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동의 IP 인사이트] 자동차 보안시장, 본격 개화에 대비하라

2023-12-1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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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반도체 업계 브로드컴이 폭스바겐과 토요타 등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 제기
노키아-메르세데스 벤츠, 노키아-BMW 등 소송 경험...그라파이트-테슬라 싸움은 ‘진행 중’


[보안뉴스=유경동 IP칼럼니스트] 전기전자 분야의 총아 IT산업과 기계분야의 결정체 자동차산업. 불과 십여년 전 전만 해도 딱히 접점이 없어 보이던 이 두 거대 섹터가, 이제는 서로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가 됐다. 양대 기술의 만남은 이른바 ‘차량 전장화’ 과정을 거쳐, 전에 없던 플랫폼을 탄생시켰다. 요즘 흔히 말하는 ‘모빌리티’가 바로 그것이다. 양측 첨단기술의 치열한 각축장이 된 이 초거대 멀티 플랫폼은, 필연적으로 글로벌 IP시장에 엄청난 나비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이미지=gettyimagesbank]

사실 지금껏 특허업계에선 제품 적용 카테고리가 다른 소위 ‘이종분야’의 경우, 그 침해 여부를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해당 특허의 권리 범위가 각기 달랐기 때문이다. 전기전자 분야의 특허를 어쩌다 자동차에 가져다 쓴다 해도, 이걸 크게 이슈화하는 특허권자는 많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들의 특허가 전혀 다른 분야에까지 차용된단 걸 환영하는 분위기도 적잖았다.

하지만 차량 전장화의 급가속은 이 같은 기조에 일대 변혁을 가져온다. 더 이상 양측간 평화 유지가 어려워진 것이다. 2018년,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 브로드컴(Broadcom)은 독일 완성차 기업 폭스바겐(Volkswagen)과 일본 도요타(Toyota) 등을 상대로 뮌헨과 만하임에서 반도체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다.


▲그라파이트 측이 미 텍사스지법에 제출한 소장[자료=그라파이트]
브로드컴은 폭스바겐과 도요타 일부 모델이 사용해온 내비게이션과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에 자사 반도체와 관련한 총 18건의 특허가 무단 침해됐다고 주장하며, 그에 대한 조치로 각각 10억 달러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노키아도 메르세데스 벤츠를 상대로 무선통신 관련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차량용 자율주행 기술에 탑재되는 자사 특허를 불법 도용했단 게 노키아 측 설명이다. 이에 벤츠는 노키아에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맞불 작전을 펼쳤지만, 결국 벤츠의 모회사 다임러는 노키아 측에 특허 이용료를 지급하기로 하면서 2년 넘게 끌어온 법정 공방은 일단락된다. 그 이후 노키아는 BMW를 상대로도 2건의 자사 통신 특허에 대한 침해 소송을 독일 만하임 지법에 추가 제기하기도 했다.


▲상위 자동차 제조사와 관련된 분기별 PTAB 사례[자료=도켓 내비게이터]

전기차라고 IT 기업과의 특허 전쟁에서 자유롭지만은 않다. 미국 전기차 충전기업 그라파이트는 테슬라를 상대로 2023년 8월 텍사스 법원에 특허소를 제기,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전기자동차 충전 중 단속상태 검출 시스템’과 ‘환경조건 반응 적응형 컴퓨팅’ 등 자사 특허 총 2건을 테슬라가 무단 도용했단 게 그라파이트 측 주장이다. IBM이 원출원자인 이들 특허는 모두 소 제기 직전 그라파이트 측이 사들였다. 테슬라 입장에서도 ‘슈퍼차저’ 등 기존 자사 충전시스템 유지나 후속 개발에 없어선 안 될 기술들이기 때문에, 양측간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상된다.

송사의 특성상 외부로 잘 공개되지는 않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체치고 IT업체나 NPE라 불리는 특허전문 관리업체들과 소송 한두 건 엮이지 않은 곳은 없을 거란 게 법조계 관측이다.


▲2021~2022년 자동차 제조사의 미국 지방법원 특허소송[자료=도켓 내비게이터]

미국 리걸 리서치 전문업체 ‘도켓 네비게이터’(Docket Navigator)에 따르면, 주요 완성차 업체를 상대로 PTAB 즉, 미 특허심판원에 제기된 소송건은 2022년 4분기 기준 전년 동기대비 186%나 증가했다. USDC, 즉 텍사스 등 미 지방법원에 제기된 최근 특허소송건 역시 대다수 완성차 업체 사이에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양측은 접점을 찾는 모양새다. 공세를 이어오던 IT 업계 역시 지리한 특허 송사는 결국 로펌만 배 불리게 하는 꼴이라는 걸, 비싼 수업료를 지급한 뒤에야 깨닫기 시작한 거다.


▲SDV 관련 미국 특허의 시계열 분석, 제1~3구간(좌부터)[자료=워트인텔리전트]

그 대표적 결과물이 바로 ‘오토사’(AUTOSAR)다. 오토사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즉 SDV를 위한 표준 소프트웨어(SW) 플랫폼이다. 여기엔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물론, 통신과 SW, 솔루션 등 주요 IT 기업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이 플랫폼을 통해 양측은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적 협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오토사는 △BMW 그룹(BMW, MINI) △보쉬 △콘티넨탈 △다임러 △포드 △지엠(GM) △PSA 그룹 △토요타 △폭스바겐 등 9개 핵심 파트너사, 전략적 파트너사 덴소(DENSO), 148개 이상의 제휴 파트너사, 27개 이상의 참가사 등으로 구성됐다.

주목할 건, 참가업체 라인업이다. IT 기업들 진용이 통신이나 데이터 처리 관련 업체 일색이다. 이는 SDV 관련 특허의 변화 추이를 보면, 예견할 수 있던 대목이다. 다음 인포그래픽은 SDV 관련 미국 특허를 구간별로 시계열 분석한 자료다. 원이 클수록, 중앙에 위치할수록 파급력이 큰 기술 분야라는 걸 의미한다.


▲유경동 IP칼럼니스트[사진=유경동]
10여년 전인 제1구간에선 추진체나 부속구 등과 같은 주로 차량구동 기술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제2구간을 거쳐 현재에 이르러서는 ‘데이터 처리’나 ‘통신’, ‘네트워크’ 등이 그 자리를 빠르게 꿰차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SDV 기술은 어떻게 진화 발전할까? 이 역시 이번 분석자료를 통해 어림할 수 있다. 1~2구간에선 찾아보기 어렵던 ‘난수발생’이나 ‘복호화’ 관련 특허가 제3구간에 이르러서는 그 존재감을 뽐낸다. 이를 통해 커넥티드카에 대한 사이버보안 시장이 본격 개화하고 있음을, 대표적인 선행지표 ‘특허’를 통해 감지해낼 수 있다.
[글_ 유경동 IP칼럼니스트]

필자 소개_ 윕스 전문위원과 지식재산 전문매체 IP노믹스 초대 편집장, 전자신문 기자 등을 역임했다. EBS 비즈니스 리뷰(EBR)와 SERICEO, 테크란TV 등서 ‘특허로 보는 미래’ 코너를 진행 중이다. IP정보검색사와 IP정보분석사 자격을 취득했다. 저서로는 △특허토커 △글로벌 AI특허 동향 △주요국 AIP 동향과 시사점 △특허로 본 미래기술, 미래산업 등이 있다. 글로벌 특허전문 저널 英 IAM 선정 ‘세계 IP전략가 300인’(IAM Strategy 300:The World′s Leading IP Strategists)에 꼽혔다. ICTK홀딩스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재직 중이다.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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