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아바타’로 잠시 이야기를 옮겨가면, 영화의 화려한 입체영상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지만, 필자는 3D와 CCTV와의 만남을 목격하고 가슴 떨린 미래를 보았다. 영화를 보지 못한 독자들이 있다면 꼭 한번 관심을 갖고 봐도 좋을 것 같다.
나비족을 공략하기 위해 판도라 주둔군의 마일즈 쿼리치 대령 등이 나비족 근거지를 3D 입체영상을 통해 공격포인트를 지정하고 공간정보를 분석하여 실제 공격 시에 아주 많이 와보았던 곳을 공격하는 듯 완벽한 공격을 구사하는 장면에서 필자는 방어하는 보안담당자의 입장에서 다양한 침입자들을 대처하기 위해 자신이 맡고 있는 담당구역의 정확한 3D 공간정보를 갖고 있다면 효과적인 대처방안이 마련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1, 2차원 보안 시스템의 한계
그럼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3D와 CCTV는 어떤 형태로 결합되고 있는지 알아보자. 오늘날 보안의 중요성은 점차 증대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 DVR 시스템의 경우 얼굴인식 기능, 사람인지 기능, 지능형 추적 시스템 등의 방향으로 개발돼 왔으며, 단지 카메라 화소수를 높이거나 설치대수를 늘려서 단순한 저장기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진행돼 왔다. 또한, 상황인식과 관련해서도 2D 기반의 이미지 영상에 평면적인 정보만을 제공하기 때문에 실제 우리의 생활공간인 3차원 공간을 이해하고 문제발생시 효과적으로 대처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기존 DVR 시스템의 경우 카메라의 단순영상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도면, 사진 등의 2D 기반의 영상 시스템을 제공하는 경우에 위급에 요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그 공간의 위치나 공간의 구조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제약이 따랐다.
하지만 3D 기반 영상 시스템의 경우 건물 등의 공간이 3D로 모델링되어 있어 감시자가 건물의 구조를 모른다고 하여도 문제발생시 직관적으로 판단해 신속한 후속조치를 취할 수 있다. 또한, 2D 기반 영상감시 시스템과는 달리 단순한 영상정보 외에도 구조, 센서 정보 등의 3차원 공간정보를 전달하여 타 시스템과의 호환성 측면에서도 탁월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물론 지금의 CCTV를 사용하여 1차원적으로 영상을 다루고 보안업무에 활용하는데 있어 큰 무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2000년도에 들어서면서 유비쿼터스 사회의 중요성이 제기되고 u-City라는 개념이 등장했는데, 그 과정에서 도시나 건물 등의 공간을 3D 모델링을 통해 관리하고자 하는 분야가 대두되었다. 이전까지의 공간관리하고 한다면 도면을 통해서만 공간을 이해할 수밖에 없었고, 이것은 전문가 외에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컴퓨터 성능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3D 그래픽 분야의 기술도 발전하면서 건축도면의 3D화와 그에 따른 3차원적인 공간관리가 가능하게 되었다.
필자가 개발한 3D 공간 방재·방범 시스템의 기반인 BIM 모델링(3D)의 경우도 기존 전문가들만 모델링이 가능한 툴이 아닌 비전문가도 숙련 과정 없이 3D 공간의 모델링이 가능하다.
BIM 기반 3D 기술의 장점
건설정보 모델링(BIM : Building Information Modelling)은 건축설계를 기존 평면(2D)에서 입체(3D)로 한 차원 격상, 건축물의 전 생애주기 동안 발생하는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기술을 의미하는데, 이를 통해 건물의 설비 교환주기나 에너지 소비량, 단열 성능 등의 관리가 보다 용이해진다. 각종 시설공사에 BIM을 도입하면 설계 과정부터 각종 시뮬레이션을 통해 잘못된 부분을 수정할 수 있다. 설계변경 요인도 줄어 공기가 단축되고 비용절감 효과도 크다.
지금 건설산업에 있어 BIM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대세라 할 수 있다. 유럽에서는 2000년대 중반이후 이미 50% 이상의 건축 프로젝트가 BIM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2006년부터 연방 조달청이 모든 프로젝트에 BIM을 의무화했다. 심지어 건설 프로세스에 관해 한수 아래로 여겼던 중국조차 2008년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과 국제수상경기센터 건설 때 BIM을 도입하기도 했다.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비용 절감과 공기 단축 등 건설 프로세스의 혁신 기제로 BIM의 효용성이 널리 알려지며 대형건설사와 건축사사무소를 중심으로 민간부문에서 BIM 적용을 위한 다양한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조달청에서는 현재 500억 이상 규모의 건설에는 반드시 BIM 설계를 하도록 했다.
CCTV와 3D의 결합으로 새로운 보안 시스템 구현
3D 기술에 CCTV 영상을 결합하기 위해서 가장 큰 어려움은 두 기반이 모두 많은 데이터를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실시간 영상을 필수로 하는 보안시장에는 쉽지 않은 분야인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3D 기술 차제가 Light 버전으로 제공되어야만 카메라 동영상을 3D 환경에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또한, 3D 기술의 공간 표현이 너무 전문가에 맡겨져 일반적인 설치 업체에서는 별개의 기술로 분류되어 현실적인 접목에 어려움이 있어 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BIM 기반의 3D기술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3D 기술이 갖는 각종 시뮬레이션 기능 등을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실세계는 3차원으로 구성된 세계이다. 기존 CCTV, DVR 시스템은 단순히 카메라가 비추는 영역만을 평면적으로 투영할 수밖에 없어 3차원 실제 ‘공간’이 가진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활용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는 사용자가 알아서 공간을 파악하거나 대상이 되는 공간의 크기나 위치 등을 미리 파악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 운영되는 것이므로 직관적이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한 번쯤 3D 공간정보를 활용하여 새로운 방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가 우리에게도 주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글 : 강 원 식 그린아이티코리아 대표이사(ceo@greenitkr.com)>
[월간 시큐리티월드 통권 제173호(sw@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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