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에 대한 정부의 대대적인 선전포고가 있었지만 여전히 불안한 건 모든 부모들의 마음일 게다. 정부가 강력한 처벌을 논할 때 마다 오히려 독버섯처럼 고개를 내미는 음란물. 한편에서는 “우리도 어릴 때 한번씩은 ‘빨간 책’을 몰래 훔쳐보곤 했다”며 자녀들의 행동을 호기심으로 치부하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 현대는 음란물을 접할 수 있는 통로가 너무 많다.
예전에는 어쩌다 ‘빨간 책’ 한두 권을 보았겠지만, 요즘 아이들은 TV, 인터넷, 핸드폰 등 문명의 이기를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쉽게 접할 수 있다. 그것도 ‘동영상’이라는 생생한 현장을 그대로 목격할 수 있어 그 충격은 어른들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다.
게다가 한번 음란물에 빠져들면 잠시 어린 시절 호기심 차원을 뛰어넘어 어른이 되어도 그 늪에서 헤어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음란물에서 본 내용을 다른 아이나 인형 등을 상대로 행동으로 옮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한 아이들을 범죄의 길로 인도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성인 사이트에 들어가기 위해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나 신용카드 번호를 몰래 사용하거나, 친구들에게 음란물을 유통시키는 사이버 범죄자가 될 수 있다.
이렇게 심각한 음란물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근본 차단’은 없다. 하지만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도움말로 그 방법에 대해 하나하나 살펴보자.
◇ 음란물 예방 위한 가정 환경 만들기
성에 대한 밥상머리 교육하기 =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 스스로 ‘성’에 대해 배워야 한다. 성교육은 학교에서만 하는 게 아니다. 평소에 자녀들과 자연스럽게 성을 이야기 하고 성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하는지 일러줘야 한다. 만화나 인터넷, 비디오에서 나오는 허구의 성과 현실의 건강한 성을 비교하고 알려줘야 아이들이 혼동스러워 하지 않는다.
부모도 인터넷 활용능력 키우기 = 요즘 부모들은 인터넷 쇼핑몰, 뉴스 서핑 등 컴퓨터를 다양하게 활용하기 때문에 다 아는 것 같지만 아이들보다 ‘음지의 세계’를 모를 수 있다. 자녀들이 어떤 사이트에 자주 접속하는지 파악하고 인터넷 활용 뿐 아니라 컴퓨터에 대한 기본 지식을 제대로 익혀서 대처해야 한다.
컴퓨터를 거실에 설치하기 = 온 가족이 언제든지 지켜볼 수 있는 곳에 컴퓨터를 놓아두면 아이들이 몰래 성인물에 접촉하는 빈도를 줄일 수 있다. 또한 가족이 돌아가며 사용해 아이가 독점적으로 컴퓨터를 쓰지 못하도록 한다.
가족간에 인터넷 이용규칙 만들기 = 컴퓨터 사용 용도에 대해 정하고, 게임이나 다른 인터넷 서핑 시에는 사용시간을 규제해야 한다. 접속권한을 부여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인터넷과 관련해 장단점을 알려주고, 채팅 때 모르는 사람이 음란대화를 시도하려면 피하라는 등의 구체적인 방법을 이야기 하는 게 필요하다.
음란물을 발견했을 때는 관계 기관에 신고하기 = 음란정보를 발견하면 ‘청소년 유해정보신고센터(www.internet119.co.kr)’나 경찰서에 신고한다.
◇ 자녀의 음란물 접근 확인 방법
음란물 예방을 위한 가정 환경을 만들었다고 음란물 청정지역이 되지는 않는다. 자녀가 고학년이 될수록 행동반경이 커져서 친구집이나 PC방에 가서 음란물을 접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음란물을 본 적이 있냐고 물어볼 수도 없고. 자녀들의 행동을 자세히 관찰해 보자.
부모 몰래 디스켓이나 CD-ROM을 감춰 보관하거나, 인터넷에 접속하는 시간이 갑자기 많아지거나 한밤중에 잠을 안자고 인터넷을 하는 경우가 종종있다면 의심해야 한다. 부모가 방으로 들어갈 때 아이가 순간적으로 컴퓨터를 꺼버리거나 화면을 바꾸는 것도 음란물을 보는 아이들에게 관찰되는 일반적인 행동이다.
또한 자녀들이 보관하고 있는 디스켓에 수록된 파일을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파일 가운데 확장자가 ‘GIF’나 ‘JPG’ 등으로 끝나는 그래픽 파일이 많다면 한번쯤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부모의 신용카드 청구서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알지 못하는 내용과 금액이 청구될 경우가 있다. 특히 항목이 인터넷과 관련되고 청구업체의 이름이 명시되어 있지 않고 ‘WEB SITE’ 등으로만 적혀 있다면 이는 음란물을 유통하는 위해업체일 수도 있다.
