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김성미 기자] 2015년 국내 보안업계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한화의 삼성테크윈 인수였다.
한화그룹은 2014년 11월 테크윈 지분 32.4%와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삼성테크윈 지분 포함 81%, 자사주 제외) 등을 삼성그룹 측으로부터 인수하는 주식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삼성그룹이 보유한 삼성테크윈의 지분 전량(32.4%)을 8,400억 원에 인수했다.
한화는 테크윈의 CCTV 사업이 향후 그룹의 전자, IT 사업의 성장 주축이 될 사업이라고 판단하고, 테크윈의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 1위를 목표로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에 매진하는 한편, 영업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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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테크윈, 길지 않았던 위기
한화테크윈은 한화로 간판을 바꿔단 첫해인 지난해 힘든 시기를 보냈다. 삼성그룹에서 한화그룹으로 매각되면서 최대 주주가 변경된 게 주요 원인이었다.
최대 주주 변경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1,500억 원 이상 발생하며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때도 내지 않았던 적자가 발생한 것이다. 주인이 바뀌는 혼란은 주가 하락과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2015년 매출액은 2조 4,653억 2,100만 원으로 전년동기(2조 4,826억 3,300만 원) 대비 0.7% 축소됐다. 시큐리티사업 부문의 매출은 6,578억 8,600만 원으로 2014년(6,829억 1,400만 원)보다 약 3.7% 감소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한화테크윈의 위기가 길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임금과 단체협약 등 일회성 비용이 해소된 올해부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본 것이다. 최대 주주 변경에 따른 불확실성이 마무리되면서 회사가 빠르게 안정되고 있고,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올해 2분기 한화테크윈은 2015년 같은 기간보다 35.1% 증가한 매출 8,207억 원, 영업이익 445억 원을 달성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실적 개선은 항공 부문과 방산 부문의 실적 개선이 견인했다. 시큐리티 부문도 무난한 성적을 기록했다.
밀레시스텍, 알레시온덕에 세계시장서 비상할까
같은 해 7월에는 국내 디지털 도어록 판매 1위로 꼽히는 밀레시스텍이 글로벌 보안업체 알레지온에 합병됐다. 아일랜드 더블린에 소재한 알레지온은 2013년 11월 뉴욕 증시 SP500 지수에 들어간 연매출 2조 원대의 다국적 보안업체다.
SP500는 미국 스탠더드 앤 푸어사가 발표하는 우량 기업주 명단이다. 1991년 창립된 밀레시스텍은 전자식 잠금장치를 주업종으로 삼고 있으며, 디지털 도어록 부문 대한민국소비자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4년에는 매출 138억 원과 순이익 23억 원을 기록했다.
알레지온은 밀레시스텍의 특허와 연구개발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2014년에 매각을 제안했다. 밀레시스텍은 120여 개국에 제품을 판매하는 세계적 기업인 알레지온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아시아와 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알레지온은 밀레시스텍의 연구개발 역량을 자사의 하드웨어 기술과 결합하면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밀레시스텍을 비롯한 국내 업체는 디지털 도어록 형태의 잠금장치 기술에서 앞서 있으나, 해외에서는 시장이 초기 단계로 한창 성장 중이기 때문이다.
합병은 알레지온이 밀레시스텍 지분 100%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밀레시스텍은 알레지온 아시아 태평양 자회사로 편입됐다. 밀레시스텍이란 기업명은 인수 뒤에도 유지하고 있다.
아사아블로이, 韓 도어록 회사 5곳 잇달아 인수
한국의 디지털 도어락 기술을 높게 평가한 것은 비단 알레지온뿐이 아니다. 이보다 앞서 스웨덴계 다국적 보안기업인 아사아블로이가 한 발 먼저 관련 국내 업체 5곳을 잇달아 품에 안았다. 아사아블로이는 이를 바탕으로 세계 도어록 시장에서 장악력을 키우고 있다.
아사어블로이는 잠금장치·보안설비분야에서 세계 1위 글로벌 기업이다. 출입통제와 신원확인 기술을 바탕으로 출입 자동화 시스템과 건물보안분야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2014년 한해만 약 8조 원의 매출을 올렸고, 시장점유율은 10%에 달한다. 한국에는 2004년 12월 처음 진출했다. 한국시장에 진출하며 지주사업체인 아사아블로이코리아를 세우고, 도어록 국내 업체 5곳을 잇따라 빠르게 인수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국내 자동문 제작·설치 업체 베삼코리아, 삼화정밀, 손잡이 제조업체 엔젤금속 등 3개사의 주식을 100% 보유하고 있다. 2007년에는 ‘게이트맨’으로 잘 알려진 국내 도어록 기업 아이레보의 지분 372만 주(33.4%)를 170억 원에 사들여 경영권을 인수했다.
