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이 도대체 뭐야?” 전 세계 블록체인 전문가들이 답하다

2017-07-2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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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블록체인 전문가들, 월드핀테크포럼 찾아 블록체인 개념과 전망 밝혀

[보안뉴스 오다인 기자] 돈과 보안과 블록체인에는 공통점이 있다. 셋 다 ‘신뢰’가 핵심이란 거다. 최근 관심이 높아지는 블록체인의 경우, 신뢰하기 어려운 사람이나 조직의 개입(중개)을 제거함으로써 신뢰도를 극대화하는 체계라고 볼 수 있다. 이를 보통 탈중앙화라고 하는데, 신뢰를 무너뜨릴 만한 것의 싹을 잘라서 거래의 확실성을 담보하겠다는 개념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블록체인이 금융계를 포함한 세계의 지형을 뒤바꿀 것이라 보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


▲ 키체인 CEO 조나단 호프가 월드핀테크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사진=월드핀테크협회]

세계의 눈이 여기에 주목하는 가운데, 발 빠르게 사업에 뛰어든 국제적 전문가들이 블록체인에 대해 발언했다. 블록체인 중에서도 ‘인증 블록체인’에 주력한 사업가, 직접 블록체인 사업을 하면서도 이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매번 놀란다는 사업가, 스마트 계약이 변호사들을 대체할 것이라고 분석한 변호사 등이 7월 20일부터 21일까지 양일간 경기도 성남시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열린 ‘월드핀테크포럼’을 찾았다.

블록체인이 진정 세상을 혁명적으로 바꿀 기술이 될지, 아니면 한 때의 트렌드로만 남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블록체인은 이제 막 뜨기 시작한 시장인 데다 이런 초기 단계에서는 장밋빛 미래만 낙관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블록체인의 기술과 사업과 법률의 최전선에 서있는 세계의 전문가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으며 블록체인의 미래를 어떻게 개척하고 있는지 들어보는 데는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싱가포르와 일본에 본사를 둔 기술 기업 ‘키체인’(Keychain)은 블록체인 개념을 적용해 여러 기업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키체인 CEO 조나단 호프(Jonathan Hope)는 블록체인에는 1) 자산 블록체인(Asset Blockchain) 2) 스마트 계약 블록체인(Smart Contract Blockchain) 3) 인증 블록체인(Authentication Blockchain) 등 세 가지 종류가 있다고 설명하면서 키체인은 인증 블록체인을 전문적으로 다룬다고 밝혔다.

호프에 따르면, 인증 블록체인은 자산 블록체인이나 스마트 계약 블록체인에 비해 보안성이 높은 데다 비용도 저렴하다. 호프는 무엇보다 인증 블록체인이 현행 규제 프레임워크 안에서 매끄럽게 적용될 수 있는 블록체인 유형이라고 강조했다. 호프는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두 자동차 중 한 대에 사물인터넷이 깔려 있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리고 그 사물인터넷이 인증 블록체인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한다고 보고요. 이 때, 사고 당사자들과 보험회사는 어떤 왜곡도 없이 사건이 발생한 정황에 따라 명확하게 사건을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호프는 인증 블록체인을 통하면 제3자를 신뢰할 필요 없이 모든 거래를 투명하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3자를 포함해서 거래 당사자 중 한 쪽이 정보를 일방적으로 접근하거나 수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증 블록체인은 클라우드 아키텍처에서의 보안 우려도 불식시킨다고 호프는 설명했다. 인증 블록체인에서 정보 생산자는 디지털 신원 인증을 사용하기 때문에 정보 수신자에게 안전하고 직접적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호프는 이메일을 주고받을 때도 인증 블록체인이 유용하다고 지적했다. 해커가 누군가를 사칭해 이메일을 보낼 때, 인증 블록체인을 통하면 보낸 사람이 당사자가 맞는지 아니면 사칭한 누군가인지 확인할 수 있다고 호프는 설명했다. 이 밖에도 사물인터넷의 데이터 프로비넌스(Data Provenance: 데이터의 근원 정보를 기록하는 메타 데이터), 자동차·의료 등의 보험, 할랄푸드 인증 등에도 인증 블록체인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호프는 전망했다.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 전문 기업 ‘프루프(Proof)’의 CEO 마이크 드셰이저(Mike De’Shazer)는 ‘블록체인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주제로 강연했다. 프루프는 미국과 한국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스마트 계약과 블록체인에 기초한 거래 플랫폼을 제공한다. 드셰이저는 블록체인과 관련한 오해나 오보가 너무 많다며 “앞으로 누군가 블록체인이 뭐냐고 물어보면 ‘변경이 불가능한 금융 주권(Irrevocable Financial Sovereignty)’이라고 답하라”고 말했다.

