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민세아 기자] ‘자동차 마니아’들이 손꼽아 기다려왔던 ‘2017 서울모터쇼(이하 모터쇼)’가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9일까지 10일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열렸다. 이번 모터쇼에는 국내 9개, 수입 18개 등 총 27개의 차량 브랜드가 참여했다. 디젤 파문으로 몇몇 브랜드가 불참하면서 출품된 차량이 2015년에 비해 50대 가량 줄긴 했지만 인기는 여전했다. 그러나 이번 모터쇼에서 기자가 주목한 것은 자동차가 아니다. 킨텍스 제2전시장 한 쪽에 마련된 ‘자동차 안전체험코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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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텍스 제2전시장 7홀 입구에서부터 ‘자동차 안전체험코너’라고 큼지막하게 적힌 플래카드가 눈에 띄었다. 아이의 손을 꼭 붙잡은 가족이 “재미있는 체험하러 가자”며 자동차 안전체험코너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안전체험코너 근처에 가자 웃음과 비명이 섞인 소리가 들렸다. 체험장으로 들어서니 가운데 마련된 쉼터를 중심으로 3종류의 ‘안전벨트 시뮬레이터’와 3D 안전교육 체험 버스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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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벨트 없을 때의 충격 ‘고스란히’ 체험
시속 10㎞의 속도로 충돌한다면?
한국도로공사는 관람객들이 자동차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갖도록 자체 제작한 ‘안전벨트 시뮬레이터’를 통해 안전벨트의 중요성을 느끼게 하고 있었다. 안전벨트 시뮬레이터는 직진형, 회전형, 복합회전형 등 세 가지를 각각 체험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눈이 갔던 것은 직진형 시뮬레이터였다. 자동차가 시속 10㎞의 속도로 달리다가 충돌했을 때의 충격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코스다. 시뮬레이터 위에 놓인 차량이 전진하다가 급정지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충돌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상 걱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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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0㎞의 속도라서 그다지 충격이 없을 것만 같았는데 이것은 기자의 큰 오산이었다. “자리에 앉고 나서 안전벨트 매주세요”라는 안내자의 안내를 받으며 체험 차량에 올라탔다. 안내자가 한 사람씩 안전벨트를 제대로 맸는지 확인했다. 체험 전에는 놀이기구에 타는 가벼운 기분으로 안전벨트를 맸지만 충돌로 인한 충격을 몸으로 체험하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고작 시속 10㎞인데’라고 생각한 순간 순식간에 몸이 앞으로 확 쏠렸다가 제자리를 찾았다. 힘없이 안전벨트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안전벨트가 없었다면 앞 좌석이나 운전대에 부딪혔을 것 같았다. 실제로 장애물이나 다른 차량과 충돌했을 상황을 상상하니 끔찍했다. 평소에 시속 10㎞의 속도로 운전하는 경우는 없을 뿐더러 마주 오는 차량과 부딪히면 충격은 배가되기 때문이다. 몸집이 작은 아이들은 앞 유리로 튕겨나갈 수도 있다. 아이들에게 카시트가 필수인 이유를 몸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신장 120cm 이하의 아이들은 아예 체험할 수도 없었다.
차도 돌고 나도 돌고
충돌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회전형 체험을 위해 움직였다. 회전형 시뮬레이터는 차량이 전복됐을 때를 가정한 체험으로, 관람객을 태운 차량이 20초 동안 한 바퀴 회전하는 방식이다. 안전벨트를 맸을 때와 매지 않았을 때를 각각 체험할 수 있었다. 한 번 충격을 경험한 후라 더욱 무서워졌다. 회전형 시뮬레이터를 체험하기 위해 10여분 기다린 후 차량에 탑승했다. 차량 천장에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푹신한 가죽 시트가 설치돼 있었다. 먼저 안전벨트를 매고 한 바퀴를 돌았다. 몸이 이리저리 쏠리긴 했지만 견딜만 했다. 강도가 세지 않은 놀이기구를 타는 것 같았다.
