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성기노 객원기자] 최근 방한했던 대만의 디지털정무위원(장관) 오드리 탕이 보안 분야에서 매우 주목받고 있다. 그는 지금 대만에서 최연소, 최저 학력, 최초 트렌스젠더 장관으로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오드리 탕 장관은 IQ 180의 천재해커 출신이자, 최연소 대만장관 타이틀을 갖고 있다. 14세에 학교를 중퇴하고 독학으로 프로그래밍을 배워 천재적 개발자로 명성을 떨친 IT업계의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최근 동대문DDP플라자에서 열린 세계 최대 국제해킹방어대회 ‘코드게이트 2017’을 통해 화이트해커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화이트해커들이 공공서비스 발전에 기여하는 점을 인정해줘야만 합니다. 이들은 사회적인 통합뿐 아니라 민주주의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오드리 탕 장관은 1996년부터 시민해커를 시작했다. 2014년 대만에서 일어난 ‘해바라기 운동’에서도 그를 포함한 시민해커들이 의회의 주요 정보를 해킹하는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며 정치·사회 문제 해결에 앞장섰다. 해커의 역할을 IT에 국한시키는 것이 아니라 정치 사회의 주요 활동가로서 포지셔닝하고 있는 것이다. 화이트해커가 사회통합과 민주주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그의 주장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화이트해커는 시스템의 구멍을 알고, 이를 보완해 정부기관과 공공서비스 발전을 위해 일하는 역할을 한다. 결국 화이트해커는 사회 통합에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그가 장관직에 오른 후 처음 한 일은 화이트해커를 사무실로 초대하는 것이었다. 컴퓨터 보안 시스템의 취약점을 찾아 해킹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오드리 탕 장관은 사이버보안 관련 새로운 부처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투명한 정보 공개와 포용력 있는 사회 속에서 신뢰를 쌓기 위해 IT를 통한 열린 정부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한국은 아직까지 보안전문가나 화이트해커의 위상과 역할에 대해 사회적으로 그리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화이트해커가 보안 시스템의 허점을 잘 커버한다면 그것 자체로 공공서비스 역할을 강화해주고 결국 사회통합의 중추적인 매개자 역할을 할 수 있다. 보안전문가의 역할을 사회통합과 민주주의의 발전 개념으로까지 끌어올리려는 이웃 국가 대만의 진정한 해커정신의 발현을 우리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성기노 객원기자(kino@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