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해킹 무력화 동형암호, 데이터 세계 신용카드 같은 존재”
2. 기존 암호화 한계 넘는 LLM·반도체 동형암호 적용
3. 생성형 AI 암호화 추론 연내 ‘실시간’ 가능... “수출의 탑 가자”
[보안뉴스 강현주 기자] “신용카드 때문에 소매치기들이 도태됐듯, 동형암호 때문에 데이터 도둑들이 도태될 것입니다. AI 3강 도약을 달리는 지금, 거대한 양의 AI 데이터가 위험합니다. 동형암호의 속도저하 없는 AI 데이터 해킹 무력화, 곧 실용화 가능합니다.”
4.5세대 동형암호 알고리즘 ‘CKKS’ 원천기술 특허 보유 기업인 크립토랩 CEO이자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교수인 천정희 대표는 <보안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해킹이 일상화된 지금, 공격을 완벽히 막는다는 건 허상이란 것을 이제 학습했다. 해킹을 당해도 피해가 없게 하는 ‘해킹 무력화’가 새로운 노멀의 새 보안 패러다임이 되고있다. ‘동형암호’는 기존 암호화 기술의 한계를 뛰어 넘으며 진정한 해킹 무력화를 구현한다는 점에서 조명 받고 있다.
이에 한국 동형암호계를 대표하는 글로벌 석학인 천정희 대표를 만났다.

▲천정희 크립토랩 대표가 <보안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출처: 보안뉴스]
공격 완전 차단은 허상... “해킹 무의미한 시대 연다”
세계암호학회 석학회원(Fellow)이자 동형암호 표준위원회 조정위원인 천 대표는 이론에 머물던 ‘꿈의 기술’ 동형암호를 상용화 단계로 끌어올린 개척자로 평가받는다. 한국 유일 미국 국방부 과제 수주, 스타트업 최초 가트너 동형암호 기술 샘플 벤더 선정 등 다양한 업적을 쌓으며 청암상, 녹조근정훈장 등 다수의 수상을 했다.
천 대표는 “해킹이 무의미한 시대를 열고 프라이버시 이슈에서 자유로운 AI, 프라이빗 AI를 구현’한다는 비전으로 2018년 1월 크립토랩을 창립했다”고 밝혔다.
하루가 멀다하고 해킹 사고가 발생하는 지금, 해킹 무력화 기술인 ‘암호화’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제2차 정보보호 종합대책’은 해킹 무력화 대책으로서 암호화 도입 추진을 언급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 주요 암호화 기법은 복호화 과정에서 공격자에게 평문 상태의 원데이터 노출 가능성이 있어 여전히 해킹 무력화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를 암호화된 상태 그대로 저장·연산·검색할 수 있는 기술인 ‘동형암호’는 그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세계적으로 각광받는 기술이다. 복호화 과정이 없어 속도 지연을 막고, 복호화 과정에서 평문이 노출될 가능성을 차단한다.
천 대표는 “해킹 뉴노멀 시대에 동형암호의 역할은, 기존 암호화 기술 대비 훨씬 더 안전하면서도 지연없이 해킹을 무력화 해 피해를 막아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정희 크립토랩 대표가 <보안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출처: 보안뉴스]
LLM·AI 반도체 동형암호 적용, 실용적 수준 진전
천 대표는 특히 생성형 AI 추론과 AI용 메모리 반도체에 동형암호를 적용해 AI 데이터 해킹을 무력화하는 기술을 실용 가능한 수준으로 진전시키고 있다.
우리 정부도 올해 AI 3강 도약을 우선과제로 둔만큼 AI 전환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는 곧 급증하는 AI 데이터들이 위험에 노출됨을 의미한다.
천 대표는 “공격자들은 누구나 쓰는 다수의 생성형 AI 서비스들, 그리고 그 데이터들이 저장된 대규모 용량의 AI용 메모리 반도체들을 해킹한다”며 “AI 산업 발전 속도를 높이다 보면 암호화는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고, 데이터 도둑들은 바로 이 지점을 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성형 AI나 메모리에 기존 암호화 기술을 적용한다면 암호화 상태로 저장된 데이터를 꺼낼 때 복호화를 하게 되는데, 이 과정 때문에 처리 속도가 지연되고 무엇보다 이 때 데이터가 평문으로 공격자에게 노출될 수 있다”며 “동형암호는 복호화 과정이 필요없어 속도 지연 없이 더 안전한 보안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AI 경쟁을 주도하는 글로벌 빅테크들은 동형암호에 투자와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는 크립토랩의 4.5세대 동형암호 원천기술인 CKKS를 활용해 인크립티드 대규모 언어 모델(Encrypted LLM)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해당 기술 특허 보유사인 크립토랩과도 경쟁 중인 분야다.
