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PN처럼 인터넷 상에서 익명성 보장하는 기능은 아니야
[보안뉴스 이상우 기자] 우리는 인터넷을 이용하는 동안 수많은 흔적을 남긴다. 내가 방문한 사이트는 물론, 사이트에서 어떤 페이지를 클릭해 읽었는지 등의 기록은 PC에 저장돼 다음번 방문 시 페이지를 더 빨리 불러오거나 해당 페이지 방문 여부 등을 표시한다. 이러한 흔적은 기본적으로 사용자가 웹 브라우저와 인터넷을 더 편하게 쓸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어떤 내용을 검색하고 어떤 사이트에 방문했는지 등의 기록을 남기기 때문에 공용PC에서 개인의 사생활을 노출할 수 있으며, 사용자 모르게 설치된 애드웨어나 스파이웨어가 이러한 기록을 통해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진=utoimage]
웹 브라우저의 ‘시크릿 모드’는 흔적을 남기지 않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다. 오늘날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웹 브라우저는 명칭은 조금씩 다르지만, 거의 동일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시크릿 모드에서 인터넷을 이용할 경우, 웹 브라우저를 닫는 순간 사용자의 ‘검색 기록’, ‘쿠키 및 웹 사이트 정보’, ‘계정과 암호’, ‘웹 주소’, ‘양식’ 등을 즉시 삭제한다. 이 때문에 웹 브라우저를 새로 열어 사용하면 시크릿 모드 중 사용한 내역은 남지 않는다.
다만, 시크릿 모드는 단순히 브라우저나 PC에 남는 기록을 제거하는 기능으로, VPN이나 Tor처럼 인터넷 상에서 익명으로 활동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은 절대 아니다. 이에 따라 ISP나 공용 네트워크 관리자(회사, 학교 등)는 필요에 따라 인터넷 사용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특정 웹 서비스에 로그인할 경우 해당 서비스 제공자 역시 사용자의 로그인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시크릿 모드에서 사진이나 동영상 등 파일을 내려받을 때 ‘다운로드 기록’은 남지 않지만, 브라우저를 닫아도 해당 파일은 삭제되지 않는다.
아울러, 애드웨어나 스파이웨어가 이미 설치돼 있다면 기존에 사용한 인터넷 기록을 유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는 시크릿 모드가 아닌 보안 소프트웨어로 해결해야 한다.
정리하자면 시크릿 모드는 ‘쿠키 및 인터넷 사용 기록 삭제’를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동안 계속해서 실행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이러한 작업은 백신 등 보안 소프트웨어에서 주기적으로 이뤄지거나 수동으로 할 수 있지만, 시크릿 모드의 경우 브라우저를 닫음과 동시에 모든 정보를 지우는 만큼 상대적으로 편하다.
이에 공용 PC 이용 시 다른 사용자에게 내 정보를 노출하지 않기 위해서, 혹은 개인 PC에서 합법적이지만 은밀한 취미(...) 사이트에 접속하기 위해서, 쿠키를 이용한 개인 맞춤형 광고를 차단하기 위해서 등의 용도로 쓰는 것이 좋다.
각 브라우저별 시크릿 모드 명칭과 특징은?

▲각 브라우저별 시크릿 모드 명칭과 특징[표=보안뉴스]
크롬
크롬은 ‘시크릿 모드’라는 이름으로 이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PC용 브라우저 시장에서 크롬 점유율은 스탯카운터를 기준으로 69.83%(2020년 10월 기준)로, 가장 많은 사용자가 쓰는 웹 브라우저다. 브라우저 우측 상단에 있는 설정 버튼을 누르고 ‘새 시크릿 창’(단축키 Ctrl + Shift + N)을 선택해 시크릿 모드를 실행할 수 있다.
해당 모드가 켜지면 브라우저 자체의 색이 어두워지며, 브라우저 로그인 버튼 위치에 ‘시크릿 모드’라는 명칭과 함께 모자와 안경을 쓴 캐릭터가 나타난다. 일반 모드로 사용할 때와 비교해 눈에 띄게 차이나기 때문에 시크릿 모드 적용 여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밖에 현재 크롬 최신 버전은 86이다.