당시 아이레보는 빠른 성장을 구가하며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점했지만, 대기업 등 후발업체들이 잇따라 시장에 진입하며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아이레보 관계자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뛰어난 제품력을 갖췄지만, 결국 자본 경쟁에서 밀릴 것이라는 위기감이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아사아블로이는 2014년에도 국내 도어락 업체인 유니락의 지분 100%를 사들이며 경영권을 인수했다.
SK텔레콤, 신의 한수(?)를 노렸던 NSOK 합병
2014년 2월 SK텔레콤은 보안 시장에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무인전자경비 업체인 네오에스네트웍스(NSOK)를 인수했다. NSOK는 에스원과 ADT캡스, KT텔레캅에 이어 무인전자경비분야 국내 4위 사업자다. SK텔레콤은 앞서 ADT캡스 인수를 검토했으나 가격 등 조건이 맞지 않아 포기했다.
SK텔레콤의 NSOK 인수는 물리보안시장의 성장을 고려한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이뤄졌다. SK텔레콤의 IT 기술력과 전국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통합보안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는 복안이 있었다.
NSOK를 인수한 해 10월, SK텔레콤은 NSOK와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 영상보안 서비스와 무인경비·출동경비 서비스를 결합한 ‘NSOK 비디오 클라우드’도 출시했다. 이어 2015년 4월에는 NSOK 사업 확장을 위해 400억 원을 출자하는 등 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같은 투자에도 SK텔레콤의 기대만큼 NSOK의 빠른 실적 반등이 이뤄지진 않고 있다. 무인전자경비업체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전국망을 갖춘 출동 서비스를 구축해야 하는데 NSOK의 사업 지역은 수도권 일부 권역에 그치고 있는 상태인 데다 구축이 완료된 후에도 후발주자가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는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SK텔레콤도 애초 이동통신-보안사업 연계를 목적으로 NSOK를 인수했음에도 정작 IoT MOU는 다른 출동경비업체와 맺는 등 NSOK와의 시너지를 좀처럼 내지 못하고 있다.
ADT캡스, 타이코에서 칼라일 품으로
국내 무인전자경비업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ADT캡스는 업계에서 꾸준히 재매각설이 나오고 있으나 뚜렷한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ADT캡스는 칼라일그룹(The Calyle Group)이 2014년 타이코(Tyco)로 부터 인수했다.
당시 칼라일그룹은 ADT 코리아로 알려진 ADT캡스와 캡스텍, ADT시큐리티를 미화 19억 3,000만 달러(약 2조 650억 원)에 매입했다. ADT 코리아는 약 47만 5,000개의 중소형 사업, 대형 사업 및 주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업분야는 출동과 통합관제 시스템을 포함한 무인경비 시스템과 영상감시, 출입통제, 인력경비 서비스 등이다.
본사는 서울에 있으며 7,500명의 직원과 69개의 지사를 포함하는 전국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지난해 ADT캡스는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확대됐다. 2015년 매출액은 5,465억 1,400만 원으로 2014년보다 7.6% 늘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154억 4,300만 원과 1,022억 1,700만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각각 155.2%, 257.6%씩 확대됐다. 올해는 고객 서비스 넘버원을 구현하기 위한 서비스 개선과 강화에 나고 있다.
넥스트칩, 보안 스타트업 투아이피에 투자
지난 8월 영상처리 분야 팹리스 반도체 업체 넥스트칩은 P2P(Peer to Peer) 기술을 보유한 투아이피에 투자를 단행했다. 이 투자로 넥스트칩은 투아이피의 지분 15%를 확보해 2대 주주가 됐다.
넥스트칩이 투아이피에 투자를 하게 된 것은 차량용 솔루션 사업을 확대하게 된 것과 연관이 있다. 넥스트칩 관계자는 “자동차 제조사의 서버 운영비용 절감과 클라우드 서비스의 보안 강화 등에 투아이피 기술을 접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투자를 결정했다”며, “투아이피로부터 보안과 자동차 시장의 기술 독점 영업권을 부여받아 향후 넥스트칩이 두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아이피는 독자 개발한 P2P 프로토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256비트 암호화 알고리즘을 포함해 해킹이 어려운 IoT 보안 통신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앞으로 양 기업은 최근 해킹 이슈가 많은 금융거래 솔루션, 가상이동통신망사업(MVNO) 진출 등에 상호 협력할 계획이다.
[김성미 기자(sw@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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