◇ 부모가 직접 컴퓨터 들여다 보기
자녀들의 행동만으로 음란물을 접했는지 아닌지 확인하기가 모호하다면 직접 컴퓨터를 살펴보는 게 좋다. 행동 하나하나를 의심하는 것도 부모로써 하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즐겨찾기 보기 = 인터넷에 보면 즐겨찾기가 있다. 예전에는 ‘북마크(Bookmarks, 일명 책갈피)’라고도 했는데 이 기능은 사용자가 많은 정보 속에서 자신이 가 보았던 사이트들 중에 다시 쉽게 찾아 갈 수 있도록 모아두는 것이다.
보통 청소년들의 경우 주소를 외우기 어렵고 키보드로 치기 힘들다는 이유로 음란 사이트의 대부분을 이 즐겨찾기에 달아 놓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들 즐겨찾기를 하나하나 확인하면 음란 사이트에 자녀들이 접속을 했는지 안했는지 여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히스토리 기능 살펴보기 = 히스토리 기능이란 인터넷 사용자들이 쉽게 자신이 방문했던 사이트를 찾아갈 수 있도록 제공하는 여러 가지 기능들 중 하나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북마크의 기능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북마크가 사용자 개인이 추가하거나 삭제하는 등 자유롭게 편집할 수 있는 반면, 히스토리 기능은 특히 네스케이프와 같은 브라우저의 경우 직접 사용자가 방문했었던 사이트에 정보를 통제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특별한 유틸리티를 사용하지 않고서는 지우거나 삭제가 불가능하다. 가장 최근에 접속했던 사이트의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최근에 당신의 자녀가 음란 사이트에 접속한 적이 있었는지 쉽게 발견할 수 있다는 장점 역시 가지고 있다.
캐쉬 디렉토리 보기 = 브라우저는 사용자가 보다 빠른 웹 서핑을 즐길 수 있도록 캐쉬기능을 제공한다. 캐쉬 기능이란 사용자가 방문했던 사이트의 정보(그림, 사운드, HTML문서)를 임시 디렉토리에 받아 놓았다가 다시 사용자가 그 사이트를 방문했을 때 인터넷을 통해서가 아니라 임시 디렉토리에서 정보를 읽어 들여 빠른 웹 서핑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기능이다.
보통 이런 캐쉬에 관련된 사항은 환경설정부분에서 설정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약 5MB에서 7MB 정도로 설정돼 있다. 캐쉬 디렉토리의 내용을 살펴 자녀가 음란 사이트에 접속했는지 안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 인터넷 유해사이트 차단 서비스
브라우저 북마크를 보거나 히스토리를 확인하는 것은 사후 약방문이 될 수도 있다. 그 전에 유해사이트를 차단하는 방법은 없을까. 통신망, 포털사이트, 휴대전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차단할 수 있다.
통신망을 통한 유해정보 차단 = KT 메가패스의 크린아이 서비스는 해당 가정에 깔린 인터넷망 자체에서 음란 사이트를 걸러내 접속할 수 없도록 해준다. 심야나 부모들이 외출할 때도 자녀들이 음란 사이트에 몰래 접속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월 이용료는 3000원이고 국번 없이 100번이나 KT 홈페이지(www.kt.com)를 통해 가입 문의를 할 수 있다.
하나로텔레콤의 하나포스도 가디언이라는 유사한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LG파워콤의 클린웹 서비스도 음란 사이트를 네트워크 자체에서 차단해 준다.
인터넷 접속 시간을 제한하는 서비스도 있다. 자녀와 함께 인터넷 이용 시간을 정한 다음 하나로텔레콤 우리아이 사이트(woori-i.hanafos.com)에서 해당 시간을 입력하면 된다. 약속된 이용 시간이 초과되면 자동으로 인터넷 접속이 차단된다. 월 이용료는 3000원이다. KT 타임코디 서비스도 유사하다.
포털사이트 유해 차단 서비스 = 포털사이트에서도 유해 차단 서비스를 제공하여 이용자들이 로그인만으로 손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 다음, 네이트닷컴에서 제공하는 ‘클린e’서비스는 유해사이트 및 동영상을 차단하고 컴퓨터 사용시간 제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부모에게 자녀가 접속한 사이트와 컴퓨터 사용시간 등의 내역을 e-메일로 보내준다.
야후, 엠파스, 드림위즈에서 제공하는 ‘엑스키퍼’서비스는 다양한 경로로 내려받은 유해 동영상을 검색하고 삭제해 재생과 재배포를 차단해주며, 컴퓨터 사용시간 관리 및 휴대전화 문자 발송서비스도 제공한다.
휴대전화 원격관리로 유해정보 차단 = 이동통신 3사 모두 ‘털레키퍼(www.
telekeeper.com)’에 접속해 프로그램을 컴퓨터에 설치하고 휴대폰에도 다운받아 설치하면, 자녀가 유해사이트 방문시 문자메시지로 통보해주고 자녀가 유해사이트를방문하거나 컴퓨터 사용시간을 어기고 계속 할 경우 원격으로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동성혜 기자(boan1@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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