▲크롬 시크릿 모드[캡처=보안뉴스]
인터넷 익스플로러
인터넷 익스플로러(이하 IE)는 ‘인프라이빗(InPrivate) 브라우징’이라는 이름으로 해당 기능을 제공한다. IE는 스탯카운터 기준으로 현재 국내 점유율 10.28%를 기록해 국내에서 두 번째로 사용자가 많은 브라우저다. 브라우저 실행 후 우측 상단에 있는 설정 버튼을 누른 뒤 ‘안전’ 항목에서 이 기능을 찾아 실행할 수 있다(단축키 Ctrl + Shift + P).
해당 모드를 켜면 주소창 왼쪽에 짙은 파란색으로 ‘InPrivate’이라는 마크가 생기며, 빈 페이지 제목 역시 ‘about:InPrivate’으로 바뀐다. 다만 웹 브라우저 색상은 이전과 동일하기 때문에 주소창 왼쪽에 있는 마크를 잘 확인해야 한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최신 버전은 11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20년 1월 14일, 윈도우7에 대한 모든 지원을 종료하면서 IE 10을 포함한 이전 버전의 지원 역시 종료했다. 이와 달리, IE 11은 윈도우 구성 요소로, 윈도우 10 업데이트를 최신으로 유지하는 동인 꾸준히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에 IE 11버전으로 즉시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권장한다.

▲IE InPrivate 브라우징[캡처=보안뉴스]
엣지
엣지의 현재 국내 점유율은 9.29%로, IE 다음으로 많은 사용자를 갖춘 브라우저다. 시크릿 모드 명칭은 IE와 동일하지만, 단축키는 Ctrl + Shift + N으로 크롬 등 기타 크로미움 기반 브라우저와 동일하다. 버튼 위치 역시 크롬과 동일해 우측 상단 설정 버튼을 누르고 ‘새로운 InPrivate 창’ 항목을 선택해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해당 기능 실행 시 웹 브라우저가 검은색 계열로 변하며, 크롬에서 ‘시크릿 모드’ 버튼이 나타나는 자리에 ‘InPrivate’이라는 버튼이 생긴다. 브라우저 전체 색상이 어둡게 바뀌기 때문에 기능 실행 여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참고로, 엣지는 현재 크로미움 기반의 ‘엣지’와 EdgeHTML 기반의 ‘엣지 레거시’로 나뉜다. 엣지 레거시의 경우 오는 2021년 3월 9일 지원이 종료되는 만큼 새로운 엣지로 교체하는 게 좋다.

▲엣지 InPrivate 브라우징[캡처=보안뉴스]
웨일
네이버가 개발한 웨일은 크롬과 마찬가지로 ‘시크릿 모드’라는 이름으로 해당 기능을 지원하며, 단축키 역시 다른 크로미움 기반 브라우저와 동일하게 Ctrl + Shift + N이다. 브라우저 우측 상단에 설정 버튼을 누르면 나타나는 ‘스크릿창’ 항목을 통해 해당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웨일 브라우저 국내 점유율은 2020년 10월을 기준으로 4.22%다.
시크릿 모드를 실행하면 탭과 주소창, 우측 바로가기 모음을 제외하고 모두 검은색 계열로 바뀌고, 브라우저 좌측 상단과 로그인 아이콘이 있는 자리는 ‘유령’ 느낌의 고래 모양으로 교교체돼 이를 통해 기능 실행 여부를 알 수 있다. 현재 웨일 최신 버전은 2.8이다.

▲웨일 시크릿 모드[캡처=보안뉴스]
사파리
사파리는 ‘개인정보 보호 브라우징’이라는 이름으로 해당 기능을 제공한다. 현재 사파리 국내 점유율은 2.76%며, 윈도우 버전은 지난 2018년 지원을 종료했다. 단축키는 커맨드 + Shift + N이며, 상단 메뉴 중 ‘파일’을 선택해 ‘새로운 개인정보 보호 윈도우’ 항목을 눌러 이 창을 열 수 있다.
해당 기능 실행 중에는 검색창은 어두운 색으로, 텍스트는 흰색으로 바뀐다. 또한, 현재 열고 있는 웹 페이지가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동기화되지 않으며, 핸드 오프 기능을 통해 다른 맥OS 및 iOS 기기로 전송할 수 없다. 참고로 최신 버전의 맥OS에는 최신 버전의 사파리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표에는 맥OS 버전을 표기했다.

▲파이어폭스 사생활 보호 모드[캡처=보안뉴스]
파이어폭스
파이어폭스는 ‘사생활 보호 모드’라는 이름으로 이 기능을 지원한다. 게코 엔진을 쓰는 파이어폭스는 다른 크로미움 기반 브라우저와 버튼 위치 및 단축키가 다르다. 우측 상단 설정 창에서 ‘새 사생활 보호 창’을 눌러 해당 기능을 실행할 수 있으며, 단축키는 Shift + Ctrl + P다.
이 기능을 실행하면 새 탭 내용이 짙은 보라색으로 바뀌며, 탭 창과 최소화 버튼 좌측에 흰색 가면을 쓴 보라색 얼굴 모습이 나타난다. 또한, ‘사생활 보호 모드에 대한 일반적인 통념’이라는 페이지를 통해 사생활 보호 모드의 한계를 명확히 설명하며, 더 높은 수준의 익명성을 원하면 모질라 VPN을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
[이상우 기자(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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