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미국 관계, 미국과 북한 관계, 미국과 카타르 관계의 점진적인 변화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매일 아침 세계의 War, IT, Terror, Security 소식을 간추려 전하는 보안 WITS입니다. 오늘의 세계 소식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그럼 그렇지’입니다. 모술에서의 승리 선포가 있었지만, 그럼 그렇죠, 아직 평화롭다고 말한 건 아니랍니다. 미국과 러시아가 G20을 계기로 화해의 무드를 만드나 싶었지만, 그럼 그렇죠, 러시아가 보복을 암시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에 대해 강경조치를 취하는데, 그럼 그렇죠, 한국은 ‘북한의 미사일 기술력이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발표했습니다. MS가 윈도우 폰 사업에 힘을 주나 싶었지만, 그럼 그렇죠, 애플과 구글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걸 이제 깨달았습니다.

▲ 내 이럴 줄 알았어! [이미지 = iclickart]
세계 소식
이라크 정부가 모술 지역을 완전히 탈환했다며 ISIS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자축했지만, 어쩐지 조금은 이른 게 아니었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모술에는 여전히 총성이 울리고 연기가 타오르고 있습니다. 물론 이라크 군과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이 남은 ISIS를 전부 궤멸시키기 위해 전투를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만, 승리 선포가 곧바로 평화로 이어지지 않으니 맥이 빠지는 느낌입니다.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미묘해지고 있습니다. G20에서 두 정상이 만나 사이버 동맹을 하느니 마느니 하는 해프닝도 벌였고, 시리아 일부 지역에서 당분간 전투를 벌이지 않기로 약속하고 그걸 지키는 등 관계가 회복되나 싶은 신호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겉으로 악수한다고 속에 있는 앙금들이 다 풀리는 건 아니죠. 지난 해 러시아 외교관들을 미국에서 추방하고, 일부 러시아 소유 건물들을 미국이 압수한 문제, 러시아의 대선 개입 주장이 미국에서는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점 등이 러시아는 아직 불편하기만 합니다.
이에 러시아 외교부 장관인 세르게이 라브로프(Sergei Lavrov)가 공식적으로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미국이라는 위대한 나라께서 이런 문제들을 아직도 해결치 않은 채 유야무야 넘어가려 한다고 말입니다. 특히 작년 오바마 정권이 러시아 외교관들을 다수 추방시키고 건물도 압수한 것은 외교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러시아에게 수치를 안겨 주었는데, 왜 그 건에 대해 아직 일언반구도 없냐며 러시아도 보복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일부 외신들은 러시아에 있는 미국 외교관들이 곧 쫓겨날 것 같다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세르게이 라브로프라는 사람이 미묘하게 트럼프 대통령의 편을 드는 소리를 합니다. 러시아와의 관계가 비틀어지기 시작한 건 오바마 대통령 말기부터 있었던 일이라며, 오바마가 다음 정권에 의도적으로 폭탄을 떠넘긴 것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덫에 걸렸을뿐이라는 걸 자기도 이해한다고까지 했습니다. 확실히 외교관이 쫓겨나고 러시아가 대선에 개입했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한 건 오바마 정권이긴 합니다. 그리고 그 공식 발표 타이밍이 당시로서도 이상하다는 분석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미묘하게 흘러가고 있으니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스캔들에 더더욱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엔 아동 입양 문제로 러시아 변호사와 만났는데, 하필 그 변호사가 러시아 정부와 친한 인물이었다는 내용이었고, 그 다음엔 클린턴 후보자에 대한 치명적인 정보를 얻으러 그 변호사와 만났다는 것까지 드러났습니다. 그러다가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통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의 커넥션까지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된 상태입니다.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사이버전과 사이버 보안 업계에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걸 생각했을 때 트럼프 주니어의 행보 역시 지금으로선 중요해 보입니다.
한편 북한 미사일 문제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대응이 있었습니다. 미국은 미사일 요격 시스템인 사드의 실험을 진행해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발표했습니다. 동시에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하기 위한 UN 투표를 이끌어내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으로서는 이번에 평양에서 발사한 미사일이 알래스카까지 닿는 것처럼 보이니 바쁠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대한민국의 국방부는 북한의 미사일이 재진입 기술까지는 탑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 근거는 재진입 기술 실험 시설이 북한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재진입 기술이 없다는 건 목표물을 정확히 맞출 수 없다는 걸 뜻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석유 수입을 세 배 가까이 늘렸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카타르 외교 단절 사태에도 미국이 적극 개입하고 있습니다. 카타르의 편을 들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 틸러슨 외교부 장관이 카타르를 방문하여 대테러조약(anti-terrorism pact)을 맺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카타르 측은 이 조약이 이번 외교 단절 사태와는 관련이 없다고 발표했습니다만, 애초에 이웃 국가들이 테러리스트들을 돕는다는 이유로 카타르를 고립시키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조약이 그런 그들의 주장에 대한 ‘미국의 반박’이 아닐 수 없습니다. 틸러슨은 계속해서 카타르를 떠나 이웃 국가들의 외교부 장관들을 전부 만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번 조약이 화해의 물꼬를 트기 위한 사전작업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폰 8.1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윈도우폰은 사실상 종말을 고했습니다. 물론 윈도우 10 모바일은 여전히 지원이 되고 있습니다만, 최근 업데이트들에는 사실상 아무런 추가 내용이 없었습니다. MS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났다는 게 IT 업계의 분석입니다. 한편 루이비통이 애플과 경쟁할 스마트워치를 발표해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보안 소식
구글이 최근 희한한 보안 기능을 추가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패닉 탐지라는 기능인데요, 사용자가 ‘뒤로 가기 버튼’을 반복적으로 누르거나 하면 해당 앱을 자동으로 종료시키는 기능입니다. 보통 멀웨어나 악성 앱들은 사용자가 아무리 명령해도 잘 종료되지 않는데요, 이에 착안해 구글이 새롭게 한 시도로 보입니다. 다만 구글 측에서는 이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가 없었고, XDA의 개발자들이 우연히 발견한 것입니다.
오늘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어도비가 픽스를 발표하는 날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늘 업데이트를 통해 치명적인 취약점 19개를 수정했습니다. 어도비는 플래시에서만 여섯 가지 취약점을 발견해 고쳤고요. 또 SAP도 패치를 발표했습니다. 보안 관련 노트는 총 23개라고 합니다. 해당 제품 사용자들은 업데이트를 마치시기 바랍니다.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언제나 시장을 활기차게 만드는 M&A 소식이 두 건 있는데요, 하나는 시만텍이 모바일 보안 업체인 스카이큐어(Skycure)를 인수했다는 겁니다. 한편 클라우드 보안 업체인 하이트러스트(HyTrust)가 데이터 시각화 전문 업체인 데이터그래비티(DataGravity)를 인수했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클라우드의 가시성 분야가 점점 큰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중국이 VPN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업체들의 문을 닫는 바람에 중국 네티즌들이 더더욱 중국 영토 내에서만 인터넷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중국의 거대한 방화벽(Great Firewall) 안에 갇히게 된 건데요, 러시아도 여기에 합류하기로 했습니다. 게다가 VPN만이 아니라 토르 브라우저의 사용도 금지시킨다고 하는데요, 사실 토르 브라우저는 사이버 범죄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것이고, 러시아와 중국은 사이버 범죄자들의 온상과 같은 곳인데, 이게 가능한 일일까 싶습니다.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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