“안전벨트 풀고 한 바퀴 더 돌게요”라는 안내자의 말에 안전벨트를 풀고 체험에 임했다.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안전벨트가 없는 상태에서의 20초는 차량 내부를 난장판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팔 힘에 자신이 있던 기자는 손잡이를 꼭 잡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반 바퀴 정도 회전했을 때 기자의 다리는 옆자리에 가 있었다. 아무리 제자리로 돌아가려 해봐도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렇게 옆자리와 천장을 오간 기자의 다리는 회전이 끝난 후에야 가까스로 제자리로 돌아왔다. 체험이 끝나고 차량 밖으로 나왔을 때는 묶었던 머리가 헝클어져 있었고, 단정했던 셔츠는 바지 밖으로 삐져나와 있었다. 반쯤 얼이 빠진 상태에서도 ‘안전벨트가 참 중요하구나’하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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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깨달은 안전벨트의 중요성
마지막으로 복합형 시뮬레이터를 체험하러 갔다. 복합형 시뮬레이터는 2층 정도의 높이에 위치한 차량이 밑으로 내려가면서 한 바퀴를 회전하는 방식이다. 두 가지 체험을 하고 왔기에 두려울 것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차가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아 마찬가지로 무서웠다. 복합형 체험은 다행히 안전벨트를 풀지는 않았다. 대신 두 바퀴를 돌았다. 안전벨트를 맨 상태였지만 자동차 앞부분이 밑으로 떨어지면서 대각선으로 회전했기 때문에 회전형보다 충격이 더 컸다. 차량 내부에는 마이크가 설치돼 체험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체험하는 사람들의 외마디 비명을 들려줬다. 체험을 위해 기다리는 곳에는 자동차 사고 영상을 보여주는 시청각 동영상도 계속해서 재생됐다. 교통사고의 참혹함을 사람들에게 확실하게 인식시키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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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벨트 시뮬레이터를 직접 만들었다는 한국도로공사 조수영 교통안전차장은 “체험에서는 자동차가 20초에 한 바퀴를 돌지만 실제 사고시에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회전하기 때문에 안전벨트가 없다면 차량 밖으로 튕겨 나갈 수 있다”면서, “안전벨트를 매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을 각인시키기 위해 시뮬레이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체험 전과 체험 후 기자의 안전벨트에 대한 인식은 180도 달라졌다. 새삼 안전벨트가 든든하게 느껴지면서 앞으로 더 열심히 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험을 이수한 후에는 바로 옆에서 교육 이수증도 받을 수 있었다.
아이들 위한 체험 코너도 마련
터치 스크린으로 호기심 자극한 교육
안전체험코너 한쪽에는 한국아동청소년안전교육협회가 ‘3D 안전교육 체험 버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한국아동청소년안전교육협회 임재형 팀장은 체험 버스를 “3D 멀티 디스플레이 체험 교육을 진행하는 이동형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버스 내부로 들어가 보니 사방이 바닷속을 재현한 듯한 터치 스크린으로 꾸며져 있었다. 터치 스크린을 통해 교통안전 관련 3D 애니메이션을 시청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은 안전 수칙과 차량 이용시 지켜야 하는 내용 등을 다뤘다. 애니메이션이 끝난 후 안전지도사가 보행자, 운전자 안전, 위험 예측 등에 대한 강의를 진행했다. 터치 스크린을 통해 다양한 교통안전 교육과 사례를 이미지와 동영상으로 볼 수도 있었다. 버스에 함께 탑승한 부모들은 교통사고 동영상을 본 아이들의 질문에 답을 해주면서 교통사고의 무서움을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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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시야로 본 횡단보도
제2전시장을 둘러본 후 자동차를 구경할 겸 아무 기대 없이 제1전시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웬걸 기아자동차 부스 옆에 ‘어린이 교통안전 체험관’이 마련돼 있었다. 이 체험관은 기아자동차의 사회공헌 활동 ‘SLOW(Stop, LOok, Walk) 캠페인’의 일환으로, 기아자동차와 한국생활안전연합이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함께 체험할 수 있게 만들어졌고, 크게 세 단계의 필수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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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교통안전 배움존’에서는 올바른 횡단보도 건너는 법을 교육했다. 교육 강사는 어린이의 시야각이 약 90도로, 성인의 60% 수준이라는 점을 알렸다. 학부모들에게는 어린이의 시야각을 체험하는 ‘어린이 시야각 체험 안경’을 쓰고 횡단보도를 건너게 했다. 어린이들에게는 횡단보도를 건너기 전 어느 위치에서 초록 불을 기다려야 하는지 교육시켰다. 두 번째 ‘교통안전 퀴즈존’에서는 교통안전 상식을 퀴즈 형식으로 만들어 아이들이 재밌게 맞출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 ‘미션 확인존’에서는 퀴즈 정답 작성 후 교통안전 교육 수료증과 기념품을 받을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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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 프로그램을 완료한 후에는 선택 프로그램으로 ①주행 체험 ②풍선 자동차 만들기 ③읽어주는 교통안전 동화 등의 프로그램도 추가로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이 중 가장 인기가 많았던 것은 주행 체험이었다. 기아자동차가 미니 소울 자동차를 제작해 아이들이 직접 조그만 도로를 주행할 수 있게 만든 체험이다. 도로에는 경찰 제복을 입은 안내자가 교통정리와 주행 체험 안내를 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신호등과 교통 안내 표지판에 맞게 멈췄다 섰다를 반복했다.
[민세아 기자(boan5@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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