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정보의 이동유형이나 상황 분석으로 우범자 검색 지원
[보안뉴스 신동훈 기자] ‘범죄를 예측한다’하면, 아직까지 현실성이 없는 먼 미래 기술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 기술이 곧 세상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연구진이 과거 범죄 통계정보와 CCTV 영상을 자동 분석해 범죄 등 위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 중이기 때문이다. 향후 안전한 국민 생활환경 조성과 범죄 피해를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TRI 연구진이 개발중인 예측적 영상보안 원천기술(데자뷰)를 시연하고 있는 모습[사진=ETR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현재 CCTV 상황을 분석해 어떤 유형의 범죄가 발생할지 확률적으로 보여주는 ‘예측적 영상보안 원천기술’을 2019년부터 개발중이다. 해당 기술은 현재 상황을 먼저 분석하고 과거 범죄 데이터를 비교해 향후 일어날 수도 있는 범죄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판단, 먼저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이다.
향후에는 특정지역의 장소에서 특정시간대 폭행 등 4대 강력범죄 대상 범죄정보의 예측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예컨대 우범지대로 특정된 지역에서 새벽시간대 남녀가 일정 거리를 두고 걸어간다면 매우 높은 비율의 우범률이 %단위로 표시되는 방식이다.
통계적 범죄 예측 방식에 지능형 CCTV 영상분석 더해
ETRI는 더욱 고도화된 예측 치안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선진국이 진행 중인 통계적 범죄 예측 방식에 지능형 CCTV 영상분석 기술을 더했다. 즉, 기존 선진국의 범죄 예측시스템은 단순히 과거 범죄통계정보만을 분석해 미래의 위험도를 측정했다면 이번 기술은 CCTV를 통해 실시간 확인되는 현재 상황 정보까지 반영, 복합적으로 몇 분 또는 시간 후 범죄 발생 위험도를 알아낸다. 가까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현재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란 점에서 착안했다.
범죄가 발생한 CCTV 영상을 되돌아보면 그 당시 위험상황은 아니었더라도 평상시와 다른 반복된 행동이 뒤늦게 감지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진은 이같은 사실에서 현재 CCTV 상황을 과거 범죄패턴에 비춰 얼마나 위험한지 분석한다. 즉, 과거 발생한 범죄의 ‘데자뷰(Deja vu)’를 재인식하는 셈이다.
위험 예측분석은 AI 분석 과정을 통해 이뤄진다. 일반적으로 범죄가 발생하는 지역은 육안으로 식별이 어려운 열악한 환경이 대부분이기에 고성능 AI기술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우선 연구진은 보유하고 있는‘지능형 CCTV 영상분석기술’로 현재 상황을 정확히 판단할 예정이다. 구두 발자국의 ‘똑딱’소리 요소를 영상으로 전환하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행동을 파악한다. 이로써 긴박한 뜀박질인지 지속적 미행과 같은 상황인지 요소에 집중할 예정이다. 또한, 시각지능 기술로 화면 속 사람이 모자나 마스크, 안경을 쓰고 있는지, 배낭 등 도구를 지참했는지 등의 속성도 추가적으로 파악할 예정이다.
다음으로 인식된 현재 상황이 과거 범죄 통계 정보와 비교해 위험도를 측정한다. 예를 들면 새벽 2시, 후미진 골목에서 마스크와 모자를 쓴 남성이 젊은 여성을 따라가는 화면에 잡힌다면 위험도를 높게 책정해 알람을 주는 방식이다. 비슷한 패턴이 오후 2시, 서울 명동 거리라면 위험도는 크게 낮아진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실시간 CCTV 영상분석 및 예측기술로 범죄통계데이터 및 지도 영상관제 분석 결과가 나타난 모습[사진=ETRI]
범죄 데이터 학습 및 성범죄 전과자 관리 기술도 개발 예정
연구진이 개발할 AI 기술에는 법원 판결문 2만 건을 분석해 범죄 발생 시 함께 나타나는 요소를 파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의 범죄 영상 데이터와 범죄 상황을 가정한 영상도 추가 확보해 학습할 예정이다.
또한, 연구진은 성범죄 전과가 있는 대상자를 관리하는 기술도 개발할 예정이다. 현재 위치정보 기준으로 발생하는 알람의 고의성을 판단하기 어렵고 사람이 다수 섞인 경우 CCTV를 살펴봐도 대상자 판별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ETRI는 연구진이 보유하고 있는 사람 재식별기술(Person Re-ID)을 활용, 전자발찌 착용자처럼 고위험군 특정인의 경로를 분석하면 즉각 인근 CCTV로 사람을 찾게 만들어줄 계획이다. 이로써 정확히 우범자의 관리 대상 파악이 가능해지고 위험 행동 징후를 파악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다.
연구진은 최종적으로 △동적위험 예측분석기술 △휴먼심층분석기술 △능동적 AI 생활위험도 분석기술 △예측적 사회안전 리빙랩 등 기술개발을 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에는 ETRI를 중심으로 법무부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 경찰청, 제주도, 서울 서초구 등 산·학·연·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며 실증 및 현장 검증을 거쳐 치안 요구사항을 반영해 기술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전국 229개 지방자치단체 CCTV통합관제센터와 경찰관제시스템 등에 해덩 기술이 적용되면 CCTV 영상만으로 범죄발생위험도를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로등 조명 제어, 경고음, 현장 출동 등 대응체계도 구축하고 영상 프라이버시 마스킹 등 개인 민감정보 보호기술을 통해 시민의 사생활 침해 우려도 근본적으로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과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정보보호핵심원천기술개발 사업 사회문제해결형 과제인 ‘선제적 위험대응을 위한 예측적 영상보안 핵심기술 개발’의 일환으로 오는 2022년까지 수행된다.
ETRI 정보보호연구본부 김건우 신인증·물리보안연구실장은 “CCTV가 단순히 범죄 발생을 감지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위험발생 가능성을 최대 80%까지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는 신경망 모델을 개발해 미래형 첨단 사회안전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동훈 기자(sw@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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