롭지 않아요. 이제 챗봇은 모든 기업 활동의 기본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자연어 처리 기술이 발전하면 할수록 이 현상은 가속화할 겁니다. 또한 채봇 기술 자체도 발전하여 구축과 활용이 쉬워지고 확장성도 좋아질 것이고요. 사용자들 편에서의 가치 창출 고민이 시작되어야 할 때입니다.”

3줄 요약
1. 팬데믹 사태를 타고 날아오르고 있는 챗봇 분야.
2. 간단한 자동응답기형 챗봇의 가치는 소멸. 대화형 챗봇이 떠오르고 있음.
3.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인공지능, 보다 가치 있는 사용처 찾아야 함.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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