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월드 민세아 기자] 바쁜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 홈CCTV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 시작하고 있다. 집을 비운 사이 애완동물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혹시나 아이가 혼자 있다가 사고를 내진 않을지, 집에 도둑이 든 건 아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계속 신경쓰이게 만드는 것들이 많다.
이때 홈CCTV를 확인하면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이제는 홈CCTV가 마냥 한 자리에 고정돼있지만은 않는다. 로봇과 결합된 앱봇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바램시스템이 새로 출시한 홈CCTV, ‘앱봇 라일리(AppBot Riley, 이하 라일리)’를 시큐리티월드가 직접 체험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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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안 문제에 민감한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는 요즈음, 홈CCTV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달의 ‘직접 써보니’에서 만난 제품은 이런 시대적 니즈에 부합하는 움직이는 홈CCTV다. 라일리는 바램시스템에서 지난해 선보인 홈CCTV 로봇인 ‘앱봇 링크’를 업그레이드한 제품이다. 라일리는 움직인다는 점에서 기존 홈CCTV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기자는 예전부터 홈CCTV에 관심은 있었지만 감시할 수 있는 공간에 한계가 있어 그다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라일리는 로봇 장난감처럼 조작하는 재미도 있을뿐더러 감시할 수 있는 공간에 한계가 없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평소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라일리를 통해 집안 곳곳을 지켜보고 싶었고, 애묘인인 기자가 출근한 후 고양이가 무엇을 하는지도 확인할 수 있어 라일리를 선택하게 됐다.
상자를 열어보니…
라일리 상자를 열고 완충재를 걷어내자 보이는 ‘앱봇 라일리’. 라일리의 첫인상은 기자가 좋아하는 픽사 애니메이션 캐릭터 ‘월-E’를 연상시켰다. 라일리는 가로 12㎝, 세로 12㎝, 높이 10㎝의 자그마한 크기에 400g도 되지 않는 가벼움을 자랑한다. 상자 안에는 라일리와 함께 충전 스테이션, USB 마이크로 케이블, 어댑터, 퀵가이드북이 동봉돼 있다.
라일리의 바퀴인 실리콘벨트는 빨간색, 연두색, 회색, 파란색, 주황색으로 총 5가지가 있어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다. 별도로 조립할 필요 없이 완제품으로 들어있다. 가이드북에 적힌 대로 라일리 본체 바닥 부분의 파워버튼과 리셋 버튼을 동시에 누르자 “I’m Ready”라는 말과 함께 초록색 불빛이 반짝거렸다.
라일리의 기본 조작방법
라일리에 전원이 들어오는 것이 확인되면 이제는 조작을 위해 사용자 스마트폰에 조이스틱을 설치해야 한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안드로이드)나 앱스토어(iOS)에서 ‘앱봇 라일리’ 앱을 설치하고 스마트폰 인터넷 설정에서 라일리를 선택하면 바로 연동된다. 기자는 아이폰을 사용하기 때문에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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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을 실행한 후에는 집에 설치된 와이파이를 선택해주는데 이는 외부에서도 라일리를 조작하기 위함이다. 라일리는 인터넷과 연결되기 때문에 사용자가 외부에 있어도 스마트폰으로 조종할 수 있다. 이때 사용자가 주의할 점은 인증되지 않은 와이파이로 연결하는 것은 위험하므로 믿을 수 있는 인터넷에만 연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최악의 경우 라일리가 촬영하는 홈CCTV 영상을 해커가 탈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집안에 설치된 웹카메라 등으로 몰래 사생활을 엿보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바램시스템 측은 이에 대비하기 위해 앱을 실행할 때마다 비밀번호를 입력하도록 하고 있다. 비디오 데이터 또한 안전을 위해 암호화되도록 했다. 이후 앱 실행화면이 스마트폰에 뜨면 화면에 뜬 두 개의 원을 드래그해서 조작할 수 있다. 왼쪽 원은 CCTV의 상단 카메라의 각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120˚까지 움직일 수 있다. 오른쪽 원은 라일리를 이동시키는데 쓰면 된다. 360˚ 회전도 가능하다.
