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발주, SW산업의 건강한 생태계 조성
정보통신부가 SW 분리발주와 관련해 가이드라인 제시 및 발주자가 유념해야할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하는 등 적극적인 활성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의 정보화 사업은 상당부분 정통부가 제시한 부분을 따라갈 분위기다.
정부에서는 SW 분리발주가 SW 산업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정부의 정보화 사업에도 상당히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어 전 정부기관이 SW 분리발주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SW 분리발주 제도를 주도하고 있는 정석균 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진흥단 소프트웨어정책팀장을 만나봤다. SW 분리발주와 관련해 제도 마련 계기와 앞으로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정 팀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Mini Interview
정석균 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정책팀장
이전에는 정부 정보화 사업시에 어떻게 발주가 이루어졌나
일반적으로 일괄발주 형태였다. 발주자는 정보화 사업계획이 잡히면 SI 업체를 선정해 모든 것을 일임하고 일괄 처리하는 방식을 택했다. 왜냐하면 그것이 편하다. 하지만 일괄발주에는 허점이 많다.
어떤 허점들이 있나
우선 발주자 입장에서 편리한 점도 있지만 어떤 소프트웨어를 어떤 가격으로 사용했는지를 알 수가 없다. 모든 것을 SI업체에 맡기기 때문에 SI업체말만 듣고 따라 가야한다. 그래서 보안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발생해도 SI 업체 담당자를 먼저 불러야 하고 그만큼 즉각적인 해결이 힘들다는 점이 있다. 또 보안 제품을 다른 것으로 교체하고 싶어도 기존 SI 업체 시스템과 맞지 않으면 교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래서 비용적인 측면이나 관리적 측면에서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일괄발주는 ‘블랙박스’와 같다.
SW 분리발주의 장점이 있다면
SW 분리발주를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목적은 정보화 시스템의 품질향상과 비용절감 그리고 SW 산업을 육성하자는데 있다. SI업체는 수주를 하면 솔루션은 하도급을 준다. 솔루션 비용으로 50~70%도 안 줄 것이다. 또 자신들의 이익을 늘리기 위해 기술력 보다는 값싼 솔루션을 사용할 수도 있다. 또 공정경쟁이 아닌 잘 아는 업체를 끼워줄 수도 있는 문제다. 그래서 결국 솔루션 업체들이 SI 업체에 종속되고 만다. 이를 깨기 위해서는 분리발주가 필요하다. 공정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고 제값을 줄 수 있고 이에 따른 SW에 대한 기술개발 노력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이런면에서 볼 때, 분리발주는 투명하기 때문에 ‘화이트박스’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발주자 입장에서도 자신들이 원하는 솔루션을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고 유지 보수도 원활하게 지원받을 수 있다는 장점들이 있다. 물론 SW 산업 발전에도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본다.
발주자 역량도 문제가 될 것 같은데
분리발주를 하면 발주자 입장에서는 예전 일괄발주보다는 힘든 점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발주자가 힘들어도 분리발주는 해야 한다. 발주 능력이 부족하면 배워야 한다. 발주 능력이 다 길러 질 때까지 기다리다간 분리발주는 점점 힘들어진다. 분리발주를 직접 몇 번 해보면서 배워나가야 한다. 또 내부 역량이 부족하면 외부 전문가를 활용해 조언도 구하고 노력하다보면 정착될 것이다. 이런 문제를 돕기 위해 정보사회진흥원이나 SW진흥원 등에서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 제시한 가이드라인은 적절하다고 보는가
공공기관 10억 이상 사업중, 5000만 원 이상 솔루션에 한해 분리발주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10억 이상 사업은 전체 정보화 사업에 있어 건수대비 5% 정보에 불과하다. 하지만 비용적인 부분은 59% 정도 된다. 따라서 통계상 1년에 기관별로 2~3건 정보 분리발주하는 일이 생길 것이다. 발주자 입장에서 큰 무리없이 해 낼 수 있는 정도의 업무라고 생각한다. 특히 10억이 넘는 큰 규모의 사업은 발주자가 당연히 꼼꼼히 살펴보고 발주해야 한다.
SI업체 반응은 어떤가
SI업체는 원칙적으로는 분리발주에 동의하지만 점진적인 변화를 주장했다. 하지만 SI업체 입장에서도 나쁠 것만은 없다. 일괄발주시에는 시스템에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SI업체 관계자를 귀찮게 했다. 왜냐하면 사소한 부분까지도 SI업체가 책임을 져야했기 때문이다. 반면 분리발주를 하면 SI업체들도 불필요한 일로 시달릴 일이 없어진다. 책임소재가 분산되고 명확해지기 때문이다. 분리발주는 SI업체에게는 계속되는 하자 보수문제에 시달리는 것을 막아주고 SW업체에게는 공정경쟁과 적정 대가 지불이 가능하게 만들어주고 발주자 입장에서는 품질이 좋은 시스템 도입과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분리발주가 활성화되려면
활성화를 위해서는 발주자들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일괄발주의 문제점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고 분리발주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어떤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지를 인식해야 한다. 다만 발주자들의 업무가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완화시키기 위해 정보통신부에서 지원해줄 생각이다. 관련 협회에서 발주자들의 부담을 덜어줄 계획을 세우고 있다.
분리발주가 SW산업에 어떤 영향을 줄까
SW산업이 지금보다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다. 공정경쟁을 통해 SW산업의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발주자와 SI업체 그리고 SW업체들이 각각 분리 독립하면서도 제각각의 기능을 발휘해야 한다. 일괄발주는 발주자도 종국에는 SI업체에 종속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계속해서 SI업체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려가게 된다. 분리발주를 통해 SW산업의 자연스러운 발전 메카니즘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길민권 기자(reporter21@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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