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ㆍ벤처 IT 기업들, 반복적으로 기술유출 피해당해
국내 기업 5곳 중 1곳은 3번 이상 피해입고 있다
국정원 “제품 개발과 함께 보안에도 신경을 써야”
“제품개발하고 상품 마케팅하는 데도 빠듯합니다. 이런 상황에 보안까지 어떻게 신경쓰나요.” 대부분 중소기업들의 입장이다. 그래서 간혹 발생하는 대기업들의 정보유출도 문제지만, 벤처기업과 중소기업들의 보안 구멍은 더욱 허술하다.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 관계자는 “벤처나 중소기업의 보안 의식은 대기업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대부분 기술개발과 마케팅만 신경을 쓰고 있다. 그 사이에서 아무도 모르게 발생하는 기술유출에는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에 국정원은 주요 공단을 중심으로 중소ㆍ벤처기업 18개사를 대상으로 얼마 전 보안 진단 프로그램을 활용해 보안체제 및 인원, 문서, 시설, 정보보안 등 5개 분야에 대한 보안점검을 실시했다.
그 결과 중소ㆍ벤처기업 대부분이 100점 만점에서 50점 정도에 불과한 낙제점이 나왔다고 한다. 국정원 관계자는 “국내 주요 공단지역을 조사한 결과, 핵심 인력유출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인력 유출과 함께 자연스럽게 기술유출도 함께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려가 되는 부분은 반복적으로 기술유출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기밀보호센터 관계자는 “국내 기업 5곳 중 1곳이 회사 기밀이 유출돼 피해를 본 적이 있고, 피해 기업의 기밀 유출 횟수도 평균 3회에 달하는 등 피해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유출 피해를 당했으면서도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당한다는데 문제가 있다. 그만큼 대표의 보안 마인드와 관심이 부족하고 자금도 부족한 것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원 관계자는 “아무리 좋은 제품을 개발해봐야 보안 허술로 인해 기술이 유출되면 중소기업은 치명적인 피해를 입게된다. 특히 기술집약적 벤처기업에서는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내부적인 보안 강화 프로세스 정립과 외부적으로는 국정원 교육이나 책자를 활용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산업스파이들은 이제 공단지역과 벤처기업뿐만 아니라 대학 연구소까지 마수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산학연 협동 연구개발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대학과 연계된 기술유출건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국정원 입장이다.
이에 국정원에서는 일반 기업뿐 아니라 대학도 산업보안 대상자로 지정하고 있으며, 이들을 대상으로 직업윤리 및 보안의식 제고, 효율적인 보안관리 방안 등을 집중 교육해나갈 방침이라고 한다.
국정원 기술유출 적발 기준으로 보면,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기전자 분야가 46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정보통신 분야가 21건, 정밀기계가 8건, 생명공학이 6건, 정밀화학이 7건, 기타 7건 등으로 나타났다.
국정원 관계자는 “IT관련 기술유출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특히 구로디지털단지내 기업들과 구미 공단내 IT기업들은 기술유출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길민권 기자(reporter21@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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