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교에는 360도 회전이 가능한 23대의 CCTV가 설치되어 있고, 이 영상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상황실도 갖추고 있었다. 또한, 인천대교 소속차량 2대가 1시간에 한 차례씩 양방향을 교행하며 순찰을 돌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 사고 당시에는 23대의 CCTV와 순찰차량 모두 2차선 중앙에서 비상등을 켜고 서 있는 마티즈를 발견하지 못했고 16분 후 사고가 일어나고 말았다. 인천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사고장소 근처의 톨게이트에는 2대의 CCTV가 설치되어 있었지만 한 대는 톨게이트 이용차량의 번호판을 찍고 있었고, 한 대는 다른 고장 난 차량을 주시하느라 마티즈가 고장 난 채 서 있는 것을 확인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인천대교에 설치된 CCTV는 단 2명의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에 원활한 모니터링 활동을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여러 가지 상황이 맞물리면서 벌어진 인재(人災)로 CCTV를 활용한 감시활동만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건이었다. 특히, CCTV가 촬영한 영상을 제대로 확인했다면 미연에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비록 23대의 CCTV가 많은 수는 아니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했다면, 그리고 영상보안 분야의 트렌드인 지능형 시스템이 구축되어 장시간 서 있는 마티즈를 발견하고 신속히 경보를 관제센터로 전달했다면 이와 같은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CCTV 카메라의 경우 설치만 해놓는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감시 및 모니터링 활동을 벌일 인력이나 관리체계가 없다면 있으나마나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번 인천대교 참사 역시 영상감시 시스템의 효율적인 운용에 있어 아쉬움이 큰 경우라고 할 수 있다. CCTV가 붐을 타고 우후죽순 설치되고 있는 요즘, 이것만 믿고 오히려 보안에 대한 경각심이 흐트러지지는 않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야할 때이다.
<글 : 원 병 철 기자(sw@infoth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