인크립티드 LLM은 암호화된 상태에서 생성형 AI의 추론을 함으로써 공격자가 데이터에 접근하더라도 평문 노출이 안돼 해킹을 무력화 해준다. 크립토랩은 이 기술을 실용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려왔다.
천 대표는 “인크립티드 LLM 추론 시 첫 토큰이 나오는 속도(질문에 첫 대답이 나오는 속도)를 볼때 엔비디아가 엄청 빠른 속도로 성과를 내고 있으며, 최근 큰 진전을 이뤘다”며 “아직은 크립토랩이 엔비디아보다 몇 배 앞서 있지만, 최소 10배는 차이가 나야 잠이 올 것 같다. 우리 원천기술로 우리가 따라잡히지 않도록 만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 연말쯤이면 크립토랩의 암호화된 LLM 추론이 ‘실시간’으로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 7배씩 빨라지는 ‘천의 법칙?’... 이제 ‘수출의 탑’ 목표
동형암호는 공개키 기반 암호체계 등 기존 암호화 기술의 한계를 넘는 ‘꿈의 기술’로 각광 받는다. 크립토랩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동형암호 기술로 암호화된 생성형 AI 데이터 처리 속도가 기존 주요 암호화 기술인 ‘고급 암호화 표준’(AES)을 활용할 때에 비해 10배 빠르다.
천 교수는 자사가 동형암호 알고리즘에 대해 “세계 유일 실시간 처리 동형암호 기술”이라며 “연간 7~8배씩 연산 속도가 증가해 지난 10여년 간 10억배로 가속됐다”고 밝혔다. 인텔 ‘무어의 법칙’이나 삼성 ‘황의 법칙’처럼, 어쩌면 크립토랩 ‘천의 법칙’이라는 신조어가 나올법도 하다.
동형암호는 AI 시대가 가속화되면서 특히 더 각광받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기존 암호체계의 입지가 여전히 굳건하다. 시장 입지 확대는 크립토랩 같은 전세계 동형암호 대표 기업들이 직면한 숙제다.
천 대표는 “세계 무대에서 기술력을 인정 받고 많은 상을 받았지만 이제 ‘수출의 탑’ 수상을 목표할 차례”라며 “국방 등 국가기관에서 시범사업들을 진행하며 기술력과 안보 기여를 인정 받았고 통신사 등 기업들과도 실증 등 여러 프로젝트들을 진행 중”이라며 “국방, 의료, 통신, 금융 분야에 동형암호 적용 사례들이 생기고 있고 고객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례로 크립토랩의 동형암호 기술은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26(MWC 26)의 LG유플러스 부스에서도 조명받았다. AI 통화녹음앱 ‘익시오’에 동형암호가 적용돼 암호화 상태에서 통화 내용을 검색할 수 있어 데이터가 유출되도 해석이 불가능하다. 앞서 크립토랩은 ‘페이스페이’ 서비스를 시작한 토스에도 동형암호 솔루션 ‘혜안’(HEaaN)을 공급한 바 있다.
천 대표는 “신용카드가 생기면서 소매치기가 도태됐듯 동형암호는 데이터 세계의 신용카드가 될 것”이라며 “AI 3강 도약을 앞두고, 우리 원천기술 동형암호로 해킹해도 소용없는 AI 세상을 구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줄줄이 터지는 사고, 이제는 해킹이 일상화된 ‘해킹 뉴노멀’이다. 기업도 정부도 언제 누가 타깃이 될지 모른다. <보안뉴스>는 이제 해킹을 ‘뉴노멀’로 받아들이고 바뀐 시대에 맞는 보안 패러다임을 이끌어갈 리더들을 차례로 만나보는 인터뷰 시리즈 ‘해킹 뉴노멀’을 연재한다. [편집자주]
[강현주 기자(jjoo@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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