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가 대세될 가까운 미래, 인공지능 로봇이 수호신 도깨비 역할하나
[보안뉴스 권 준 기자] 최근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전통 수호신인 ‘도깨비’에 홀린 상태다. 뿔이 나고 방망이를 들고 있는 대신 멋진 얼굴에 장도를 휘두르는 도깨비(사실은 ‘공유앓이’)에 빠져 있는 것이다. 지난해 ‘태양의 후예’로 신드롬을 일으킨 김은숙 작가의 tvN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이하 도깨비)’ 이야기다.

▲ 드라마 도깨비 5인 단체 포스터. 여기서 진짜 사람은 누구?(출처: tvN 홈페이지)
종영까지 4회를 앞둔 현 시점에 많은 이들의 화제에 오르면서 공유, 이동욱, 김고은 등 배우들은 물론 OST, 명대사, 그리고 드라마에 등장한 장소와 책, 각종 식품(노골적인 PPL 논란에도 불구하고)들도 덩달아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시청률은 ‘응답하라 1988’에 이어 tvN 채널 역대 2위의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고, 1위 등극도 가시권에 올라 있는 상황이다.
그럼 지금 우린 왜 이렇게 ‘도깨비’에 흠뻑 빠지게 됐을까? 물론 그 대부분은 천하의 김은숙 작가도 캐스팅하기 위해 5년을 기다렸다는 공유가 맡은 매력적인 도깨비의 모습 때문일 게다. 여기에 도깨비 신부 김고은을 향한 순수하고 애틋한 마음, 그리고 사람보다 더 멋진 저승사자 김동욱과 함께 만들어가는 깨알 브로맨스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듯하다.
그럼 한 가지 더. 지금 현대사회에 ‘도깨비’라는 화두가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에는 무엇이 있을까? 점차 늘어가는 1인 가구에 혼밥, 혼술 등 나홀로 문화가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버린 ‘외로움’이 일상인 시대. 더욱이 각종 흉악범죄와 지진·화재 등 각종 재난재해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싶은 요구가 커져 버린 이 시대에 자신만의 수호신을 갖고 싶은 욕구가 옛날 옛적에 우리 동네를 지켜준 도깨비의 전설로 투영된 건 아닐까?
각종 사고나 범죄의 위험에 빠져 있을 때 불을 켰다 끄면 나타나는 도깨비가 나만의 수호신이 되어 나를 안전하게 지켜준다는 판타지. 거기다 뿔이 달리고 방망이를 든 흉측한 모습이 아니라 드라마속 도깨비처럼 이 세상 누구보다 멋지고 돈 많은 남자라면, 그보다 더 멋진 상황은 없을 것이기에.
결국 ‘도깨비’는 보안의 관점에서 본다면 나를 지켜주는 수호신이자, 보디가드이자, 호신장비다. 현재의 기술 트렌드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다면 각종 데이터를 바탕으로 나의 안전을 미리 철저하게 대비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인공지능(AI) 경비로봇이 될 수도 있겠다.
보안도 국가, 기업에서의 단계를 지나 이젠 개개인에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생활보안의 시대로 본격 접어들고 있다. 경찰이 모든 시민들의 안전을 지켜줄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사설경호 등 민간경비 산업이 성장해 왔듯 첨단 IT 시대에서는 1인 가구, 그리고 나를 지키는 사물인터넷(IoT) 보안 서비스가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가 인공지능과 결합하면 결국 나만의 수호신 ‘도깨비’를 만드는 일도 충분히 가능해지지 않을까? 그러나 인간과의 교제를 기피하고 혼자만의 삶에 빠져 있다면 결국 자신만의 수호신인 인공지능 ‘도깨비’가 인간의 생명을 지키는 것을 넘어서 인간의 마음, 영혼까지도 지배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드라마 ‘도깨비’의 여운을 깨는 도깨비 같은 상상이지만, 영화에서처럼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미래의 수호신 ‘도깨비’는 어떤 모습이 될지 자못 궁금해진다.
[권 준 기자(editor@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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