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내용 및 판결 과정 전부 비공개로 처리돼 정확한 사정 알 수 없어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모스코바의 보안 업체 카스퍼스키 랩(Kaspersky Lab)에서 컴퓨터 사건 수사 부서를 이끌었던 이전 부사장이 러시아 현지 시각 기준으로 오늘 군사법원에서 국가 반역죄에 대한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미지 = iclickart]
이 인물은 루슬란 스토야노프(Ruslan Stoyanov)로 2012년부터 카스퍼스키 랩에서 근무했다가 2016년 12월 체포됐다. 러시아의 연방 보안 안보국인 FSB의 정보 보안국 부국장인 세르게이 미카일로프(Sergei Mikhailov)와 또 다른 FSB 요원 한 명도 이 과정에서 함께 체포됐다. 국가 반역을 위한 행위를 저질렀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리고 이 인물들에 대한 최종 판결이 진행된 것인데, 스토야노프는 14년형과 벌금형을, 미카일로프는 22년형과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러시아의 뉴스 매체들에 따르면 미카일로프는 스토야노프에게 연락을 취해 러시아의 사업가인 파벨 브루블레브스키(Pavel Vrublevsky)의 활동 이력이 담긴 정보 및 수사 기록을 미국 FBI에 넘기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외의 세부적인 내용들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스토야노프는 카스퍼스키에서 근무하는 동안, 사이버 범죄 사건을 조사하는 팀을 이끌었다. 가장 상징적인 성과는 2016년 러크(Lurk)라는 사이버 범죄단의 구성원 50명의 체포를 이끈 것이다. 러크는 러시아의 각종 금융 기관들로부터 4500만 달러를 훔쳐낸 대형 범죄 조직으로, 러크 일망타진은 러시아 사이버 범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체포 작전이었다.
그러나 카스퍼스키 랩은 체포 직후 스토야노프와 회사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발표했다. 이번 판결 이후에도 비슷한 발표를 했다. “스토야노프의 판결 내용에 따라 그가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일들은 카스퍼스키 회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카스퍼스키는 그러한 사건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으며 알고 있지도 못했습니다. 스토야노프의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판결과 관련된 기록들도 기밀로 보관되어 있습니다. 카스퍼스키도 그 어떤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스토야노프는 카스퍼스키에서 근무하기 전인 2000~2010년 러시아의 통신사인 OJSC RTComm.RU와 내무부 산하 사이버범죄부(Cybercrime Unit)에서 근무한 바 있다.
또한 스토야노프는 카스퍼스키에서 근무하던 당시 금융 기관을 노리는 러시아 사이버 범죄자들의 내부 작업 원리 및 방식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당시 그는 “사이버 범죄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을 확률이 낮아, 아무런 위험 부담 없이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고 강조했었다. 그러면서 “국제 수사 공조에 대한 기반이 약하다는 것도 범죄자들이 적극 활용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주요 사이버 범죄자들 중 일부가 어디에 거주하고 있는지도 알고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그 나라에 러시아 경찰이 들어가 작전을 펼칠 수가 없죠. 이런 사정이 여기 저기 겹쳐 있습니다. 그걸 알고 사이버 범죄자들은 표적 국가의 경찰 권력이 닿을 수 없는 나라로 가 근거지를 마련합니다.” 당시 보고서 내용의 일부다.
어쩌면 그런 그의 생각을 읽고 FBI와의 수사 공조를 위해 협력을 부탁한 것은 아닐까, 하는 추측이 있지만 아무도 정확한 사건의 내용을 알 수가 없다. 그는 그러한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카스퍼스키는 사이버 범죄자들을 소탕하기 위해 뭐든지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적기도 했다.
3줄 요약
1. 러시아의 보안 업체에서 근무하던 인물, 2016년 국가 반역죄로 체포됨.
2. 그의 범죄 내용과 판결 내용 모두 비밀이라 정확히 알 수 없으나, FBI와 연락을 취한 것으로 보임.
3. 카스퍼스키는 “회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발표.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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