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 인식 기술에 대한 소비자 거부감 없어지는 것만도 큰 성과

[이미지 = iclickart]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애플의 아이폰X 때문에 IT 업계와 소비자들이 시끌시끌하다. 보안 업계 역시 마찬가지인데, 이는 아이폰X의 안면인식 기능 때문이다. 생체 인증 기술로서 안면인식은 이미 수년 전부터 존재해왔던 것이다. 다만 일상 생활 속에 널리 보급되지는 못하고 있었다. 다중인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외쳐지는 때에도 안면인식 기술은 뒤로 밀려나기 일쑤였다. 그런 기술이 애플의 신제품을 통해 전면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애플이 하면 뭔가 다를까? 안면인식 기술은 이제 대세로 올라오게 될까? 아직 사용자나 전무낙 모두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먼저 비트글래스(Bitglass)가 200명의 IT 및 보안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의하면 60%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반응이다. 아직 페이스 ID의 정확도나 보안성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인데, 기술의 정확성이 염려된다는 반응이 40%, 보안성이 염려된다는 반응이 30%였다.
비트글래스의 프로젝트 담당자인 살림 하피드(Salim Hafid)는 “페이스 ID나 기존의 터치 ID나 작동 방식은 비슷한데도, 새로운 기술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염려’인 것이 재미있다”며 “대부분 터치 ID를 받아들였듯, 페이스 ID도 받아들이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아이폰X가 사람들 손에 쥐어지기 시작할 때부터는 가시적인 변화가 있지 않을까요?”
최근 와이어드(Wired)지에서도 페이스 ID의 보안성을 다룬 바 있다. 당시 그 글에서는 여러 보안 전문가들이 자신의 ‘염려’와 ‘우려’를 토로했다. 급기야 애플은 9월에 페이스 ID 기술에 관한 백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반 사용자들 측에선 ‘기대감’이 더 많이 나타난다. 시장 조사 업체인 시크릿 더블 옥터퍼스(Secret Double Octopus)의 조사에 의하면 일반 소비자들의 81%가 “페이스 ID 때문에 보안 기능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시크릿 더블 옥터퍼스의 부회장인 아밋 라하브(Amit Rahav)는 “예상치 못한 높은 수치가 결과로 나왔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설문에서 비밀번호보다 안면인식을 더 선호하게 될 것 같다고 말한 응답자는 73%였고, 페이스 ID는 굉장히 신뢰할만한 기술일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70%였다. 기대감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다중인증의 하나로서 안면인식 기술은 유용한 것이 분명하다. NIST는 올해 초 생체 인증 기술을 단독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아이덴티티 보안 업체인 프린스턴 아이덴티티(Princeton Identity)의 마크 클리프턴(Mark Clifton) CEO는 “기업들이 업무 환경 내 안면인식 기술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하며, “터치 ID의 등장으로 지문 붐이 일었을 때와 비슷한 분위기”라고 증언한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생체 인증 요소는 지문이다. 안면인식 기술은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중이다. 그 뒤로는 홍채 인식이 있고 말이다. 클리프턴은 “생체 인증 기술 자체가 전반적으로 성장 중에 있다”며 “소비자들이 생체 인증에 점점 더 익숙해지고 있다는 건 그것 나름대로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가트너의 분석가인 안트 알란(Ant Allan)은 페이스 ID가 그렇게까지 큰 파급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믿는 쪽이다. “페이스 ID가 터치 ID만큼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 기술력이 무엇이든 결국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느냐 마느냐의 관문 역할만을 한다는 점에서 같기 때문입니다. 핸드폰 잠금장치를 이렇게 풀든 저렇게 풀든 마찬가지란 겁니다.”
그렇지만 애플이 ‘생체 인증에 대한 거부감을 없앤 것’에 대해서는 클리프턴도 인정한다. “예전에 500명의 청중이 있는 자리에서 강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생체 인증 기법을 사용하냐고 물었더니 30~40%가 손을 들더군요. 얼마 전 같은 컨퍼런스에서 같은 질문을 했는데 100% 손을 들었습니다. 확실히 모바일 폰 자체의 파급력만큼은 인정합니다.”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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