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사 소환 나흘 만에 터진 ‘사이버 보복’ 가능성…메르츠 총리 “평화는 끝났다”
[보안뉴스 여이레 기자] 최근 독일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주최한 미국-우크라이나 고위급 종전 협상이 진행된 가운데 회담 시간 즈음에 독일 연방의회가 대규모 이메일 시스템 마비를 겪었다.

▲독일 연방의회 [자료: 연합]
16일(현지시간) 외신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이메일 장애는 젤렌스키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독일 총리실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마친 직후 발생했다. 독일 연방의회 의원들은 4시간 이상 이메일 계정에 접속할 수 없었다.
총리실은 연방의회에서 불과 수백 미터 떨어져 있다. 이번 이메일 장애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방독과 미-우크라이나 고위급 협의가 진행되는 민감한 시점에 발생하면서, 의회 측은 이를 의도된 사이버공격이라 의심하고 있다.
독일 정부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번 공격이 지난주 독일이 사보타주 및 하이브리드전 의혹으로 러시아 대사를 외무부로 초한 것에 대한 보복성 사이버 공격일 것이라고 했다. 앞서 독일은 12일 사보타주, 사이버 공격, 독일 선거에 대한 개입 등의 이유로 베를린 주재 러시아 대사를 외무부로 초치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은 독일 사회와 정치권에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메르츠 총리가 “우리는 전쟁 중은 아니지만 더 이상 평화 속에 살고 있지도 않다”고 한 발언이 재조명되며 러시아와 관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여론도 확산하고 있다.
독일 연방의회는 이전에도 러시아 해커들의 표적이 된 적이 있다. 2015년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 계정을 포함한 여러 이메일 계정에서 상당량의 데이터를 도난당했다. 당시 영국 국가사이버안보센터(NCSC)는 배후에 러시아 군사정보국(GRU)이 있을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독일 정부는 최근에도 GRU 소행 공격을 식별해낸 바 있다. 2024년 8월 발생한 독일 항공 교통 관제 시스템 장애의 배후가 러시아 해커 그룹 ‘팬시 베어’와 GRU라고 독일 정부는 지난주 발표했다.
또 독일 정부는 러시아가 독일 사회 내 분열을 조장하는 허위정보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러시아 정부가 ‘스톰 1516’(Storm 1516)이라는 조직을 통해 허위정보를 유포해 연방 선거에 개입하고 메르츠 총리 등 후보자들에게 타격을 입히려 했다고 밝혔다.
베를린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관련 내용을 모두 부인했다.
[여이레 기자(gore@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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