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 79% 우울감·정신적 외상 호소, 온라인 위협이 오프라인으로 확장
[보안뉴스 조재호 기자] 카스퍼스키가 기술 기반 디지털 폭력 실태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공간에서 발생한 각종 위협과 폭력 행위는 온라인 선상에 머무르지 않고 오프라인 현실 생활에까지 심각한 사회적·경제적 타격을 입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술 기반 폭력이 피해자에게 미치는 영향 [출처: 카스퍼스키]
카스퍼스키 마켓 리서치 센터가 세계 19개국 7600명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술 기반 디지털 폭력을 경험한 응답자의 34%가 사회적 관계 단절부터 직장 퇴사 및 학업 중단에 이르기까지 실질적인 현실 피해를 겪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피해 규모에 비해 피해자 5명 중 1명 이상은 아무런 방어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어디에서 공식적인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지원 기관을 알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디지털 폭력의 영향 중 대중에게 가장 널리 인지된 영역은 심리적 상해였다. 전체 응답자의 79%는 우울감·정신적 외상·장기적인 스트레스 등 정신적 타격을 인식하고 있었다. 평판 훼손이나 사회적 고립 등 사회적 직격탄을 주요 영향으로 지목한 비율도 73%에 달했다. 반면, 경제적 손실을 인지한 응답은 55%, 신체적 위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을 경계한 응답은 51%에 그쳐 기술 폭력이 초래하는 총체적 파급력에 대한 세간의 이해는 아직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피해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경험한 구체적 변화를 살펴보면 응답자의 42%가 온라인 활동시 극도의 주의를 기하게 됐다고 답했고 17%는 디지털 공간 노출 자체를 축소했다. 인적 관계망 측면에서는 11%가 가족이나 친구와 소통을 줄였으며 10%는 인간관계를 단절했다. 피해 정도가 극심해 직장을 잃거나 스스로 퇴사한 경우는 4%, 학업을 중단한 사례는 3%로 집계돼 인적 취약점이 현실적 생존권 위협으로 직결됨이 증명됐다.
상황의 심각성에 비해 공식적인 대처나 구제 요청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낮았다. 디지털 폭력 피해 생존자의 22%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으며, 베이비붐 세대에서는 무대응 비율이 37%까지 치솟았다. 주변 목격자들의 행동도 소극적인 기조를 보였다. 타인의 피해 사실을 인지한 목격자 중 12%는 방관했다고 답했다.
무대응 사유로는 도움 줄 방법을 몰랐다는 응답이 32%, 개입의 적절성을 확신하지 못했다는 답이 23%를 차지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무대응이 무관심 때문이라기보다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이효은 카스퍼스키 한국지사장은 “초연결 환경과 스마트 기기 일상화로 보이지 않는 디지털 폭력이 증가하고 있으며 은밀한 감시 도구와 조작된 콘텐츠가 피해를 심화시키고 있다”며 “피해자가 장기간 고통을 겪음에도 지원 기관을 알지 못하거나 사회적 시선 우려로 침묵하는 사례가 많다”고 진단했다.
이어 “온라인 피해가 현실 일상 전반으로 확산함에도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보안 기술과 대응 가이드를 제공하고 유관 기관과 협력해 기술 기반 디지털 폭력 인식을 제고하며 위험 신호 조기 인지와 피해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카스퍼스키는 ‘스토커웨어’(Stalkerware)와 가정폭력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민간 IT 기업, 비정부기구(NGO),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국제 협의체 ‘스토커웨어 대응 연합’(Coalition Against Stalkerware)을 공동 설립해 온라인 폭력 피해자 구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기술 폭력 예방을 위해서는 △상대방의 통제 행위 등 위험 신호 조기 인지 △증거 기록 및 초기 전문가 조언 확보 △이중 인증(2FA) 활성화 등 디지털 환경 보호 △기기 및 계정 공유 지양 △의심스러운 감시 활동을 탐지하는 신뢰성 있는 보안 도구 도입 등 상시적 보안 수칙 준수가 필요하다.
[조재호 기자(zephyr@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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