블록체인의 핵심 가치는 믿을 수 없는 다른 모든 행위자를 배제하고 자신이 행사하는 대로 금융 주권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드셰이저는 거듭 강조했다. 인간이 어떻게 행동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지만 디지털 기기의 알고리즘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는 맥락에서였다. 드셰이저는 프루프의 기술을 통해 전통적인 은행과 보험회사, 규제당국 등의 필요성이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스마트 계약이 금융 확실성을 높인다는 게 이유다.

미국 뉴욕의 로펌인 설리반 앤 워세스터(Sullivan & Worcester)의 파트너 변호사 조엘 텔프너(Joel Telpner)는 ‘스마트 계약을 이해하기: 블록체인 기술은 변호사를 대체할까’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텔프너는 “블록체인은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바뀌고 있기 때문에 강연장을 오기 직전까지도 블록체인에 대한 뉴스를 확인하고 왔다”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블록체인 기술이 내 직업을 없앤다면 오늘 강연은 은퇴 강연이 될 것”이라고 말해 좌중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텔프너는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기업에게 스마트 계약은 주춧돌(cornerstone)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법률적인 차원에서 기존의 계약은 상호 간의 이해를 명시해 놓은 것에 불과했다면, 스마트 계약은 이제 그 이해를 “실행에 옮기는 것까지” 포괄하는 계약이라고 텔프너는 설명했다. 거래의 상대방이 누구인지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도 거래가 성사되게 하는 것이 블록체인의 핵심이라고 텔프너는 짚었다.

텔프너는 현재의 스마트 계약은 일단 계약이 성사되면 이후 변경할 수 없고, 따라서 누군가가 망쳐놓을 수도 없는 영구적인 기록이지만, 스마트 계약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이런 특성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B라는 사람의 위젯을 구입하기 위해 스마트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라고 가정해보자. 거래 초기, A는 위젯 가격의 10%를 주고 B는 위젯의 10%만 보여준다. A가 위젯의 일부를 사용해보고 마음에 들면 나머지 금액을 모두 납부하고 100% 위젯을 받게 되고, 마음에 안 들면 거래가 취소되고 선금으로 준 돈 10%도 자동적으로 A에게 환납된다.

그런데 A가 지금 받아본 위젯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거래를 모두 취소하고 싶지는 않을 때 문제가 생긴다고 텔프너는 지적했다. 거래 가격을 조금 조정하고 싶거나 해당 상품에 추가 조건을 요청하고 싶을 때, 변경이 불가능한 스마트 계약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텔프너는 스마트 계약이 인간 세계에서 보다 쓸모가 많아지려면 계약 이후 전혀 수정할 수 없게 된 부분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텔프너는 스마트 계약에 대한 법원 관할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사실상 허위 질문에 가깝다며, 이는 현실 세계에서 여러 법적 갈등을 해결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코드 세계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적인 법률 갈등을 당사국 중 어디로 가져갈 것인지, 아니면 국제 법원에 가져갈 것인지 충분히 결정할 수 있다는 거다. 다만, 앞서 언급한 스마트 계약의 수정 등에 관한 조항은 각 관할 법원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월드핀테크포럼(World Fintech Forum)은 월드핀테크협회에서 주관하는 행사로 올해 2회째를 맞았다. 올해 포럼의 주제는 ‘비즈니스와 기업가 정신에 있어서의 블록체인’(Blockchain on Business and Entrepreneurship)이다. 월드핀테크협회의 박소영 회장은 환영사에서 “세계 각국의 연사들이 흔쾌히 (한국까지) 어려운 걸음을 해줘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월드핀테크협회가 국제기구 등록에 도전한 결과 성공했다”고도 밝혔다.
[국제부 오다인 기자(boan2@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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