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보안 영역에 블록체인 적용된다는 점 주목돼
참여 노드 수 확대하는 IoT 만나 무결성 및 신뢰성 확보도
[보안뉴스= 이중엽 한국인터넷진흥원 책임연구원] 블록체인은 가트너에서 발표한 2016년도 신기술 하이프 사이클(Hype Cycle)에서 정점을 지나가고 있다. 이 구간은 일부 기업이 실제 사업에 착수하지만 대부분은 관망하는 단계다. 초기 기술과 시장이 성숙하기까지 일정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블록체인에게 있어서는 그 시간이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올 전망이다. 가트너가 올해 실시한 IT 기업 조사(Enterprise IT Survey 2017)에 따르면, 10명 중 9명 이상이 향후 3년간 블록체인 관련 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응답했다. 또 다른 글로벌 컨설팅업체 딜로이트는 이미 모든 주요 산업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jpg)
[사진=시큐리티월드]
실제로 비트코인에서 파생돼 금융권 중심으로 적용되던 블록체인 기술이 주요 국가에서는 다양한 분야에 구현되는 사례가 확대되고 있다. 그중 재미있는 것은 블록체인의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을 활용한 사례를 꼽을 수 있다. 스마트 계약은 블록체인을 통해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자동으로 거래가 실행되도록 프로그래밍을 통해 지원하는 것으로, 독일의 스타트업 슬록(Slock.it)은 이를 활용한 서비스를 만들었다. 탈 중개성이라는 블록체인의 특성과 스마트 계약을 통해 집, 자동차, 자전거 등 본인이 소유하고 있는 자산 중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들을 임대하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부동산 임대 계약이 블록체인에서 진행될 경우 임차인으로부터 부동산 보증금과 임대료 지급이 확인되면 적정 권한이 자동 부여돼 스마트폰으로 도어락을 열 수 있게 된다. 출입권한을 얻기 위해서 스마트 계약상에 프로그램 해두었던 조건(입금)만 충족하면 되는 것이다. 계약이나 입금 내역을 확인할 중개자도 필요없다. 여기서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출입통제라는 물리보안의 영역에 블록체인이 적용된 것이다. 해당 계약에 대한 신뢰는 계약자 상호간이 아닌 스마트 계약을 통해 시스템 차원에서 보장된다. 이는 물리보안에서 블록체인을 통해 신뢰성과 보안성을 확보하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다.
출입통제·영상감시·재난예방 등의 물리보안 시장이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만나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국내 물리보안 시장 규모도 2015년 5조원에서 2020년에는 7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IoT 기술 융합 서비스가 이 같은 시장 성장을 앞장서고 있다. 국내 주요 업체들도 출입자의 얼굴과 출입 카드를 대조하는 ‘복합 인증 출입 솔루션’과 터널·교량 등 사고 감지 및 예방 시스템, 조명·가스 조절 등의 홈 시큐리티에 적극 활용하며 시장 선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출입문이나 보안 시스템의 접근을 제어하는 시스템도 이미 적용되고 있으며, IoT 기술의 접목이 늘어남에 따라 더욱 다양한 형태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IoT에서의 이슈는 상호작용하는 기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것과 해당 기기가 신뢰할 수 있느냐는 점에서 블록체인은 해결책을 제시한다. 참여하는 노드의 수가 증가할수록 무결성과 신뢰성을 더욱 확보할 수 있다. 나스닥 CEO인 로버트 그레이필드 “블록체인은 물리적 보안에서 디지털로의 진화이며 세계 자본시장에 혜택을 가져다 줄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블록체인이 이제 자본시장뿐 아니라 IoT를 활용하는 모든 산업에서 효과를 낼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블록체인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블록체인 오픈포럼과 같은 산학연 협의체가 구성되고 미래창조과학부의 시범사업 등을 통해 생태계 발전을 위한 지원이 진행될 예정이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블록체인이라는 또 한 번의 봄을 통해 지능정보사회에서 꽃망울을 터뜨려 나갈 스타 기업이 나타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 노력이 집중돼야 할 것으로 본다.
[글_ 이중엽 한국인터넷진흥원 블록체인확산지원TF 책임연구원(ilovebiz@kisa.or.kr)]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