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 바뀌는 자산...자동화 기술 사용해 매일 점검하지 않으면 소용 없어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클라우드 시대라고 말하지만, 사실 클라우드로 체제를 변환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수년 간 돈 들이고 시간 쏟고 정성스럽게 쓰다듬어온 온프레미스 장비들을 갑자기 뒤로 한다는 것도 그렇고, 아예 IT 구조 전체의 작동 원리를 바꾸며 작업 프로세스와 환경을 통째로 새롭게 한다는 것이 쉽다면 그게 더 이상한 것이다.

[이미지 = iclickart]
삼성전자의 클라우드 도입도 간단한 문제가 절대로 아니었다. 국제 시큐리티 콘퍼런스 ISEC 2019의 키노트 스피치에 나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서영규 수석에 의하면 클라우드로의 이전 프로젝트는 2012년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일단 내부적으로 필요는 명확했습니다. 동적 자산이 늘어나기 시작했거든요. 하루에도 몇 번씩 자산이 변경되는 현상이 뚜렷해지기 시작했고, 따라서 정적인 온프레미스로는 곧 자산 관리에 한계가 올 것 같았습니다. 새로운 방법을 찾다가 클라우드가 결정되었습니다.”
시작은 보안부터…하지만 단독으로는 안 돼
2012년 클라우드 도입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삼성전자가 제일 먼저 한 건 정책과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것이었다. “클라우드로 넘어간다고 했을 때 가장 걱정이 되던 건 보안이었습니다. 그래서 보안 가이드라인을 만든 것입니다. 당연히 보안 팀에서 작업을 맡았어요. 그런데 보안 팀이 보안 정책을 만드니까 요구되는 수준이 너무 높았습니다. 다 준수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였고, 역시나 개발 팀과 운영 팀이 힘들어하더라고요.”
그래서 클라우드를 생산성 측면에서 사용해야 하는 개발 팀과 운영 팀이 보안 가이드라인 작업에 합류했다. 그러면서 안전성과 적절성, 효과성의 균형을 잡아나갔다. “물론 셋이 힘을 합친다고 곧바로 이상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온 건 아닙니다. 그래서 매년 수시로 가이드라인을 제정 및 개정함으로써 업데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업데이트 작업 역시 세 팀이 같이 합니다.”
사람 손만으로는 한계가 분명
삼성전자는 클라우드 도입을 조심스럽게 진행하면서 문제가 될 만한 부분, 보완해야 할 사안 등을 체크리스트 형태로 만들어 하나하나 점검했다. 꼼꼼하고 안전하게 일이 진행되기는 했지만, 품이 너무 많이 들었다. 시간도 엄청나게 끌렸다. 왜냐하면 자산이 동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불과 한 시간 전의 체크리스트 내용이, 지금은 전혀 활용할 수 없는 것으로 변했습니다. 그러더니 점검하는 와중에도 아키텍처가 바뀌는 일도 수시로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자동화 기술을 도입했다. 선택한 것이 아니라, 필수였다. “클라우드는 통합, 실험, 배포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환경이기 때문에 그 구조며 내용물이 매 순간 변합니다. 문서화 된, 기존의 체크리스트 방식의 점검은 무의미하다고 볼 수 있죠. 또, 매 순간 변하기 때문에 보안 정책 점검 사안을 자동화 하여 매일 매일 수행하는 게 중요합니다. 일 년에 몇 번 보안 점검하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보안, 보안, 보안
클라우드의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서 삼성전자는 가시성에 먼저 집중했다. “가시성을 위해 클라우드에서 발생하는 이벤트 로그를 수집했습니다. 트레일 로그(trail log), 접근 로그(access log), 로그인과 로그오프, 플로우 로그(flow log) 등을 최대한 수집하고 분석하는 일을 시작했죠. 클라우드 업체가 제공하지 않는 로그가 있다면 서드파티 솔루션을 적용하기도 했습니다.”
위협 모델링과 위협 첩보 수집도 중요한 한 축을 담당했다. “위협 모델링을 통해 여러 가지 위협 시나리오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이벤트 모니터링을 했습니다. 모호하고 추상적으로 내부를 모니터링한 게 아니라, 실제 사고 사례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깊이 있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삼성전자는 1) 가상의 시나리오를 만들고, 2) 이를 확인하며, 3) 검증하고, 4) 방어 체제를 개선해가면서 보안을 강화했다고 볼 수 있다.
위협 첩보를 계속해서 수집하는 데에는 삼성전자가 내부적으로 운영한 레드팀과 블루팀이 큰 역할을 했다. “공격이 계속해서 진화하고 발전하죠. 따라서 같은 위협 첩보로만 방어를 설계해봐야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레드팀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 클라우드를 뚫어내고, 블루팀은 그것을 막아내면서 첩보를 최신화했습니다. 저희 레드팀과 블루팀은 전혀 소통을 하지 않습니다. 공격과 방어가 완전히 독자적으로 이뤄지고, 둘 사이에는 아무런 합의가 없습니다. 즉 모의 공격과 모의 방어가 대단히 실전과 가깝게 이뤄진다는 겁니다.”
또 하나의 주안점, 비용
서영규 수석은 “많은 기업들이 클라우드로 갔을 때의 장점으로 비용을 꼽는데, 이건 사실 획일적으로 사실이다 아니다를 말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말한다. “온프레미스 환경에서는 일일이 구매해야만 했던 기능이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자동으로 주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보안 기능도 클라우드 업체가 무료로 제공해주죠. 그래서 비용 절감을 크게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조직의 필요에 따라 유료 서비스를 추가로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고 그는 경고한다. “보안 기능이 다 무료로 주어지는 건 아닙니다. 클라우드 보안이라는 것 자체도 사용자 기업과 서비스 제공 업체가 반반씩 책임을 담당하고 있기에, 보안 사고를 클라우드 업체가 책임져주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클라우드로 갔을 때의 비용 시뮬레이션이 필수입니다. 계산만 해보는 걸 넘어서, 실제 모의 운영을 해보면서 비용을 따져보십시오.”
3줄 요약
1. 클라우드 보안 정책 및 가이드라인 작성은 운영, 개발 팀과 함께.
2. 보안 점검은 매일 자동화 기술로.
3. 비용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꼼꼼하게 점검 필요.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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