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대부분 사용하면서도 불안감 느껴
유·무료 경계선 불분명, 유통구조에도 문제 많아
컴퓨터의 치명적 바이러스와 해킹으로부터 보호하는 인터넷 백신의 무료화 열풍이 좀처럼 시들지 않고 있다. 사용자들은 큰 부담이 없어 좋고 기업에서는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 장점 때문이다.
최근에는 포털뿐만 아니라 유명 홈쇼핑, 이동통신사, 인터넷서비스 업체 등도 홈페이지에 고객 관리차원에서 무료백신을 제공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백신시장은 유·무료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무료백신은 과연 사용자 편의를 위한 사업인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사용자 처지에서 바라봤을 때 무료백신은 여전히 신뢰성 회복이 관건이라는 사실이 눈에 띈다.
하나포스닷컴이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2주 동안 회원 1만 2024명을 대상으로 PC 보안 관련 설문을 진행한 결과 평소 응답자의 67%가 PC보안을 위한 대비책으로 시중의 무료 백신프로그램을 설치해 대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에서 흥미로운 것은 ‘무료 백신의 효과를 얼마나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신뢰한다는 대답이 22%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나머지는 신뢰하지 않지만 무료이기에 사용할 의향이 있다 65%, 신뢰하지 않으며 설치할 의사가 없다가 13%로 무료이기 때문에 한번 이용해 보겠다는 의견이 과반수를 넘겼다.
결국, 백신이 없으면 불안하고 직접 보수를 내고 사용하기에는 아깝다는 것이 인터넷 사용자들의 일반 된 의견이다. 실제로 무료백신을 제공하는 업체를 보더라도 일부를 제외하면 소기업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영세 기업이 있는데다 이들 제품은 검증조차 되지 않은 게 대부분이다.
특히 하나포스의 조사에서 무료백신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를 묻자 71%가 진짜 무료인지 의심스럽고 앞으로 어떤 형태로든 유로로 전환될까 걱정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인터넷 사용자 대다수가 보안에 대한 지식이 없는 것을 본다면 이는 당연한 결과인 셈이다.
하지만, 국내 무료백신 시장은 그 규모도 점차 확대되는데다 외산과 국산, 진짜와 가짜, 보안전문업체와 비보안업체 등으로 갈리면서 혼탁한 양상이 가중되고 있다. 이는 잘못된 유통구조와 유·무료의 명확한 경계선이 허물어졌기 때문이다.
또 유료 백신이 무료와 기능적인 면에서 별다른 차이점을 느끼지 못한다거나 작은 백신시장에서 서로 과잉경쟁을 불러오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그 틈새를 비집고 무료백신을 가장한 스파이웨어가 우후죽순으로 형성되는 상황이다. 결국, 보안은 소프트웨어만 설치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신종 보안 위협에 대응하는 체계가 갖춰져야 함에도 ‘사용자 편의’라는 측면에서 시장 확대가 불가피한 것이다.
정부에서도 현재 무료백신 업체의 현황파악조차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회사 자체가 워낙 영세하고 업종도 서비스업으로 분류돼 있어 실체를 잡기가 모호하다는 견해다.
정부 한 관계자는 “백신의 유·무료를 떠나 이를 위장해 악성코드나 해킹을 하려는 목적의 가짜 백신을 가려내는 것이 더 시급하다”며 “무료백신도 결국 하나의 서비스 사업인 만큼 사용자들의 편의를 도모하는 것이라면 바람직 한 일이지만 백신시장이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군득 기자(boan3@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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