실제로 조작해본 결과 숙달되는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게임을 하듯이 두 원을 드래그해 이동시키자 드래그하는 손의 세기만큼 빠르게 움직였다. 마치 CCTV가 달린 RC카(무선조종 자동차)를 조작하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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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리가 ‘실수로 넘어지거나 뒤집혔을 때 무용지물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라일리가 기어 다닌다고 표현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기어 다니는 물체는 뒤집혔을 때 세상에서 가장 무능력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라일리는 이런 경우를 대비해 ‘자동 일어서기’ 기능도 갖췄으니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기능 확인을 위해 일부러 라일리를 넘어뜨린 뒤 앱 오른쪽 위에서 세 번째 버튼을 누르자 고개를 앞으로 쭉 뺐다가 바짝 뒤로 당겨 일어나는 라일리를 볼 수 있었다.
HD로 화질 걱정 없어…적외선 촬영 기능도 제공
보통 무선 CCTV의 경우 화질이 좋지 않아 영상을 구분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그러나 라일리는 저화질부터 HD까지 화질을 그때그때 선택할 수 있다. 5메가픽셀까지 지원한다. 통신 환경이 좋지 않으면 고화질로 촬영할 때 조금 버벅거리는 감이 없지 않은데, 이때 저화질로 화면을 보거나 촬영하면 스마트폰에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이때 CCTV 화면에서 감지되는 움직임을 포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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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에서 다섯 번째 ‘움직임 감지’ 버튼을 누르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있을 때도 잠금화면에서 ‘Motion Detection!’이라는 푸쉬 알림을 확인할 수 있다. 움직임이 감지되면 10초간 자동으로 영상을 촬영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움직임 감지 버튼 바로 밑의 동영상 재생 버튼에서는 녹화된 영상이나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왼쪽 위에서 세 번째 버튼을 눌러 얼굴인식도 할 수 있다.
양방향으로 음성도 주고받을 수 있다. 라일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음성을 사용자가 스마트폰에서 들을 수 있고 사용자가 스마트폰에 대고 말하는 음성을 라일리 본체에서 방출해 집 안에 있는 아이나 애완동물이 들을 수 있어 대화도 가능하다. 집을 자주 비우는 애완인의 경우 애완동물에게 주기적으로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어 애완동물의 외로움도 덜어줄 수 있다. 놀라운 것은 야간 감시를 위한 적외선(IR) 촬영도 제공한다는 것이다. 날이 흐리거나 집안이 어두워 일반 홈CCTV로는 촬영하기 힘들 때 적외선 촬영 기능이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다.
손쉬운 도킹으로 방전 걱정 없어
무선기기의 가장 큰 적은 배터리다. 라일리도 무선기기인지라 사용하다 보면 배터리가 점점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 라일리의 배터리가 10% 아래로 줄어들면 스마트폰에 알림이 뜨기 때문에 나도 모르는 사이 라일리가 방전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바램시스템 측에 의하면 라일리는 한번 충전 시 1.5시간을 이용할 수 있다.
무선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직접 가서 충전을 시켜줘야 할 것 같지만 간단한 조작만으로 라일리가 직접 충전할 수 있다. 라일리를 충전 스테이션 근처로 이동시킨 후 오른쪽 맨 하단의 ‘자동 충전’ 버튼을 누르면 라일리가 스스로 스테이션으로 올라가 충전되는 기특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본체에 빨간 불이 들어오면 제대로 충전되고 있다는 것이다. 4시간이면 완충된다. 라일리는 2,600㎃의 리튬 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가지고 있다. 충전 중에는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대신 한 자리에서 감시하는 홈CCTV 역할을 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오래 조작하다 보면 라일리 본체가 점점 뜨거워지면서 갓 조작했을 때보다 반응속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것은 전자기기가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인 듯하다. 바램시스템 측은 향후 라일리 카메라에 확대·축소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라일리는 정가 22만 8,000원이라는 가볍지 않은 가격이지만 현재 쿠팡 등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통해 17%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움직이는 홈CCTV라는 점에서 이 가격은 충분히 낼 가치가 있어 보인다. 집을 자주 비우는 아이가 있는 가정이나 애견·애묘인의 경우 한번 사용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글 시큐리티월드 민세아 기자(sw@infothe.com)]
[월간 시큐리티월드 2016년 12월호 통권 239호(sw@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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