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개발 중심의 중소기업이라면 한 번쯤은 자사의 기술이 유출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해봤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중소기업과 거래를 하고 있는 곳에서는 거래하던 기업이 도산하면 사후관리에 대한 걱정에 쉽게 손이 가지 않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번에 본지가 찾은 기술임치센터는 이러한 걱정을 덜어주는 곳이다. 임치된 기술이 법에 의해 인정받을 수 있고, 설사 개발기업이 도산한다해도 임치물 교부를 통해 해당기술 사장을 방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설비의 전력사용량을 50% 가량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A 전자의 김 대표는 계속되는 제품문의에 함박웃음이 가득하다. 정부에서의 인증 획득은 물론, 시장에서의 검증으로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그에 반해 한 가지 걱정도 계속 들고 있다. 전력절감 기술은 이미 특허를 획득해 기술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최근 개발하고 있는 기술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기 때문이다. 이전에 특허를 출원하면서 적지 않은 비용이 들었고 등록여부도 불투명했던 것. 또, 특허가 등록되기까지 기술을 공개해야 하기에 경쟁사에서 모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되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중 김 대표는 친구로부터 기술임치제에 대해 듣게 됐고 혹시나 하는 생각에 기술임치센터를 찾아 갔다. 기술임치센터를 찾은 김 대표는 기술임치제도는 중 소기업의 핵심 기술정보를 대중소기업협력제단에 보관 해 두고 기술이 유출됐을 경우 임치물을 이용해 해당기술 의 보유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제도라는 설명을 들었다. 기술임치제에 대해 알게 된 김 대표는 무엇보다 특허와는 다르게 공개절차가 없고, 소유권에 대한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철저한 보관 시스템으로 기술유실 걱정 No!
현재 기술임치센터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대중소기업협 력재단이 제도 운영전담기관으로 지정돼 운영되고 있다. 이를 위해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은 임치물 전용보관 설비 가 구축됐으며, 제도 운영을 위한 법적·기술적 전문 인 력이 구성·운영되고 있다.
먼저 이곳에 구축된 임치물 보관 시스템을 살펴보면, 외 부와 차단된 독립공간에 임치물을 보관할 수 있는 금고가 있으며, 이곳에는 소수의 출입권한을 가진 담당자만 출입 할 수 있다. 또, 임치물의 보관을 위해 항온·항습과 화재 감지·진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특히, 이곳 금고에 출 입하기 위해서는 지문인식과 3중 잠금장치를 해제해야만 하며, 금고 내부는 CCTV와 움직임 감지센서로 24시간 감시·운영 체제를 갖추고 있어 임치물의 안전한 보관을 가능하게 한다.
임치물 제한 없고 절차 간단
그렇다면, 기술임치센터에 보관할 수 있는 임치물은 어떤 것이 있으며, 절차는 어떻게 이뤄질까? 일단 임치물의 대 상이 되는 것은 개발기술만이 아니다. 생산·제조방법이 나 설계도 및 매뉴얼, 배합비율 성분표, 각종 데이터 등 을 비롯한 기술상 정보나 기업의 운영 및 관리, 매 출과 관련된 영업비밀 등의 경영상 정보도 임치물 로 보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임치물 보관을 위한절차는 복잡할까? 그렇지 않다. 상담 후, 계약서를 작성하게 되면 임치물의 동일성 검사를 하고 임치센터에 보관하게 된다. 또한 이렇게 관리되고 있는 임치물은 개발사의 요청이나 사용기관에서 개발사의 도산 등으로 사후관리 등의 필요에 따라 임치물을 교부받을 수 있다.
2008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기술임치제도는 도입 이후, 급속하게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2011년 1,000여건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9,000여 건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기술임치센터는 금고실을 추가 증설해 현재 제 1보관소에 8,000개의 금고를 증설했으며 제 2보관소 역시 추가증설을 진행 중에 있다. 그만큼 기업 등의 기술 및 영업비밀 유출에 대한 우려와 관심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술임치제를 통해 기술 및 영업비밀을 보호한다고 해도 해당 기업의 노력은 필요하다. 기술임치제는 기술 및 영업비밀에 소유권자에 대한 증빙을 해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진, 글 : 김영민 기자>
[월간 시큐리티월드 통권 제204호(sw@infoth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