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거인과 오픈소스 거인의 결합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강화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IBM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회사인 레드햇(Red Hat)을 무려 340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는 여태까지 기술 분야에서 발생한 M&A 중 손꼽힐 정도로 큰 금액이다.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이미지 = iclickart]
IBM은 주당 190달러를 레드햇에 현금으로 지불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는 지난 금요일 기준으로 책정된 레드햇의 원래 주가(116.68 달러)보다 70달러 이상 높은 액수다. 외신인 CNBC에 따르면 이번 M&A는 기술 분야 역사상 세 번째로 큰 거래라고 한다. 물론 레드햇으로서는 가장 큰 거래 금액이다.
IBM의 CEO인 버지니아 로메티(Ginni Rometty)는 이번 M&A를 두고 “게임 체인저”라고 설명한다. 특히 클라우드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드의 모든 가치를 온전히 제공하는 유일한 오픈 클라우드 솔루션 제공 업체로서, IBM은 세계에서 가장 큰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업체가 될 것입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란 공공 클라우드와 개인 클라우드를 연결시켜주는 클라우드 플랫폼을 말한다. 로메티는 “현대의 기업들이 클라우드로의 이전을 빠르게 하지 못하는 건 폐쇄된 플랫폼 환경 때문”이라고 진단하며 레드햇을 인수한 IBM이 다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IBM은 컴퓨터 하드웨어 분야의 거인으로 활동해왔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처럼 클라우드에 역량을 집중시키기 시작했다. 분석, 모바일, 보안 분야로도 슬금슬금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하드웨어 시장이 예전만큼의 활력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자 사업의 전략적 방향을 틀고자 한 것이다.
한편 레드햇은 계속해서 별도의 조직으로서 활동을 이어갈 전망이다. 현재의 CEO인 짐 화이트허스트(Jim Whitehurst) 역시 지금 그대로 회사를 이끌 예정이다. 경영팀들도 다 남는다. 다만 화이트허스트는 IBM의 수석 경영진에 포함될 것이며, 로메티가 직속 상사가 된다.
레드햇의 부회장인 폴 코미어(Paul Cormier)는 이 거래가 발표된 날, “오픈소스 역사에 길이 남을 기념일”이라고 말했다고 외신들은 전달하고 있다. “기술 분야 역사상 세 번째로 큰 거래에 오픈소스 전문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는 게 굉장한 일입니다. 이 기분을 최대한 오래 느끼고 싶습니다.”
1993년 창립한 레드햇은 1년 후 레드햇 리눅스 OS를 세상에 내놓으며, 리눅스 계통에서 잊힐 수 없는 이름이 되었다. 또한 오픈소스 운동에 있어서 선두주자로서 자리를 잡아갔다. 소스코드를 비밀로 하는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IT업계에서 크게 영향력을 떨치는 가운데 레드햇을 필두로 한 오픈소스 움직임의 출현은 여러 모로 충격을 남겼고, 지금도 그렇다.
현재 레드햇은 35개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임직원이 1만 2,000여 명에 달한다.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솔루션을 고객들에게 제공하며 2018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총 수익 2억 5,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연간 매출은 한 해 전보다 21% 오른 29억 달러다.
한편 2017년 연간 매출 790억 달러에 총 수익 58억 달러의 IBM에게 340 달러는 매우 큰 금액이다. 그래서 일부를 현금으로 지불하고, 일부는 부채로 남길 예정이다. 그러나 그 비율에 대해서는 정확한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주식을 통한 지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이 거래는 완전히 성사되지 않은 상태다. 레드햇 주주들과 유관 기관의 승인 과정이 남았기 때문이다. 계약 완료는 2019년 하반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줄 요약
1. 하드웨어 거인 IBM, 오픈소스 거인 레드햇 인수.
2. 가격은 340억 달러. 역사상 세 번째로 큰 M&A.
3. IBM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사업 강화를 위해 레드햇 인수했다고 밝힘.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