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항공모함을 보유하지 못하는 까닭

2017-07-25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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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모 1척 건조비용만 5조~6조원으로 천문학적 예산 소요
우리나라 해군의 개념은 ‘연안해군’으로 항공모함 필요성 높지 않아


[보안뉴스 성기노 기자] 미국의 막강 군사력의 상징은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는 항공모함이다. 미국은 현재 총 11대의 항공모함을 보유하고 있다. 헬기 캐리어함까지 합하면 넓은 의미에서 19대의 항모를 보유하고 있다. 2위 프랑스의 4대를 크게 앞서고 있다. 3위는 일본으로 3대인데 모두 헬기 캐리어함이다. 우리나라도 독도함이 헬기 캐리어함급에 속한다.


[사진=iclickart]

최근 미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최신예 항공모함을 취역시켰다. 바로 미국 차세대 핵 추진 항공모함인 제럴드 포드함(CVN-78)이다. 배수량이 무려 11만톤에 달하는 초대형 항모다. 포드함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해군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했던 제38대 포드 전 대통령의 이름을 땄다. 미 해군의 11번째 핵항모로 기존 주력 항모인 니미츠급보다도 성능 면에서 뛰어난 ‘슈퍼 핵항모’다.

포드급 항모 3척 건조 계획에 투입된 예산은 430억 달러(약 48조원)로, 올해 우리나라 국방예산 40조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갑판 길이도 국제규격 축구장의 3배를 넘는 337m에 이른다. 포드함은 70~90여대의 전투폭격기를 탑재하고 하루에 220회의 공군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다른 국가들은 감히 넘볼 수도 없는 해양 공격력을 갖추고 있다. 미국이 가끔 북한의 핵 위협이 커지면 우리나라 해역에 항공모함을 띄우는 것도 바로 이런 ‘억지력’ 때문이다. 미국의 항모는 수십대의 전투전폭기를 탑재하고 있어 웬만한 국가의 공군 전력을 훨씬 능가한다. 포드함 한척으로 북한 영공은 물론 북한 전역을 폭격할 수 있기 때문에 개전 초기 상당한 전력우위를 점할 수 있다.

포드함은 최신형 원자로(A1B) 2기를 갖춰 출력이 니미츠급 핵항모의 3배다. 이론적으로는 다른 에너지원의 공급 없이 20~25년간 연속 항행할 수 있다. 75대 이상의 함재기 탑재 능력과 탐색과 조준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이중 대역 레이더(DBR) 등 최첨단 통합전쟁 시스템을 갖췄다. 특히, 함재기를 이륙시킬 때 마치 활주로에서 새총을 쏘듯 강한 전자기를 방출하는 전자기식 캐터펄트(EMALS)를 최초로 적용한다. 포드함은 2021년까지 태평양에 배치될 예정이다. 포드함의 태평양 배치는 중국에 대한 견제 성격이 강하다고 한다. 해군력의 압도적 우위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미국의 전략을 보여준다. 중국의 항공모함 랴오닝호는 배수량이 57,000t으로 포드함의 배수량 절반 수준이다. 1대를 추가로 건조중에 있다.

미국이 항모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항모 자체가 미국에서 개발된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항공모함의 ‘출생지’는 바로 일본이다. 세계 최초의 항공모함은 1921년 진수돼 1922년 취역한 일본의 항공모함인 호쇼(鳳翔)다. 그 이전에도 순양함이나 상선을 개조해 갑판 위에 활주로를 만든 배들은 있었지만 설계 당시부터 항공모함으로 디자인하고 건조해 세계 최초로 취역한 항공모함은 호쇼가 처음이었다. 당시는 항공기술이 나무로 만든 복엽기에서 철강으로 제조된 단엽기로 넘어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호쇼는 그리 규모가 큰 항공모함은 아니었다. 

전장은 168.25m, 전폭은 17.98m고 흘수가 6.17m에 불과했고 만재 배수량도 9494톤(t) 규모에 불과했다. 현재는 항공모함은커녕 순양함 크기보다도 훨씬 작은 규모다. 그나마 처음엔 목재로 만든 복엽기를 실었던 배라 금속제 제트기로 비행기가 변한 이후엔 비행갑판이 견디질 못해 함재기들이 발진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고 한다. 호쇼는 1937년, 중일전쟁 당시 상하이 침공 때 일본의 첫 실전 항공모함으로서 활용됐으며 이때의 실전배치 경험은 이후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이 류조, 아카기, 카가 등 후속 항공모함을 건조할 때 토대가 됐다. 하지만 1942년, 태평양전쟁기에는 이미 20년이 넘게 노후됐고 엔진 성능도 약해 도저히 전투에 활용할 수 없다고 판단, 결국 일본에 계속 머물며 일본 해군 조종후보생들의 훈련용 연습함으로 사용됐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항공모함의 건조를 중단했다. 현재는 3대 모두 헬기 캐리어 항모다. 그런데 최근 네 번째 헬기 캐리어함으로 취역한 카가호는 약간의 개조만으로 항공모함 변신이 가능해 주변국에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F-35B같은 수직이착륙기를 탑재하게 되면 대잠 작전 능력이 향상되어 러시아와 중국에까지 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항공모함을 가지면 멋진 해군이 되겠지만 현실적으로 그 필요성이 그리 크지 않다고 한다. 일단 우리나라 해군의 개념은 ‘연안해군’이다. 대양해군이 아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작전지역이 넓지 않기 때문에 장거리를 기동하는 항모가 별로 필요치 않다. ‘떠다니는 비행장’이 없어도 북한까지의 작전거리가 짧기 때문에 육지의 비행장으로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다. 그리고 항모 전단을 구성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든다. 항모 1척 건조비용만 5조~6조원 가량 든다. 거기에 구축함 등도 받쳐줘야 한다.

2017년 우리나라 국방예산은 40조다. 항공모함 건조와 그 유지비용에 국방비를 거의 다 소모할 수는 없다. 앞서 언급한 미국 포드함급 3척의 건조비용 예산은 48조원이었다. 그 위용이 짐작이 간다. 항공모함이 겉으로 ‘아름다워’ 보이지만 그것을 유지하는 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러니 아직까지 우리는 ‘언감생심’이다. 하지만 먼 훗날 ‘대양해군’의 꿈을 이루기 위해 우리도 언젠가는 슈퍼 항공모함을 보유할 날도 오지 않을까.
[성기노 기자(kino@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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