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성기노 기자] 비트코인에 이어 다른 디지털통화인 이더리움(Ethereum)도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6월 11일 미국 CNBC는 코인데스크 자료를 인용해 이더리움이 11일 사상 최고가인 250.41달러를 찍었다고 보도했다. 올해 초 8.52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2839%나 급등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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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의 가격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한국이다. 크립토컴페어에 따르면 현재 이더리움 거래량의 38%는 한국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 왜 이렇게 한국에서 유독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의 거래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일까.
최근 들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사고파는 거래소 중 유독 한국 거래소들로 투자금이 유독 많이 쏠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가보면 2~3개월 전부터 비트코인에 대한 문의글이나 경험담 같은 글들이 상당히 많이 올라오고 있다. 투자해서 돈을 잃었다는 내용도 있지만 수십배의 차익을 남겼다는 글들도 가끔 올라오면서 다른 사람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가격이 치솟으면서 시세차익을 노리는 이들도 등장했지만 국내 인프라가 금융거래에 최적화된 점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여기에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연이어 이더리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관심이 더욱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암호화 화폐 비트코인은 이미 전 세계 시장에서 주요 화폐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에 활용된 블록체인이란 분산 네트워크를 활용, 신뢰가 필요한 각종 온라인 계약서(smart contracts)를 ‘이더’라는 암호화 화폐에 올려서 주고받을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내서 가장 상징적인 사건 중 하나는 지난달 25일 1비트코인 당 거래가격이 3,500~3,800달러까지 치솟았다는 점이다. 글로벌 평균 거래액이 블록체인닷인포 기준 2,387달러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고 60% 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던 셈이다. 빗썸, 코빗, 코인원 등 국내 암호화 화폐 거래소는 매월 2억 달러에 달하는 거래를 처리하는 중이다. 비트코인 전문 웹진인 비트코인닷컴은 이를 두고, 비트코인 송금이 활발해지는 것에 더해 한국의 금융기술 발전이 영향을 줬다고 설명하고 있다.
국내 거래소들이 암호화 화폐 거래에서 가장 활발한 거래량을 보이면서 가격이 치솟았던 이유는 여러 가지 상황이 겹쳤기 때문이다. 크립토코인뉴스는 올해 초 중국중앙은행이 자국 내 암호화화폐 거래소에 대한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던 것과 함께 한국 투자자들이 거래소로 몰리면서 가격이 폭증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또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이 투자 대상으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는 점에 더해 거래속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빠르다는 점도 가격이 치솟은 원인으로 작용했다. 외국에서는 오히려 여권 등 신분증 정보를 추가로 입력해야 하지만 국내서는 휴대폰 본인인증과 같은 수단을 활용하면 된다. 또한 암호화 화폐를 사고팔기 위한 계좌이체 과정도 해외보다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하지만 한때 평균 거래 가격의 60%까지 오른 국내 암호화 화폐 거래 시장이 너무 과열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암호화 화폐의 비전을 보고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판단해 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일부 포털 사이트의 댓글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열기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댓글들도 달리고 있다. 한 네티즌은 “지하경제가 발달한 한국서는 특히 인기지.. 시중에 풀린 5만원짜리의 70프로가 사라진 한국 비트코인 들고 멀 살 수 있겠냐... 가상 화폐는 사실 돈이 아냐... 그걸로 물건 살 수 있는 게 뭐가 있단 말인가. 다만 이거는 블랙머니들이 돈세탁하는 곳이다. 최고의 장점이 당국의 추적을 피한다는 것.. 탈세 돈세탁 수요가 한국에 그만큼 많다는 거”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이나 진보된 코인이 나타나면 바로 죽음. 왜냐면 그걸 보장해주는 기관이나 국가가 없기 때문에 무력함. 아마 3년안에 비트코인보다 진보된 디지털 코인이 나타나서 비트코인은 사장될 겁니다”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여기에다 한 네티즌은 “종이화폐는 무너진다. 막 찍고 있어서 이미 가치가 없음. 이제는 비트코인 시대”라는 성급한 의견도 개진하고 있다.
주변에서 비트코인으로 벼락부자가 됐다는 루머도 나오고 있는 세상이다. 하지만 대부분 급격한 등락을 거듭하는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는 보다 신중해야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성기노 기자(kino@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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