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타격보다 끊임없는 교란... “다 막기보다 사회 지속성 보호”
[보안뉴스 강현주 기자] 군사 약세를 상쇄하는 ‘저가 기술 물량 공세’의 위력을 보여준 이란전을 교훈으로, 침해의 완벽한 차단보다는 지속가능한 사회의 ‘회복력’을 높이는 안보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8일 한국사이버안보학회와 김건 국민의힘 의원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국회의원회관에서 ‘이란 전쟁의 이란 전쟁의 사이버·AI戰 양상과 한국’ 세미나를 열었다. 서울대학교 미래전연구센터가 주관하고 정보세계정치학회가 후원했다.
김상배 서울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진행된 이번 세미나에서는 설인효 국방대학교 교수, 윤정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윤대엽 대전대학교 교수가 발제했다.

▲‘이란 전쟁의 이란 전쟁의 사이버·AI戰 양상과 한국’ 세미나 현장 [출처: 보안뉴스]
“열세 기술이지만 멈추지 않는 다방면 교란, 피로감 극심”
발제자들은 공통적으로 이란전의 ‘비대칭전’ 양상에 대해 고찰했다.
군사적 열세가 명백한 ‘비대칭전’에서 이란은 저가 기술 물량 공세의 위력을 보여줬다. 저가형 무기와 기술, 느슨한 연대의 외부 핵티비스트 등을 총 동원해 군사 우위와 첨단 기술을 갖춘 미국과 이스라엘에게 지속적인 피로감과 사회 혼란을 야기시켰다는 평이다.
이란 군은 단가가 낮은 자폭 드론을 대량으로 운용하며 차량·함정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모듈식으로 손쉽게 발사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며 적국에 타격을 줬다. ‘고가 정밀 타격’이 아닌 ‘저비용 대량 소모전’으로 상대국 사회의 피로감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승부했다는 얘기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강대국들은 이란의 수만 달러짜리 저가 드론을 요격하기 위해 발당 수십억 원에 달하는 고가의 첨단 정밀 타격 무기와 방어 미사일 체계를 사용해야만 했다. 이는 극심한 ‘비용 비대칭성’을 유발했다.
또 이란은 산업제어시스템을 겨냥한 ‘지속적’ 공격 시도, 군인 및 가족 대상 위협 메시지, 딥페이크를 이용한 소셜미디어 심리전과 여론전 등 상대 사회 내부의 불안과 피로를 누적시켰다.
친이란 성향 외부 핵티비스트 조직들은 이스라엘 및 미국 연계 기관과 시설을 대상으로 반복적인 디도스(DDoS) 공격과 접속 장애 유발, 경고 메시지 노출, 정보 유출 등을 수행하며 사회적 불안감을 증폭시키려 했다.
윤정현 연구위원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비해 열세인 이란은 대규모 정면 대결보다는 저비용·고효율 방식의 지속적 사이버 교란과 정보전을 적극 활용하는모습을 보였다”며 “현대 사이버전이 단순한 기술적 공격을 넘어 상대국 사회 전체의 심리적 안정성과 신뢰체계를 흔드는 장기적 압박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전면적 마비보다 지속적 교란과 심리적 압박 효과를 노리는 양상이 뚜렷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핵심 기반시설이 디지털 네트워크와 긴밀하게 연결될수록 이러한 저강도·지속형 사이버 공격의 파급효과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인터넷에 노출된 레거시 제어장비와 취약한 산업 네트워크 환경이 중요한 안보 리스크라는 것이다.
윤 연구위원은 “이에 사이버안보 전략의 초점을 ‘침해 차단’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회복력 확보’로 전환시킬 수밖에 없다”며 “이란전에서 보듯이 비대칭적 AI 기반 자동화 공격과 저강도·지속형 사이버 위협이 확대될수록 모든 공격을 완벽히 차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주요국들이 백업 체계, 수동 운영 전환, 공급망 다변화, 분산형 운영체계 구축 등을 포함한 복원력 강화 전략에 보다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점도 이러한 이유라는 설명이다.
윤 연구위원은 “사이버안보 전략은 네트워크 방어를 넘어 국가 운영 체계 전반의 지속 가능성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 전쟁의 이란 전쟁의 사이버·AI戰 양상과 한국’ 세미나 현장 [출처: 보안뉴스]
“AI 플랫폼간 연결하고 동맹 강화해야”
이 날 세미나에서는 우리나라 국방의 AI전환(AX) 전략으로 플랫폼 연결, 동맹 강화 등이 제시됐다. 첨단 기술 도입에만 치중되기 보다는 저비용·물량 공세형 비대칭 위협에 효율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실질적인 억제능력을 시급히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전쟁의 템포가 기계의 속도로 고속화됨에 따라 파생되는 데이터 오류나 거버넌스 공백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는 한국형 안보 인프라 구축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윤대엽 대전대학교 교수는 “AI를 군사적 우위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AI 무기 체계 그 자체가 아니라 AI 데이터 플랫폼을 플랫폼과 연결해야 하는 문제”라며 “북한은 필연적으로 ‘적당히’ 스마트한 무기를 비대칭 수단으로 활용하게 될 텐데, 이는 한국과 한미 동맹, 한미일이 공유해야 되는 위협 임에도 불구하고 관련된 기술 방산 협력이 아직 결단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강현주 기자(jjoo@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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